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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국보법 '대체입법'으로 '또 후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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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국보법 '대체입법'으로 '또 후퇴' 조짐

'안개모' 등 반발하자 "한나라와 협상에서 '대체입법' 배제 안해"

'국가보안법 폐지-형법 보완'으로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이 '대체입법' 쪽으로 후퇴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에 이어 열린우리당내에서도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등 보수세력의 반발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당 "한나라당과 협상 과정에서 대체입법 배제 안해"**

한나라당과의 접촉창구인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한나라당과의 협상 가능성이) 4안밖에 없다면,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서라도 당론을 다시 모을 용의도 있다. 모든 것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4안'이란 대체입법을 가리킨다.

그는 "한나라당 등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대체입법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해, '대체입법'으로의 당론 변경 가능성을 분명히 시사했다.

열린우리당은 법안심리 일정을 명분으로 20일 국회에 '4대 개혁입법안'을 일괄제출키로 하되, 추후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대체입법'으로 당론을 바꿀 여지도 크게 남겨뒀다.

***'안개모' 등 당내 보수세력 반발에 지도부 '흔들'**

이같은 기류는 당내 '안개모' 등 대체입법론자들의 압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개모' 소속 조성태 의원은 전날 천정배 원내대표와 만나 "형법 보완으로는 안보 공백과 국민 불안을 메우기에 부족하다"며 "지도부가 대체입법안을 포함해 국보법 보완입법 논의에 임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7일 형법개정으로 최종 결정된 정책의총이 끝난 후에도 대체입법을 포기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총에서 열린우리당은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원내 지도부에 '재량권'을 부여키로 한 점도 '후퇴'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지적이 있다.

'안개모'는 이에 따라 대야협상이 본격화되는 국정감사 직후 모임을 갖고 대체입법으로 당론 변경을 관철시켜나가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개모'는 '미국통'인 유재건 의원이 수장을 맡고 안영근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는 모임으로, 박상돈, 심재덕, 안병엽, 안영근, 유재건, 이계안, 정의용, 정장선, 조배숙, 조성태, 유필우, 서재관 의원 등 20여명이 당내 안보외교 관계자들이 주로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우리당 수뇌부 '고심'**

우리당 지도부로서는 형법 개정안 '독자추진'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우리당의 '4대 개혁과제'에 대한 실력저지 방침이 확고하고, 국보법에 대해선 '개정은 가능하되 폐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에서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더욱이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18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보법을 존치시키되 일부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8.4%로 나타나자, 우리당 지도부는 강행처리에 크게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대체입법안으로 당론을 변경, 한나라당과 협상에 나서자"는 우리당내 보수세력 목소리가 재차 힘을 얻고 있다. 대체입법안은 현 국가보안법의 조항을 대부분 담고 있어 한나라당과의 협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리당, 민노당 버리고 한나라당 택하나**

이같은 우리당 방침 변경 조짐은 현 당론인 형법 개정안으로는 어차피 민주노동당, 민주당과의 공조유지가 불가능한만큼, 제1야당인 한나라당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계산이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기도 하다. 현재 민노당은 '국보법 완전폐지'를 민주당은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어, 3당 공조가 난망인 상태다.

실제로 이종걸 부대표는 "(민주노동당 민주당과의) 공동발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공동 입법발의만 공조가 아니지 않느냐"고 '3당 공조' 난망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국보법, 언론개혁법은 어렵지만) 과거사기본법과 사립학교법에 대해선 민노, 민주당도 공동입법 발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사안별 분리 대응'으로 협상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시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 역시 "처음부터 단독처리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면서 "중요한 국사이고,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함께 국회를 책임지고 있는만큼 야당이 반드시 이렇게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법안 발의후 한나라당과 본격 협상을 시사했다.

이종걸 부대표도 "한나라당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은 게으르고 무능하다"고 비판하면서도 "하루빨리 한나라당이 입장을 결정해서 제안하면 어느 입장도 논의가 가능하다"고 협상에 무게를 뒀다.

한편 한나라당도 조만간 4대입법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달 3일까지 대안을 마련한 뒤, 4~5일 당론으로 확정키로 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우리당이 대체입법 쪽으로 급선회할 경우 '개혁 후퇴'에서 '개혁 포기'로 방향을 바꿨다는 민변 등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과연 우리당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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