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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나라 '빅딜 기류'에 민노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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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나라 '빅딜 기류'에 민노 '격노'

국보법과 뉴딜3법 맞교환? 민노 "국보법 상정은 대국민 기만극"

국가보안법 폐지안 단독상정을 놓고 급랭했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물밑기류가 하루만에 '타협'과 '절충'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를 선언했고, 한나라당도 표면적 강경론과는 달리 타협의 여지를 열어놨기 때문이다.

***천정배 '대타협' 전격 제안**

양당은 7일 '법사위 대격돌'의 후폭풍인 법안 상정여부와 실효성에 대한 전날의 유권해석을 반복하며 표면적 공방을 이어갔지만 물밑 기류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정기국회 일정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논란의 쟁점인 국보법 문제를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전격선언한 대목은 한나라당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여 기금관리기본법 등 '뉴딜3법'과 나머지 '3대 개혁입법'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뒤집어보면 4대입법의 핵심인 국보법에 대해선 상임위 상정 강행이라는 '상징적 효과'를 얻은만큼 그에 대한 처리를 유보하는 댓가로, 정부여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뉴딜3법' 처리에 한나라당의 협조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김덕룡 "국보법 날치기 사과하면 협상"**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일단 "국보법 폐지 날치기 미수 난동사건으로 우리 정치를 코메디로 만든 '날치기당'이 감히 새로운 정치와 일하는 국회를 들먹이는 것이 어이 없다"면서 "열린우리당이 대타협을 원한다면 날치기 미수 난동사건을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라고 쏘아붙였다.

우리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4대악법 밀어붙이기로 정기국회를 완전히 망쳐놓고 이제와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남은 기간동안 민생경제 안건의 회기내 처리에 인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나머지 3개의 악법도 내용면에서 위헌성과 정략성을 삭제하고 야당과 진지한 자세로 타협해 합의처리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하라"고 한층 수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특히 "3개법안 처리의 가장 큰 전제는 합의"라고 밝힌 뒤, 경제법안에 대해서도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이라도 여당이 민생관련 처리를 위해 협의해온다면 응할 것이고, 지금이라도 여당이 우리 의견을 수용해 원탁회의를 다시 열자고 한다면 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임태희 대변인이 천 대표의 '대화' 제안에 대한 논평을 통해 임시국회에 대한 거부 입장을 강하게 밝히면서도 "열린우리당이 이제라도 민생법안에 눈을 돌리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직도 그 진심이 의심스럽기는 하나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긍정평가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국보법 미루고 '뉴딜3법' 속도내기?**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국보법 상정의 합법성 여부를 둘러싼 당분간의 진통이 지나면 양당 사이의 모종의 대타협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의 관계자는 김 대표의 기자회견후 "여당이 실제로 임시국회를 소집을 밀어붙인다면 무작정 거부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의사일정 거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 한나라당이 처한 딜레마"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이날 임시국회 소집 거부와 '날치기' 사과 요구 등을 강조한 대목은 향후 남은 쟁점 법안 처리를 대비한 협상력 제고 카드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협상의 쟁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뉴딜3법'과 공정거래법 등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의 의결권 허용 문제로 첨예한 대립선을 긋고 있는 기금관리기본법과 관련, 임태희 대변인은 "정기국회에서 처리할만큼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영위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처리하자는 방침"이라고 여당의 속을 태웠다.

국보법을 제외한 나머지 3대 개혁법안에 대해서도 양당의 입장은 '조율단계'에 접어든 상황이고, 당초 김 대표도 "국보법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법안에 대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용의가 있다"며 '3+1'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타협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노, "우리당 개혁민생에 대한 사망선고"**

이같은 분위기에 민주노동당은 양당간의 '뒷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김혜경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우리당의 '대타협' 제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당은 개혁입법을 미루는 대신 연기금법, 민간투자법, 경제자유구역법, 기업도시법 등 반민생악법 처리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이는 열린우리당의 개혁과 민생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비난했다.

김혜경 대표는 "이로써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둘러싼 어제의 우여곡절도 결국 한나라당과의 대야합을 위한 정치적 쇼였으며 기만극이었음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대표는 특히 "우리당의 '대타협' 주장은 국민의 개혁열망을 정면으로 배신한 사기행위"라며 "임시회 소집에 불응하겠다"고 절연을 선언했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도 "4대 개혁입법을 연내에 처리하고, 연기금 등 반민생악법을 내년 2월 임시회까지 미루지 않는다면 민주노동당은 우리당이 제안하는 임시회 소집에 불응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기자회견 후 민주노동당의 관계자는 "국보법 상정 논란을 거치며 국면은 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개혁공조'에서 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개악공조'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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