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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청계천 정치' 시동…정치권 '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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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청계천 정치' 시동…정치권 '신경전' 가열

[청계천 바로보기 4] 여야 긴장 속 이명박 '문화사업' 공언

정치권에선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이명박 시장의 '대권 대망론'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만큼 청계천 사업은 이 시장이 시장선거에 나서면서 언급한 공약을 이행한 것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계천은 됐고, '+α'에 남은 임기 주력"**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대권 움직임의 관련성에 대해 "서울시장으로 임기 만료일까지 시정에만 충실할 생각이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라도 대선까지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어 임기를 마친 뒤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서울신문 인터뷰)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청계천 행사에 들인 이 시장의 공은 대권 출정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규모로 진행됐다.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 행사에 때맞춰 각 언론과의 인터뷰를 순회하다시피 소화해냈으며, 서울시도 1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새물맞이' 행사 홍보비로 사용했다. 이와는 별도로 업무추진비를 이용해 각 당 인사들을 초청했다.

청계천 복원과 이 시장의 대권가도의 함수관계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KSOI)에서 이 시장(20.3%)은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대표(15.9%)를 따돌리고 고건 전 총리(27.9%)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른 것. 이는 '청계천 효과'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급피치'이자, 뒤집어 보면 국민들이 청계천 사업을 이 시장의 대권 가도와 직결시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처럼 청계천 사업은 소속한 한나라당과도 공유할 수 없는 이 시장만의 '정치적 브랜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하기에 이 시장이 청계천 공사를 완공해 놓은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청계천을 향후 대권 가도에 지속적으로 활용하리라는 것은 정치권에선 불문가지로 통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시장의 한 측근은 "남은 것은 문화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 본인도 "임기를 마치면 문화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문화 코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장이 청계천 사업에 이어 남은 임기 동안 다른 '+α'를 구현해 내는 데에 골몰하고 있음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 사항이다.

***박근혜-손학규 '상대적 정체'에 긴장**

이처럼 이 시장이 청계천 사업을 밑천으로 다음 단계의 구상으로 돌입하면서 차기 대권을 향한 여야 각 세력도 이 시장의 행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요컨대 이 시장의 '청계천 정치'를 기화로 물밑 대권 경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 내 경쟁자인 박근혜 대표는 일단 청계천 복원의 성과와 이 시장의 추진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해석에 대해선 가타부타 언급을 꺼리고 있다. 박 대표측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부대변인은 완공식에 맞춰 "이 시장의 안목과 치밀함, 그리고 추진력은 청계천 복원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극찬한 것도 바로 그런 차원의 얘기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학규 경기지사측도 "환경과 개발이 어우러진 좋은 도시개발 모델로 이 시장 특유의 '하면 된다'는 정신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청계천 사업 자체에 대해 언급한 정도다.

박 대표와 손 지사의 이런 태도에는, 당내 경쟁자의 위치에서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 시장의 급상승에 대비되는 상대적 '정체 현상'에 대한 긴장감이 그 저변에 자리잡고 있다. 당 내에선 최근 "이 시장 쪽에 사람이 쏠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이 시장측도 "티오가 없을 정도"라고 부인하지 않는다.

이 같은 당내의 미묘한 역관계 변화에 따라 박 대표측으로선 고민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박 대표측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등 잇따른 선거국면에서 '박풍'의 재점화로 당내 세결집과 대중지지도 만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은 잘해봤자 '청계천'에 버금가는 가시적인 '실적'으로 남기 힘들다는 게 고민의 핵심이다.

***與 "정치 오염의 물이 흘러 유감"**

한편 열린우리당은 청계천 복원에 즈음한 이 시장의 행보에 대해 마뜩치 않은 표정을 다분히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청계천에 서울시민의 물이 흐르기도 전에 곳곳에서 정치오염의 물이 흐르는 것이 보였던 점은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부적절한 정치적 오염이 이 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기여와 노력을 오히려 반감시키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청계천 정치' 시동걸이가 한나라당에 비해 우리당 내 대권 경쟁의 속도와 흐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여권의 대권 주자들이 모두 내각에 나가 있는 상황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다만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이 시장의 다른 약점을 파고들며 대권 후보로서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나선 대목은 여권의 긴장감도 결코 떨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 장관은 <신동아> 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에게 지방에 가서 한달만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의 언행을 보면 지방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시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서울공화국 대권후보'라는 아킬레스건을 찌른 것이다.

결국 여야를 통털어 유력한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명박 시장의 본격적인 '청계천 정치'의 시동이 차기를 향한 각 세력들의 움직임에도 긴장감을 유발하며 직간접적으로 여파를 미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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