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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장성호, 핸디캡 극복한 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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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장성호, 핸디캡 극복한 銀

[프레시안 스포츠]시드니 1회전탈락 아픔도 날려

19일(현지시간)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유도 1백Kg이하급 8강전. 장성호는 유럽선수권 우승자 아릭 제비(이스라엘)를 맞아 절반을 빼앗겨 힘겨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장성호는 종료 54초를 남기고 다리들어메치기로 한판승을 거뒀다. 비록 메달이 결정나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권성세 감독은 물론이고 관중석에 있던 전기영 코치 등 한국선수단은 일제히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끈질기게 장성호를 괴롭혀 온 부상과 경기중 주로 왼쪽손만 사용해야 하는 핸디캡을 이겨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중 오른손 못쓰는 핸디캡 극복한 장성호의 값진 銀**

최대고비였던 8강전을 통과한 장성호는 준결승에서도 미하엘 유락(독일)을 1분 36초만에 오금잡아 메치기 한판승을 따내며 결승에 진출했다.

금메달이 유력시되던 장성호는 결승전에서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활기찬 공격을 펼치지 못한 채 먼저 지도 1개를 받았다. 이후 상대 마카라우(벨로루시)도 지도 1개를 받았고 팽팽한 승부는 계속됐다.

하지만 마카라우는 기습적인 다리잡아 메치기 절반으로 장성호에 앞서나갔고 장성호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각오로 맹공격을 했지만 유효 1개를 얻는데 그쳤다. 장성호로서는 아쉬운 한판이었지만 시드니 올림픽때 금메달 후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1회전에 탈락했던 아픔을 씻었다.

경기후 장성호는 공식인터뷰를 통해 “언론에서도 예상했듯이 내가 메달을 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메달을 보지 않고 왔다. 하지만 시드니올림픽 때 초반에 실패한 걸 만회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다”라고 밝혔다.

장성호는 힘이 좋은데다 유연성도 뛰어나 일찌감치 한국 유도의 기대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장성호는 1996년 세계청소년대회 우승이후 시니어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잊혀진 이름이 됐다.

장성호가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건 1998년 9월 무차별급 대회에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유도를 대표하는 선수인 전기영(현 대표팀 코치)을 허리후리기로 제압할 때였다.

재기에 성공한 장성호는 같은해 11월 꿈에 그리던 대표팀에 선발됐고 독일 오픈에서 생애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시드니올림픽에서 장성호는 1회전에서 어이없이 패했고 한국유도는 결국 ‘노골드’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메달후보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장성호는 유도 대표팀 최고참으로 성실하게 아테네 올림픽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이 결국 고질적 무릎부상속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따내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

장성호는 유도선수로는 보기힘든 왼손잡이다. 하지만 그는 선천적인 왼손잡이가 아니라 만들어진 왼손잡이다. 초등학교 시절 오른팔이 부러졌을 때 뼈를 잘못 붙여 오른팔로는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왼손잡이가 된 것이다.

“세계선수권에는 선발만 되면 당연히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장성호의 은메달이 더욱 값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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