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령탑' 히딩크, 헬무트 쇤 대기록에 도전

[프레시안 스포츠]3회 연속 월드컵 4강진출 가능할까?

PSV 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이 22일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정식 임명됐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3연속 4강 이상의 기록을 세웠던 독일 축구의 거장 헬무트 쇤의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호주축구협회 "명장 히딩크 대환영"**

로이터 통신은 같은날 호주축구연맹 프랑크 로위 회장을 인용해 "히딩크의 선임으로 호주는 월드컵 플레이오프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로위 회장은 "연맹은 좀 더 실력있고 국제적으로 이름난 감독이 호주팀을 맡아주길 바랬다. 히딩크 감독은 기록이 말해주듯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며 히딩크 감독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달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성적부진으로 사임한 프랭크 파리나 감독에 이어 호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오는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호주축구연맹과 감독직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호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엔 히딩크 감독이 곧바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오는 9월 열리는 솔로몬제도와의 오세아니아 최종예선을 치른 뒤 11월에 남미지역 5위팀과 월드컵 본선행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현재 남미예선에선 콜롬비아와 칠레가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다음달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던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취소시킨 히딩크 감독은 대신 호주 대표팀과 네덜란드에서 첫 만남을 갖고 본격적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PSV가 히딩크에게 특혜를 준 이유**

히딩크 감독이 파트 타임으로 2006 월드컵에 대비해 호주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에인트호벤 롭 웨스터호프 회장의 배려다. 웨스터호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히딩크 감독에게 2006년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단이 감독에게 소속팀을 계속 맡게 하면서 한시적으로 외국의 월드컵 대표팀 지휘를 허락하는 건 '축구 1번지' 유럽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특혜다. 에인트호벤의 결정은 구단 기술감독 역할까지 수행하는 히딩크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와 외국 대표팀 감독을 겸했을 때 구단이 얻게 되는 이익까지 고려됐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히딩크, 헬무트 쇤 기록에 도전장**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았고 2002년엔 한국의 4강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은 호주와 함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3연속 4강진출'에 도전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까지 월드컵 무대에서 3회 연속 4강진출 이상의 기록을 남긴 감독은 독일 출신의 헬무트 쇤이다. 쇤 감독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3위를 차지했다. 독일 축구의 최전성기를 만든 쇤 감독은 마침내 자국에서 펼쳐진 1974년 월드컵에서 '카이저(황제)' 베켄바워와 '갈색폭격기' 게르트 뮐러를 이끌고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히딩크 감독이 이끌게 될 호주 대표팀은 마크 비두카(미들스버러), 해리 키웰(리버풀), 브레트 에머튼(블랙번)과 골키퍼 마크 슈월처(미들스버러)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아 팀 조직력을 탄탄하게 할 경우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돌풍이 예상된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호주를 월드컵 4강 이상의 성적으로 끌어올린다면 세계축구사에 확실한 이정표를 남길 게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