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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연맹-KBS 대립에 표류하는 민속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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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연맹-KBS 대립에 표류하는 민속씨름

[프레시안 스포츠]KBS '중계 취소'하며 기장대회 무산

KBS가 한국씨름연맹(이하 씨름연맹)에 2005 기장장사 씨름대회(8월17~20일)의 '중계 불가'를 통보하면서 대회가 무산됐다. 씨름연맹은 "중계 없는 대회는 불가능하다"며 KBS의 횡포에 반발하고 나섰지만 KBS는 "연맹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대회를 중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당분간 민속씨름 대회가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씨름연맹 "중계 없는 대회는 불가"**

씨름연맹은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의 갑작스런 중계 취소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씨름연맹의 김재기 총재 대행은 "씨름은 KBS의 것만이 아니다. 이번 KBS의 중계 취소는 방송권력의 문화유산 말살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KBS가 대회 5일전인 12일에야 연맹에 중계 취소를 통보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KBS를 몰아부쳤다.

김 총재 대행은 "이번 기장씨름대회는 지난해 12월 해체된 LG팀의 선수 5명이 다른 팀에 스카우트되고 지자체와 지역기업의 컨소시엄 형태를 갖춘 두 팀이 창단해 참가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었다"며 KBS 중계 취소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KBS는 지난 6월 기장씨름대회의 공동주최자로 중계방송은 하되 중계권료는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씨름연맹은 중계권료 없이 대회를 치르는 것은 민속씨름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KBS에 지원을 호소했다.

씨름연맹의 설명은 현실적으로 중계권료가 없을 경우 대회 개최가 쉽지 않다는 것. 씨름연맹은 지금까지 KBS의 중계권료 12억원을 받아 대회를 운영해 왔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수입과 광고비 등으로 30억원 안팎의 1년 예산을 충당해 왔기 때문이다.

씨름연맹은 KBS의 중계방송 취소 배경이 연맹의 중계권료 요청과 12개 팀 총 72명이 참여하는 기장대회를 비정상적인 대회로 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KBS, "연맹 정상화가 우선돼야"**

하지만 KBS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씨름연맹은 현재 1개 팀만이 연맹 소속으로 연맹 존립 자체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라 자체적으론 대회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씨름연맹은 아마추어팀을 관장하는 대한씨름협회와 연계해 위기를 타개코자 했지만 대한씨름협회 또한 자체 내분으로 연맹 개최 대회에 참가의견이 양분돼 있다"고 씨름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KBS는 "기장장사씨름대회의 예를 보더라도 대한씨름협회가 7월 28일에 불참 통보를 했지만 8월 5일 다시 의사를 번복하는 등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민속씨름동호회(회장 이만기) 등 씨름인들도 김재기 씨가 총재 대행을 맡고 있는 씨름연맹의 집행부를 불신임하고 있다"며 씨름계의 대동단결에 앞장서지 못한 씨름연맹을 비판했다.

KBS는 이어 "씨름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중계권료 지급 등을 중지하지만 씨름이 전통민속경기인 만큼 기존 프로 팀과 아마추어실업 팀이 공동으로 참가하는 오픈 대회가 열린다면 중계방송만은 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지만 연맹은 당초 협의와는 달리 중계권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KBS 스포츠사업팀의 한 관계자는 1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씨름계가 대동단결하지 못한다면 KBS가 중계하기 힘들다. 일본 스모를 NHK가 지원하는 건 스모가 자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속씨름이 정상화된다면 언제든지 KBS가 지원할 것이다. 마치 민속씨름이 파행으로 치닫는 이유를 KBS의 중계 여부에서만 찾으려는 연맹측의 주장에 유감이다"라고 언급했다.

민속씨름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씨름연맹의 노력과 KBS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며 양측이 대립하는 사이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씨름 선수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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