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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회의 후폭풍, 노무현-김근태 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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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회의 후폭풍, 노무현-김근태 대리전?

친노세력 '반격'에 재야파는 일단 관망

10.26 재선거 참패로 인한 열린우리당 지도부 '일괄 사퇴'를 둘러싼 당-청간 갈등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28일 있었던 우리당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이른바 김근태 계보라 할 수 있는 당내 재야파들이기 때문이다.

재야파들의 '대통령 책임론'에 맞서 유시민 의원,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를 비롯해 노사모 등 친(親)노무현 세력이 총공세에 나섰다. 청와대도 공개적인 비판은 삼가고 있지만 재야파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큰 틀에선 같은 개혁 노선이면서도 정치적 기반과 성장 배경이 다른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장관 사이의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며, 그런 갈등상은 지난 2004년 6월 부동산 분양가 원개 공개와 관련해 김 장관이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고 나서는 등 '한 지붕' 아래 있으면서도 순간순간 불거져 온 잠복요인이었다.

이번 연석회의를 계기로 당내 계파간 갈등으로 재현된 이 갈등의 전개 방식은 궁극적으로 차기 대권 구도와 연관된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여권 기상도의 중요 흐름이 될 전망이다.

***유시민 "여당 내부의 정치적 탄핵", 노사모 "평당원 모이자"**

우리당 중앙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신이냐"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을 떼라"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등 강도 높은 대통령 비판에 대해 친노 세력의 역공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시민 의원은 지난 29일 경남 창원 동남관리공단 전시장에서 열린 참여정치실천연대 창립총회에서 "대통령은 여당 안에서 작은 탄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회의장에 앉아 있는 동안 고통스러웠고, 연석회의 결정은 다수파에 의한 친위 쿠데타일 수 있다"며 "여당 144명 가운데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의원은 몇 명이겠는지 살펴봤더니 그 수가 원내 교섭단체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특보도 이날 특강에서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이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며 "이제는 당이 장기적 전망을 갖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모 등 외곽의 친노 세력도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모 등이 주축이 된 '국민참여 1219'는 보도자료를 통해 평당원 토론회를 31일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노사모 게시판과 열린우리당 게시판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노대통령은 '무시'…참모진은 '불쾌'**

노 대통령은 여당 내의 '친위 쿠테타'에 대해 일단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모습이다. 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북악산을 등반하면서 "이런 사태를 안 보다가 보니까 난리나 난 것처럼 생각하는데 10년 전만 해도 자나 깨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흔한 일"이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 의원들의, 수위를 넘은 듯한 대통령 비판 발언에 청와대 참모진들은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과거처럼 측근들로 인한 '인의 장벽'에 대통령이 둘러싸여 있어 언로가 막혔던 상황과 지금은 다르지 않냐"면서 "이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더 이상 용기 있는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의원들에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이 관계자는 또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이런 점들을 볼 때 이번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한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같은 정치적 책임을 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정장선, 안영근 의원 등 당내 중도.보수파 의원들이 아닌 재야파 의원들의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에 대해 "인간적으로 아주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재야파 일단 관망세로…재야파 31일 모임 갖고 대책 논의**

연석회의의 결과로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재야파들은 31일 임시 집행위원회의 인선이 확정될 때까지는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다.

장영달 의원이 29일 지도부 사퇴의 변을 통해 "부디 우리들의 사퇴를 계기로 우리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게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정체성 정립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향후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지만 대부분 재야파는 이번 '친위 쿠테타'의 주역으로 지목받고 상황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재야파는 일단 31일 임시 집행위 구성까지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원내대표가 임시 당의장으로 추대된 가운데 우리당 내에는 각 계파별로 임시 집행위에 유리한 인사를 포진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장관을 지지하는 재야파 의원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는 31일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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