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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농활 가서도 '공수표' 남발? "이번엔 혁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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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농활 가서도 '공수표' 남발? "이번엔 혁신도시"

농민들 "혁신도시? 퇴비사-노인회관이나 지어달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22일 지난 4.30 재보선에서 패했던 경북 영천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영천에 혁신도시가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4.30 재보선 당시 문 의장은 영천 지원유세에서 공수표를 남발해 빈축을 산 전례가 있다.

***4.30 때는 기업도시 이번엔 혁신도시?**

소속의원들 및 당직자들과 농촌 봉사활동 중인 문 의장은 이날 영천 농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발표가) 코 앞에 있는 혁신도시가 영천에 오면 아주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잘 안다"고 애드벌룬을 띄웠다.

문 의장은 "영천은 대구와 포항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 영천이 혁신도시가 되고 울산 대구 포항 등 혁신클러스터의 요체가 영천에 생긴다면 다른 공기업 기반도 이 지역에 모여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영천이 혁신도시의 '적지'임을 강조했다.

우원식 의원도 "어제 영천에 혁신도시를 보낼 것이냐 아니냐를 약속하라는 주문이 있었는데, 오늘 문 의장이 와서 속 시원하게 얘기해주셨다"며 "문 의장이 약속을 잘 지키라고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시종 의원도 "혁신도시 얘기가 많이 나와 지금까지는 조심스러웠고 '경북지사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경북지사를 설득하겠다'고 했는데 문 의장이 '뼈가 으스러지도록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고 거들었다.

이에 손희목 영천 시장은 "경상북도의 방침은 혁신도시 쪽으로 간다고 결정했다가 분산배치한다는 쪽으로 일보 후퇴한 상태인데, 문 의장이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정 어려우면 영천에 농업관련 4개 기관을 유치할 수 있게 해달라"며 "문 의장이 약속을 지키도록 박수를 쳐달라"고 '확약'을 요구했다.

한 시의원도 "문 의장이 공공기관 이전, 혁신도시를 선정하는 데에 도와달라"고 했고, 영천시 청년연합회 회장도 "혁신도시를 위해 힘써달라"고 가세했다.

***지역갈등 조장, 부동산 시장도 요동칠 듯**

4.30 재보선 당시 문 의장은 영천 지원유세에서 "5년간 10조원을 끌어와 기업도시를 유치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영천이 기업도시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문 의장의 해명이지만, 정작 신청을 하지 못한 내막에는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당시 문 의장은 "(열린우리당 영천 지역 후보였던) 정동윤 후보가 당선되면 3선으로 바로 국회 건교위원장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의장은 경기 성남중원 선거에서도 "조성준 후보가 3선이 되면 국회 건교위원장이 된다"고 백지 공약을 남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전과'가 있는 탓에 문 의장의 이날 혁신도시 공약도 신뢰도에 의심을 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더욱이 경상북도 이전이 확정된 13개의 공공기관을 놓고 도내 시, 군별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등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른 시군으로서는 문 의장의 이날 발언이 영천에 대한 '특혜'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대구권 주변지역은 최근 대지와 농토 구분 없이 무조건 매물을 사들이는 싹쓸이 투기현상이 일고 있다고 한다. 매입가격도 시가에 20∼30% 이상을 더 주면서 사들여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도시 또는 각종 산업단지 조성계획 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대도시 투자가들이 '입맛'을 돋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기에 "뼈가 으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유치하겠다"는 집권여당 의장의 발언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또 한번 요동치게 할 소지도 다분해 보인다.

***농민들 "퇴비사-노인회관-여성회관이나 지어달라"**

문 의장이 '혁신도시'라는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음에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농민들의 요청은 소박하기 그지 없었다.

반정 1리 이장이라는 한 농민은 "저희 동네는 포도 위주로 농사를 짓고 쌀과 소를 기른다. 소를 대규모 축사에서 기른다면 종묘사와 퇴비사가 있겠지만, 우리 동네의 경우 10두 미만을 기르는 소농가들이기 때문에 비만 오면 온 동네가 똥물 천지다. 이런 애로 사항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퇴비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했다.

새마을 부녀회장이라는 한 농민은 "첫째 영천은 11만 인구 중 18%가 노인 인구다. 심각하다. 어른들께서도 농촌에서 농사를 짓지만 형편이 어렵다. 영천에도 노인회관이 하나 필요하다. 조기에 착공 가능하게 도와달라. 둘째 영천에는 50% 이상이 여성이다. 여성회관이 지어진 지 15년 됐다. 지금은 아주 작은 규모다. 취미생활에 대한 의욕은 많으나 공간이 안 된다. 여성회관 신축이나 증축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혁신도시'라는 감언이설보다는 자신들의 낙후된 생활 터전에 대한 정치인들의 '관심'이 훨씬 더 긴요하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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