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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현재 남북정상회담 적절한 여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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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현재 남북정상회담 적절한 여건 아니다"

"연기금 묶어 외국자본 증권시장 장악 바람직 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여야 대표 및 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을 초청해 만찬회동을 갖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 활용, 남북정상회담, 4대 개혁법안 처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정치 현안에 대해 기존에 밝혔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이날 회동은 국가보안법, 언론개혁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등 4대 개혁입법 처리 등을 놓고 국회에서 여야가 극심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표 등 각당 대표와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마주 앉아 정치적 현안을 논의했다는 데 있다고 보여진다.

노 대통령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서로 이렇게 얼굴 맞대고 대화하는 모습이 국민들이 바라는 바"라며 "순방결과에 대해 보고도 드리고 여러분들 말씀 많이 듣고, 그렇게 해서 특별한 내용이 없더라도 이런 대화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아무 것도 진행된 게 없어"**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준비나 진행된 게 없다"며 "현재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 적절한 여건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 김종민 대변이니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해달라'는 박 대표의 요구에 대해 "상대방의 의중을 타진하거나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에서는 소문내면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단계는 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은 의중 타진이나 가능성 타진 움직임도 없지만 앞으로 물밑으로 하는 이런 단계는 양해해 말라. 그러나 본격화되면 국민들에게 알리고 투명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LA 연설'에서 언급한 것의 의미를 묻는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주도적 역할의 의미를 다른 데를 제치고 우리가 앞장 서서 문제를 주도해나가겠다는게 아니고 6자회담 틀 내에서 한미 공조를 중심으로 우리 의견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작년 이후에 무력행사가 얘기되던 상황에서 평화적 대화에 의한 해결을 합의한 한미정상회담까지 과정을 한국이 지금까지 해온 게 주도적 역할에 해당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현재 6자회담 등 북핵문제와 관련해 조급하게 해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원칙과 정도를 따라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금 묶어놓고 외국자본이 증권시장 장악하게 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아"**

최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반대로 파문이 일었던 연기금 활용 정책에 대해 노 대통령은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연기금은 가장 강력한 국민자본인데 이 손발을 묶어놓고 외국자본이 증권시장을 장악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국민자본이 다시 국민들에게 시장을 통해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기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법보다는 잘 안전하게 쓰도록 감시.감독하는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내 임기만 버티는 경제 정책 안쓰겠다"**

노 대통령은 경제정책과 관련, "내 임기만 버티는 정책 안 쓰겠다"며 무리한 부양책을 쓰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다음 정권 어느 쪽이 되던 정권 인수 후 경기 대책에만 매달리는 정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민생 경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이와관련된 장단기 법안을 만들어서 통과를 시켜달라. 정책적으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단 뭔가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출자총액제안 폐지 등 각종 규제를 풀어야 투자가 살아날 것'이란 박근혜 대표의 지적과 관련, "경제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 서민 비정규직 이런 부분"이라며 "우리 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여야간에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4대 개혁법 국회가 주도해야. 정치인 모두 상생의 정치 부도 내오지 않았나"**

4대 개혁입법 처리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정당 간에 협의해 처리해 달라"며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영수 정치의 시대는 지났다. 대통령이 당을 지휘, 명령, 감독하는 문제가 아니다. 국회 권한이 커진만큼 국회에서 각 당의 원만한 협의로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정치와 협상의 주도적 역할을 어디서 할 거냐. 대통령이 회피하려는게 아니라 국회와 정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 정치의 근본적인 틀에 대한 인식이 이렇다"고 거듭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국회 공전 사태 등 여야간 대치 상황과 관련, 노 대통령은 "대화.상생의 정치와 관련해서 지금까지는 저를 포함해서 정치인 모두가 상생의 정치를 부도 내지 않았나 이런 자기 반성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책임질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까지 잘 안된 것을 그대로 반복해서 또 잘 하자고 얘기하는 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자세를 바꾸고 방법을 바꿔서 새롭게 시도하는게 필요하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아무 때나 중요한 주제가 있으면 자주 만나서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야당 "대통령 정치력 보여줘야", 여당 "국회 정상 가동이 국민에게 최대 선물"**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만남이었다. 박 대표는 이날 시종일관 웃음을 띤 얼굴이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대통령께서 지금 경제문제가 시급하게 해결해야하는 과제라는 인식하고 이 점에 대해 경제살리기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이어 "공정거래법이 투자심리 위축시킬 우려가 있고 연기금 투입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출자총액제한제 등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통해 북핵 평화해결원칙에 합의한 것은 국내외 오해를 불식시키고 북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에 나오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연기금 문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믿어달라"고 말했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단순히 충청도민 달래는 수준이 아니다"며 "서울의 과밀해소와 균형발전 이루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대통령 공약 상황이므로 꼭 지켜달라. 청와대, 국회를 남기고 나머지 행정기관을 이전하는 방안의 적절성은 좀 의심스럽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들을 설득시켜 원칙적으로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근세사에서 우리가 참여해서 우리 문제제를 해결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것을 성공시켜야 국제적으로 우리가 발언권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 것은 노의 업적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치 영수의 시대가 갔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만 정치 현실에서는 대통령이 여전히 중요하다. 대통령이 정치력을 보여줘야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정치인이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최대 선물은 국회 정상적으로 가등시키는 것"이라며 "여당, 다수당으로 양보하고 존중 하도록 하겠다. 여기에 상응하는 존중을 받고 싶다. 개혁법안도 야당 국민 의견 존중해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서로 얼굴맞대고 대화하는 모습 원해"**

노무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순방결과는 여러분이 이미 보도를 통해 잘 알 것"이라며 "특별히 부풀릴 것도 없고 줄일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을 모신 것은 순방 과정의 여러가지 일들 중에서 궁금하신 것 계실 수 있고, 지금 국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것이 많은데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 정치가 원만하게 풀리지 않을까봐 걱정이 많다"고 이날 만찬을 준비하게된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실제 이 자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서로 이렇게 얼굴 맞대고 대화하는 모습이 국민들이 바라는 바"라며 "순방결과에 대해 보고도 드리고 여러분들 말씀 많이 듣고, 그렇게 해서 특별한 내용이 없더라도 이런 기회에 공사 간의 대화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노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가 악수를 나누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지자 노 대통령은 "셔터 소리가 많이 나온다"고 박 대표에게 말을 건냈다. 박 대표는 이에 "고생많으셨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 대표 및 이해찬 총리는 만찬장에 입장하기 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박근혜 대표는 자민련 김학원 대표에게 헌재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판결과 관련, "충청권은 좀 어떻냐"며 동향을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계속 가라앉고 있다. 많이 허탈해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화갑 대표는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려면 어느 당도 과반이 안 되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금 과반이 넘었는데 어떻게 하냐'는 김덕룡 원내대표의 질문에 "원대 복귀시키면 된다"며 민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의원들을 겨냥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 천정배 원내대표는 자신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김덕룡 원내대표에게 "여야간에 확실히 차이가 있다"며 "난 국회 끝나는 것도 못보고 부랴부랴 왔는데 야당은 역시 느긋하게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학원 대표는 김덕룡 원내대표에게 "신행정수도 특위에 우리 자민련도 넣어달라"고 요청해 김원기 의장의 승인 하에 김 대표가 "(현재 20명인 특위위원 수를) 21명으로 늘려 넣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 9시 10분께 끝났으며, 만찬이 끝난뒤 노 대통령은 건물 현관까지 나와 참석자들을 배웅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경찰이 창원의 권영길 의원사무실에서 기자회견중인 전국공무원노조 간부를 연행한 사건 등과 관련,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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