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지사, 외국팀간 경기에 '무식한 애국심' 발휘

[프레시안 스포츠]"미국 국가도 연주했어야" 항의에 FIFA, "참가팀 국가만 연주" 일축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콜롬비아간의 친선경기에서 축구관례도 모른채 미국 뉴저지주 주지사가 “왜 미국국가는 연주 안하냐”는 엉뚱한 항의를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구설수에 올랐다.

***美 주지사,외국팀간 친선경기에 "우리 국가도 연주했어야" 향의 촌극**

AP 통신은 2일 “NFL(북미풋볼리그)팀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와 콜롬비아의 친선경기를 참관했던 리처드 J. 코디 뉴저지주 주지사는 잉글랜드, 콜롬비아 국가 연주와 함께 미국 국가가 연주되지 않은 점에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코디 주지사는 즉각 미국 국가가 연주되지 않은 것을 주최측에 항의했고 주최측의 관계자는 “죄송하지만 영국인들은 미국 국가를 듣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디 주지사는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을 관리하는 뉴저지주 스포츠 전시청과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미국 국가가 연주되지 않은 것은 주최측인 미국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모든 관련자들에게 모욕적인 일이다. 이런 일은 뉴저지주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으며 어느 곳에서도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조지 조핑거 뉴저지주 스포츠 전시청 청장도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에서 친선축구경기가 펼쳐지기전 미국 국가를 연주하지 않은 건 스포츠 전시청의 정책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코디 주지사를 편들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포함해 국제축구경기에선 경기를 하는 두 팀의 국가만을 연주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FIFA(국제축구연맹) 존 슈마허 대변인은 “국가 연주는 참가팀 선수들의 소개를 위한 것이다. 경기의 의전은 오직 두 팀에만 해당된다”며 코디 주지사의 항의를 일축했다.

미국프로축구(MLS)의 댄 코드맨쉬 대변인도 “우리는 많은 국제대회를 주최하며 국가연주는 오직 경기를 하는 팀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 국가를 연주하지 않은 게 경기를 참관한 주지사나 어떤 팬들에게도 모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뉴저지주에서 미국 국가연주 문제로 말썽을 빚었던 건 이번 일 뿐이 아니다. 지난 1990년 아일랜드 가수 시너드 오코너는 뉴저지주 가든스테이트 아트 센터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면 공연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혀 뉴저지주 당국 관리들을 분노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