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회의 결과 중간발표를 통해 "본프레레 감독이 현재 여건에서는 계속 감독직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혀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22일 저녁 축구협회 대외협력국에 사퇴 의사를 통보했고 23일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들에게 이 사실을 전한 뒤 본프레레 감독의 의사를 수락할 것인지를 회의에 부쳤다.
표면적으로는 본프레레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형식을 띠었지만 사실상은 여론과 축구협회의 퇴진 압박에 의해 물러난 것. "축구협회에서 나가라고 해서 나간 것"이라며 자신의 사임이 자진 사퇴가 아님을 밝혔던 전임 코엘류 감독과 사실상 같은 맥락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지난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대회부터 잇단 졸전으로 경질 위기에 휩싸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경기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나름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해 '무능한 감독'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본프레레 감독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월드컵 본선을 고려했을 때는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었다. 나머지 기술위원들도 이 부분에서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은 오는 10월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고 11월에는 유럽 팀과 2차례 경기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9월 중에 새 감독을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오후에 계속 진행될 기술위원회를 통해 신임 감독 선임 문제를 논의하겠다. 본프레레 감독의 퇴진으로 현 기술위원회의 책임론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향후 물러날 시점이 되면 사퇴할 각오가 돼 있다"며 적어도 신임감독이 선임될 때까지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신우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축구협회나 국민들이 대표팀에 기대하는 것 만큼 본프레레 감독이 부응하지 못했다. 해외파의 경우 앞으로 소집기간이 30일 전후이며 국내 선수들은 70~80일 정도다. 시간이 없다는 점을 최대한 감안해 후임자를 뽑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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