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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는 사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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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는 사회 돼야"

'농업인의 날' 자살 택한 젊은 농업인…유서 공개돼

지난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었지만, 젊은 농부 한 명이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을 비관하며 '희망' 대신 '절망'을 선택했다.

전남 담양군 남면 모 마을회관에서 38세의 정용품 씨가 숨져 있는 것을 12일 오전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 씨의 옆에 제초제가 있었고, 달력을 찢어 유서를 남긴 것을 볼 때 정 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씨는 평소에도 달력 뒷 면에 주로 메모를 남기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 받을 수 있는 사회 돼야"**

<사진> 유서

'2005. 11. 11 농업인의 날 鄭龍品'이라고 명의가 적힌 이 유서에는 "농촌에 관한 정책은 현실에 맞게 세워 농촌이 잘 살 수 있게 하여야 한다(쌀 문제, 기타 교육문제)"며 "사회가 투명하여지도록 위에 계신분들 먼저 청렴하여야 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정 씨는 특히 별(☆)표까지 쳐가며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위에 계신 분들이 솔선수범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씨는 또한 군데 군데 가필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통해 "※(나라에 충성, 대중을 위해, 농촌을 위해) 이 한 목숨이 농촌에 큰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라고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한편, "※농촌이 정말 어렵습니다. ☆정말 농촌문제 현실성 있게 잘 세워야 농촌이 산다"고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거듭 호소했다.

정 씨는 5형제의 장남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칠순의 노부모를 모시고 고향인 담양에서 벼농사와 함께 딸기를 재배하고 염소를 키우는 등 주변에서 성실한 청년이라는 칭찬을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마을 이장과 마을 공동농원의 작목반장, 농협 임원,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담양군지부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마을의 일꾼' 그 자체였다는 평가다.

정 씨는 특히 작년에는 전남도립 남도대학 관광학과에도 입학, 만학의 꿈을 키우며 총학생회장까지 맡고 있었으며, 미혼이었다.

***한농연 "정부가 자살 이유 외면하면 '성난 農心' 강력 투쟁으로 화답"**

한편 정 씨가 속해 있던 한농연은 13일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암울한 현실은 누구보다도 영농활동에 의욕적이고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농민마저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으며, 더욱이 정용품 씨가 농민들을 위로하고 농업 발전을 다짐하는 '농업인의 날'에 자결을 택한 것은 350만 농민이 얼마나 비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또한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눈앞의 당리 당략과 정쟁에만 매달리면서 근본적인 농업회생과 농민생존권 보호에는 너무나 소홀한 채 대책 없는 쌀 협상 국회 비준안의 강행 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만약 정부와 정치권이 정용품 농민의 자결해야만 했던 이유를 외면한 채 졸속적이며 무책임한 쌀 협상 국회 비준 처리를 강행한다면, 350만 농민의 성난 농심은 강력한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며, 정부와 정치권을 역사의 심판대에 올려놓을 것임을 한농연은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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