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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홍대사 자진사퇴 빠를수록 좋다"

홍대사만 해결되면 '삼성-한나라 커넥션' 부각 속셈?

소위 'X파일'로 알려진 안기부 도청 테이프의 중심 인물인 홍석현 주미대사의 거취에 대해 여권 내에서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홍 대사의 낙마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홍 대사 스스로 조속한 자진 사퇴를 결정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해 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25일께 홍대사 거취 윤곽**

청와대는 25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홍 대사 거취에 관한 청와대의 입장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청와대는 또 이 회의에 앞서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관계 수석회의를 열어 홍 대사 문제를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이 회의에서는 언론 보도 내용을 비롯해 홍 대사를 둘러싼 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의혹들이 사실인지 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청와대의 기류는 주미대사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지만, 내심 홍 대사의 자진사퇴를 바라는 눈치다. 지난해 말 탈세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대사 임명을 강행한 청와대로서는 중도 경질이 또 한번 인사시스템의 허점을 자인하는 결과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당 강경론 급속확산, '삼성-한나라 커넥션' 이슈화**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홍 대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사실확인이 우선이며 (홍 대사 거취 문제 등은) 지금 거론할 때가 아니다"며 "검찰 수사나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홍 대사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전병헌 대변인도 홍 대사 거취와 관련 "임명권자 영역의 문제로 6자회담을 비롯한 한미간 현안이 산적해 있는 현실도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별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홍 대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인식에 관해선 보수와 개혁파의 입장이 따로 없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녹음테이프가 위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공인으로서 거취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압박했다.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도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국민에게 충격을 주는 내용인 만큼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본인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거취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파 의원들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간사인 박상돈 의원은 "홍 대사가 도덕적으로 흠이난 상황인 데 한국의 대표로서 미국 대사의 소임을 다할 수 있겠느냐"며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문석호 제3정조위원당은 "사퇴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국민정치연구회 소속인 문학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 얼토당토 않는 범법을 저질렀다"며 "6자 회담 문제가 있지만, 스스로 빨리 물러나야하고 필요하다면 삼성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특검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당에서 고개를 드는 강경론의 배경에는 홍 대사 거취 문제만 해결되면 이번 사태의 파장은 한나라당과 삼성간의 불법대선자금 커넥션만 남는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병헌 대변인은 "이번 X-File의 본질은 삼성과 한나라당 후보 사이의 문제"라며 "삼성과 한나라당의 거래 전모가 한 점 의혹 없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석호 제3 정조위원장도 "대기업이 먼저 고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범법행위가 의심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강도높게 조사해야 한다"며 "이미 드러난 이상 밝힐 것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높다"고 밝혔다.

***홍대사, 자진사퇴 순순히 응할까?**

그러나 홍 대사측이 여권의 기대대로 조기에 자진사퇴 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사측은 이번주 중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대사직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미 대사관측은 "홍 대사가 언론사들간의 경쟁에 의해 야기된 불법 도청 녹취록 파문으로 고심을 하고 있지만 물러나는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열리는 북핵 6자회담과 대미관계 등이 홍 대사가 사퇴를 미루는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불똥이 삼성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자는 속셈이라는 분석이 보다 설득력 있다.

홍 대사의 거취 문제를 매개로 여권과 삼성간의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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