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前국정원 감찰실장 "도청테이프 모두 소각, 그러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前국정원 감찰실장 "도청테이프 모두 소각, 그러나…"

"孔씨가 전량 반납했는지 의문" 추가테이프 존재 시사

국정원 감찰실이 안기부 '미림'팀장 공운영씨가 빼돌린 200여개의 도청 테이프와 녹취록 등 도청 자료를 회수해 전량 소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공씨의 유출 자료가 감찰실에 모두 반납됐는지 의문스럽다는 주장도 나와 추가 도청 테이프의 존재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천용택 원장에게는 개요만 보고, 전권으로 모두 소각"**

1999년 3월부터 2001년 4월까지 국정원 감찰실장을 지낸 이건모씨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씨로부터 도청테이프를 수거해 그 내용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전량 없앴다고 밝혔다.

1999년 여름 공씨에게서 도청테이프 200여개와 녹취록 등 상자 2개 분량을 반납받아 전체 내용을 정리 분석한 후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에게 개요만 보고하고 그해 12월20∼23일쯤 국정원 소각장에서 전량 소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상부 보고와 관련 "천 원장에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접근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한 뒤 내 책임 아래 처리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등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도 일절 보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도청자료 내용에 대해 "세상에 공개된다면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내 전권으로 모두 소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X파일 내용 중에는 당시 공씨로부터 반납받은 자료에 없는 것들이 있어 공씨가 유출자료 전량을 국정원에 넘기지 않은 게 아닌가 판단됐다"고 말해 추가 도청테이프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운영씨와의 뒷거래는 없었다"**

이씨는 또 도청자료를 유출한 공씨를 문제삼지 않은 것과 관련해 "공씨에 대해 문제삼고 그것이 사법처리로 이어질 경우 도청테이프 존재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라고 판단해 내가 직무유기로 훗날 처벌받을 것을 감수하고라도 독자적 판단으로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뒷거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씨가 유출한 테이프에 천 전 원장 관련 도청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설령 있었다 한들 내가 보고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국정원이 사건 무마를 위해 공씨에게 국정원 시외전화 사용권을 대거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씨가 국정원 퇴직간부 최모씨와 통신사업을 하기에 퇴임직원을 도와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기존 업체 양해 하에 시외전화 사용권을 기존업체와 나누도록 했던 것일 뿐 도청테이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국정원 광주지부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12월 국가정보원 내부 감찰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2003년 4월 구속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최근 국정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