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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속 쓰려도 한반도 쉽게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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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속 쓰려도 한반도 쉽게 포기 못해"

盧대통령 LA동포간담회서, 강력한 '자주외교' 천명 배경주목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관계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다고 틀어질 만큼 한미관계가 그렇게 각박한 게 아니고 한반도 전략적 위치가 미국이 속이 좀 쓰려도 쉽게 포기할 만한 곳이 아니다"며 연일 미국정부에 대해 강력한 '자주외교' 입장을 피력했다.

***"한반도, 미국이 속이 좀 쓰려고 쉽게 포기할 곳 아니다"**

노 대통령은 13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야당 저도 해봤지만 그때 보면 정부하는 게 불안했다. 본시 그렇다. 때로는 (정부가) 잘못됐으면 할 때도 있다"면서 "그래서 과장된 얘기들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다 손발 맞춰 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쁘지 않다. 때로 미국 의견에 대해 반대된 것을 가지고 서로 토론 협상할 때 있다"며 "과거에는 굉장히 꺼려했지만 (요즘은) 의견 다르면 당당히 얘기한다"고 참여정부 출범이래 달라진 대미외교 자세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간에) 그런 조그만 입장 차이 갖고 일희일비하면 국가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다"며 "걱정 말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와 관련, "어떻든 지난 1년반 그럭저럭 관리해왔다"며 "부시 대통령 2기 됐고, 부시 대통령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 생각한다. 이 문제는 며칠뒤 만나겠지만 그때 잘 상의해 되도록 빨리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잇따른 '자주외교' 입장 표명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조율차 이종석 NSC사무차장이 미국을 방문한 이래 나온 것으로, 실무조율과정에 대북정책을 놓고 커다란 견해차가 있었던 데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어 20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스페인, 폴란드처럼 우리도 미국에 동포가 많아 파병했다"**

진통끝에 결정된 이라크 파병 결정과 관련, 노 대통령은 파병결정을 하는 데 재미 동포도 하나의 고려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반기문 장관이 외교보좌관할 때 스페인이 왜 이라크에 파병했는지 물었더니 '미국에 스페인계 국민이 아주 많다'고 얘기하더라. '폴란드도 그렇냐'고 물었더니 '미국에 폴리쉬(폴란드인)가 많다'고 얘기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반기문 장관이) 저를 넌지시 쳐다 보는 눈치가 '따라서 우리도...' 이런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정치에서 여야를 게임으로 보고 가자"**

노 대통령은 "제 또래 윗분들은 아직도 정치를 전쟁 개념으로 본다"면서 "이제 한국도 '전쟁 민주주의' 말고 '게임 민주주의'를 했으면 좋겠다"며 최근 극우 보수세력의 조직적 준동 움직임에 대해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게임 결과를 산뜻하게 존중하고 다음 보고 그 반대 쪽에서는 정책으로 치열히 싸워도 인정하는 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예전에는 정치 게임서 지면 살기 어렵도록 전쟁서 진 것처럼 돼서 어려움을 겪고 정치 게임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이었는데, 이제 민선 대통령도 몇번 지났고 선거에 관한한 미국에도 큰소리 할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게임 하기 때문에 정치에서 여야를 게임으로 보고 가자"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게임 지면 다시 열심히 체력단련하고, 패자부활전하고 이렇게 가야 한다"며 "해외에 있을수록 국내 정치에 훨씬 관심 많은데 내부서도 이런저런 갈등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게임 한번 하는 수준으로 생각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앞으로 정치를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항상 다음에 기회 있도록 바꿔가려 한다"며 "여러분 해외 있으니 이당이다, 저당이다, 또 고향 떠나 있는 분들이니까 더욱 고향갖고 가르지 말고 극복해달라"고 덧붙였다.

***"좌파.우파 정책 모두 쓸 것. 대기업은 위기라 하는 것 옳지 않아"**

경제정책과 관련해선, 노 대통령은 "이 시기에 좌파냐 우파냐 정책을 한쪽으로 재단하는 것은 낡은 생각"이라면서 "저는 우파 정책도 좌파 정책도 다 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놓고 성장의 함정이냐, 분배의 함정이냐 구분해 얘기하는데 이 두개가 동전 양면같아 따로 떼서 생각해선 안된다"며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이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좌파'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 경제를 위기라 말해도 좋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위기라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경제적으로 강한 경제력이 큰 대기업쪽 사람"이라고 대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노 대통령은 "(대기업들은) 역사상 가장 재무구조가 좋고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리고 지금도 호황 누리고 있고 투자 여력도 많다. 그분들이 위기를 제일 많이 말하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면서 "위기 요인은 성장의 함정에 있는 게 아니라 양극화의 함정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노동계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노총이 가장 큰 목소리 내고 있는데 대부분 대기업 노동자들이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지 실제 심각한 노동자의 직업 안정성, 소득의 문제는 전혀 다른 데 있다"면서 "노동자의 연대를 제일 먼저 고려하지 않는 그들만의 노동 운동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대기업 노조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재차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심각한 양극화를 반드시 극복하려 한다"며 "아무리 빠른 속도로 제 임기동안 경제를 회복시켜도 내부 양극화를 극복 못하면 다음 정권 때 심각한 애로를 겪게 돼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임기중 빠른 경제 회복 곡선 그리려고 하지만 본격적인 성과는 다음 정권에 나타날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가려 한다"며 "(아르헨티나의) 메넴(대통령)이 마지막에 성공 못한 것은 빠른 성장 가운데 양극화에 대처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백조 연기금 풀지 않으면 경제 상당히 어려워져"**

노 대통령은 또 경기 부양책과 관련,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뉴딜 정책'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연기금 동원의 정당성을 강력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1백조 정도 연금기금이 있는데 이 돈이 묶여 있으면 결국 경제법칙에 의하면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쓰자는 게 아니고 우선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거 풀지 않으면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뉴딜적 경기 부양-투자 얘기하는데 한국이 지금 소득은 만2천불 있지만 축적이 적다. 잘 살고 세금 많이 거둔 적이 오래되지 않아 사회간접자본이 약하다. 연기금 투자를 좀 해주면 정부가 사회간접자본을 빨리 확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각에서는) 세금을 낮추자는 데 우리 한국이 사회 보장이나 사회간접자본 축적도가 원체 낮아 세금 낮추면 국가적 수요 도저히 알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세금 낮은 세 나라 중 하나로 감세 얘기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LA 방문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로 이동, 15일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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