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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우리당 위기 원인은 정체성 상실"

분양원가 공개 등 정체성에 대한 입장 표명은 회피

열린우리당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은 18일 당 위기의 원인에 대해 "핵심지지층의 붕괴에 따른 것"이라며 "'정체성 상실'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정작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여부, 양극화 심화 등 정체성에 관련된 현안들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피했다.

***"정체성 상실이 위기의 근본원인"**

유 위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최근 당의 위기상황과 해법에 관한 보고'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최근 한나라당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우리당 지지율과 관연 "이는 외연의 축소가 아니라 '핵심 지지층'의 붕괴에 따른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우리당은 어떤 세대, 어떤 계층, 어떤 지역의 유권자들에게서도 분명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도권의 30대, 고학력, 중위소득 이상, 남성 유권자, 충청과 호남의 급속한 이탈현상을 거론하며 "만약 이 흐름을 뒤집지 못한다면 우리당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2002년 6월 지방선거와 비슷한 참패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핵심지지층 이탈의 원인을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성남 중원 돈봉투 사건, 유전개발과 행담도 사건 등 '도덕성 부족' ▲실용주의 논쟁, 국보법 논란, 잦은 당 지도부 사퇴 등 '당의 혼란과 취약한 리더십' ▲개혁입법 실패, 사회 양극화, 경기회복 지체, 분양원가 공개 문제에 대한 당정 정책혼선 등 '문제해결 능력의 부족' 등으로 꼽았다.

그는 "이 모두를 하나로 뭉뚱그려 말한다면 '새로운 정치 잘 사는 나라'를 약속했던 우리당의 '정체성 상실'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우리당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없다"**

유 위원은 이같은 진단에 이어 위기를 극복한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선 '도덕성 회복'을 위한 조치로 국회의원들이 매월 일정액을 정립해 대선불법자금 갚기, 7~8월 공활-농활, 24시간 민원당직 등을 열거하며 최근의 리스타트(restart)프로그램을 강조했다.

그는 '리더십 확보' 방안으로는 "당의 단합과 리더십 강화는 추상적인 결의나 '계파활동 자제' 등 선언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자신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 12일 열린 전-현직 지도부 만찬의 결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금 우리당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없다"며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각자 부족한 리더십을 가진 당의 주요인사들이 협력해서 당을 바로세워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은 또 '문제해결 능력 제고' 방안으로는 "청와대와 정부부처와 당이 서로 다른 시야와 정치적 기반과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서로 믿고 긴밀하게 협력해야만 집권세력의 문제해결 능력 또는 정책역량이 국민들에게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간당원제 관련 당헌당규의 흠결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제도를 당헌당규 그대로 실현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라며 "지방선거 후보경선 유권당원의 입당시한인 8월말까지 당원을 배가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 "우리당이 핵심지지층을 상실한 위기상황을 타개하려면 무엇보다 당의장과 국회의원에서부터 평당원까지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폭넓게 공유해야 한다"며 지난 5월 열린정책연구원이 자체조사한 여론조사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그는 글 말미에 "아직은 실의에 빠지거나 좌절할 때가 아니다"며 "지지율이 낮은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국민의 사랑을 받을 만큼 잘 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우리당은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다시 지지율 1위 정당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분양원가 공개 등 정체성 관련 부분은 회피**

하지만 유 의원이 제시한 이같은 해법은 우리당이 상실한 '정체성' 문제, 즉 국민 다수가 강력히 요구하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나 양극화 대책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나, 당이 나가야할 방향 등을 언급하지 않아 설득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당은 4.30 재보선 참패후 국적법, 분양원가 공개 등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이른바 '정책 경쟁'에서 한나라당에 연전연패하며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과거의 우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배신감'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높으며, "한나라당이 부동산투기라는 쥐를 잡는다면 한나라당도 지지할 수 있다"는 '흑묘백묘'론까지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다. 우리당 이탈자는 결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유 의원의 안이한 낙관론이 안고있는 결정적 맹점이다.

과연 유 의원이 분양원가 공개 등 작금의 최대현안이 되고 있는 민생문제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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