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쓴소리'에 이헌재 '발끈'

全 "경제팀, 무소신-무책임-무균형" vs 李 "누가 그런 소리?"

"참여정부 들어 경제 관료들이 과도하게 정치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정책의 모든 잘못은 정치에서 발생한 것으로 돌리고 경기침체를 정치가들에게 책임전가하는,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 경제팀, 무소신-무책임-무균형"**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자료를 통해 현정부 경제팀에 대해 "무소신, 무책임, 무균형 등 관(觀)의 부재"라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경제관료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시해서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시켜야 함에도 경제관료들은 과거에 누렸던 권한과 특권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실됨으로 해서 냉소주의에 빠져 복지부동하고 있다면 국정관리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경제관료들 사이에서 '재경부는 과거 경제기획원이 갖고 있는 기획능력과 예산조정능력은 상실하고, 각종 보고서만 작성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온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급조한 경제정책 동원해 문제 야기"**

전 의원은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운용에 대해서도 신뢰성과 책임성 예측성의 부족을 이유로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올초부터 재경부총리는 각종 지표에서 나타나듯이 우리경제가 좋은 시그널이 보인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며 "하지만 지난 한해동안 재경부 기획예산처 한국은행 등 우리 정부 경제팀은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령 미국의 FRB의장인 그린스펀은 다른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기 이전에 적절한 시점에 발언으로 시장을 조절하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는 실제 정책 집행시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유한 뒤 "경제 수뇌부라면 신뢰성, 책임성, 예측성을 갖고 우리 경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리 정부의 경제팀은 환율정책, 부동산 정책, 카드 정책 등에서 급조한 경제정책 수단을 동원하다 보니까 다른 경제적, 정책적 문제들을 야기시켰다"며 "이것은 경제팀이 균형감각을 잃은 오버스윙(over swing)정책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경부, 기획예산처, 한국은행 등 우리 경제팀의 공무원들이 상호협력을 통해 한국경제에 대한 경제전망과 정책을 내놓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각 부처는 파편화돼 있다"며 "이를 조정하는 것이 올해 경제수장인 부총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비정상적 방법 쓴 적 없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 부총리는 "참여정부 들어와 정책이 어떤 한 방향으로 쏠림현상을 빚거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정책을 쓴 적도 없고, 일시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쓴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경제관료의 정치화' 지적에 대해서도 이 부총리는 "어느 관료가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나는 그런 생각을 한적도 없고 발언을 한 적도 없다"며 "기본적으로 경제정책은 정부의 몫이고 정부 책임이며 어떠한 경우도 경제정책 책임에 대해 정부나 관료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수했다.

이 부총리는 다만 "과거와 달리 시장경제가 진행되고 개방과 경쟁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고, 할수 있는 능력도 없고, 조정할 수 있는 힘도 많지 않다"며 "이런 환경의 변화가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 당황감과 좌절감으로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고 수긍하기도 했다.

***"건설경기 발판으로 경제 성장세 이어질 것"**

이 부총리는 향후 경기전망과 관련해선, "우리 경제가 지난 2년간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잘 견뎌냈고, 정부로서도 일시적인 부양정책을 쓰지 않으려고 나름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심스레 불씨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하면 숨이 길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오전 답변과 마찬가지로 경제전망을 낙관했다.

이 부총리는 낙관의 근거로 "내년부터는 경제자유특구 수요, 지방혁신도시, 기업도시, 서울 중심 신도시 등 이러한 건설 수요들이 있어 금년만 잘 관리하면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해, 경제팀이 외형적으로는 경기부양을 부인하면서도 내심으론 부동산 경기부양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어 "건설경기만 잘 관리하면 일자리 창출과 생계형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좀더 좋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재차 부동산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비정상적 경기부양책'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력부인하면서도, '비정상적인 경기부양'의 대명사격인 부동산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이 현 경제팀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