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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본프레레'를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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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본프레레'를 만들지 말라

[프레시안 스포츠]동반 사퇴 거부한 기술위의 과제

23일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전격 사퇴로 또다시 공은 대한축구협회로 넘어 왔다.

지난해 4월 코엘류 감독이 떠난 뒤 16개월만에 한국 축구계에 한층 더욱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독일 월드컵을 10개월 앞둔 이 상황에서 축구협회로서는 어떤 선택을 하건 '제2의 본프레레'를 만드는 실수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되는 불구덩이에 들어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면, 사퇴한 본프레레 감독이 가장 부담스러워 했던 것은 4강신화를 이룩한 2002년 월드컵 팀의 짙은 그림자다. 그는 코엘류 감독과 마찬가지로 팬들이나 축구협회에 의해 2002년의 히딩크 감독과 늘 비교대상이 됐다. 하지만 두 감독은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지 않아 충분한 훈련 시간을 확보했고 축구협회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받았던 히딩크 감독과는 너무도 입장이 달랐다.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강신우 부위원장은 23일 한 목소리로 "본프레레 감독은 국민들이 축구 대표팀에 대해 갖고 있는 높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말 속엔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실망감도 있지만 월드컵 4강의 눈높이를 가진 국민들에 대한 부담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기술위원회는 "국내외 감독을 총망라해 9월까지 신임 감독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감독을 뽑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더욱 힘든 입장이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차기 대표팀 감독이 갖춰야 할 우선조건으로 '월드컵 16강 이상의 경험'을 꼽았다. 이 위원은 "10개월이면 감독이 충분히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있고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뒤 훈련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위원회가 책임져야 할 감독에 대한 지원 중 훈련시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새 감독 선임 작업까지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술위원회의 동반 사퇴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축구지도자협의회는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현 기술위원회가 2006 독일 월드컵에 대비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후임 사령탑 인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술위원회의 동반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감독 선임과 선수 소집 등 축구 대표팀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술위원회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코엘류 감독이 사퇴한 뒤 후임 감독으로 낙점된 메추 감독이 돌연 카타르행을 택해 당시 기술위원회는 허겁지겁 본프레레 감독을 뽑았다. 적어도 아시안컵에는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에 휩쓸렸기 때문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대충 감독을 선임해선 안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감독을 뽑는 것도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기술위원회가 새 감독과 충분히 대화를 나눠야 하고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 아무리 명장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해도 뒤에서 밀어주지 못하면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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