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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청와대가 '삼류' 운운할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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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청와대가 '삼류' 운운할 자격 있나"

"청와대도 사실 확인 제대로 안해…쓴소리엔 '발끈'"

미국 뉴욕에 소재한 정치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아시아 담당 분석가 브루스 클링거의 "노무현 대통령은 레임덕 현상과 싸우고 있다"는 글을 놓고 청와대와 중앙일보가 싸우고 있다.

클링거의 글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유라시아그룹의 한국 보고서"라고 규정한 중앙일보도 잘못이지만 마찬가지로 쓴소리만 나오면 발끈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해당 언론사를 "삼류"라고 몰아붙인 청와대도 잘못이라는 게 지금까지 진행상황의 요지다.

***중앙일보, 청와대 항의에 정정보도**

사건의 발단은 중앙일보 최원기 기자가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글을 보고 지난 5일 "한국은 '방향타 잃은 배'…노 대통령의 하이 리스크 정치전술이 레임덕 자초"라는 기사를 쓴 것이다. 이는 이날 중앙일보 2면 머릿기사로 실렸다.

최 기자는 "전 세계 65개국의 정치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는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발간한 한국 보고서에서 '노 대통령이 레임덕 현상과 싸우고 있다'며 '한국에 일본식 장기불황이 닥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고 썼다. 최 기자는 이 보고서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최 기자의 기사를 문화일보 등 일부 언론이 받아 썼고, 그러자 청와대는 이날 오후 <청와대브리핑>에 "구호는 일류신문, 기사는 삼류…중앙일보, 개인칼럼을 기관 정식보고서로 둔갑시켜"라는 글을 올려 "중앙일보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사를 왜곡했다"고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는 "유라시아그룹은 한국 보고서를 발간한 바가 전혀 없고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은 브루스 클링거가 지난 8월 30일 홍콩의 영어 온라인 신문 '아시아타임스'에 기고한 글"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반발에 중앙일보는 6일 2면에 정정보도를 내고 "이 글을 유라시아그룹의 공식 입장을 담은 보고서인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한국 보고서라고 단정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그러나 유라시아그룹이 한국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없다는 청와대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유라시아그룹은 매달 전 세계 24개국의 정치상황을 분석한 4쪽짜리 보고서를 내놓고 있고 여기에는 한국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사실확인 제대로 안해"**

또 기사를 작성한 최원기 기자는 8일 중앙일보 4면에 <취재일기> 칼럼을 써 "클링거에게 e-메일로 연락을 취한 결과 '칼럼의 내용은 유라시아그룹의 공식 견해'라는 요지의 답신과 함께 유라시아그룹이 발간한 한국 보고서(8월 24일자)를 전달받았다"면서 "보고서 내용은 기자가 보도했던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본지 보도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최 기자는 "청와대도 절차를 문제 삼아 일류니 삼류니 따지지 말고 내용을 문제 삼았으면 좋겠다"며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무시하면 그만"이라며 청와대의 맞대응을 문제 삼았다.

최 기자는 또 본지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와 청와대의 태도와 일처리 방식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 기자는 청와대도 유라시아 그룹에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확인하지 않고 유라시아그룹 홈페이지만을 보고 중앙일보를 '삼류'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또 클링거로부터 자신이 인용한 노틸러스 홈페이지에 실린 글이 "유라시아그룹 한국 보고서의 초기 버전"이며 "주요 쟁점은 똑같다"는 답변을 받은 것을 근거로 "청와대는 틀렸고 나는 맞았다"고 주장했다.

최 기자는 "기사가 틀리면 해당 기자는 데스크로부터 질책을 듣고 정정기사를 쓰면 된다"며 "그러나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비판에 눈감고 본말이 전도된 일처리를 하는 것은 누가 고칠 수 있을까"라며 청와대의 태도를 거듭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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