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민지지 낮은 후보연대 반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민지지 낮은 후보연대 반대

이회창총재 라이벌은 더 이상 김대통령 아니다

한참 뜨고 있다는 세간의 말 그대로 26일 오후 4시쯤 여의도 정우빌딩 5층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의 개인사무실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이 최고위원의 측근들도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었고 웃음이 많아진 듯 싶었다. 사람이 많아서인지 사무실도 훨씬 좁아보였다.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온 이 최고위원의 한 지인 때문에 인터뷰가 늦어져 기다리는 동안 이 최고위원의 측근들은 프레시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최고위원은 당초 약속시간보다 30여분 늦게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의 많은 일정 때문인지 좀 피곤하고 꺼칠해 보이긴 했으나 자신감 넘치는 예의 모습은 여전했다.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황을 반영한 듯 ‘지금 이 구도대로만 가면 이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겠다’는 의지가 뚜렷이 드러나 보였다.

정관용 정치에디터가 진행한 인터뷰는 정확히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프레시안 : 첫 번째 질문은 이렇게 골랐다. “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가?”

이인제 : 우리나라는 21세기 새로운 문명의 전환, 새로운 세계질서의 변화에 적응해 새롭게 도약하고 경제번영, 민족통일, 인류문화 창달 등에 기여하는 진정한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와 비전, 가치관을 가진 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독립국가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 산업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지식문명으로의 전환에 몸으로 적응하면서 실천해 가는 농업사회 이후의 세대, 또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로 민족을 통합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쟁의 경험이 없는 전후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서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야 한다.

프레시안 : 양김 집권 10년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 다음번 대통령이 갖고 있는 역사적 책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인제 : 양김의 정치철학은 권위주의에 대항해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신장해야 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지도력을 발휘했다. 정치적 면에서 그 10년은 탈권위주의, 민주주의로의 이행이다. 권위주의 정치체제, 시스템, 체질, 문화 등을 민주주의로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양김이 그래도 일관되게 권위주의 방향으로 후퇴하지 않고 권위주의 체제를 부수고 민주주의로 향해 달려 나간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 일부에서 혼란과 불확실성이 없는 안정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왜 빨리 운영되지 않느냐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의 발전과정을 보면 어떻게 하루아침에 낡은 체제가 무너진 자리에 들어선 새로운 체제가 그렇게 빨리 힘을 받을 수 있나. 정치적 차원에서 보면 권위주의가 극복되는 과정을 그래도 잘 극복해 나왔다고 본다.

*** “전후세대가 정치 전면에 나서야”**

이후 새로운 정권은 민주주의의 가치가 잘 구현되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체제와 시스템, 체질, 문화, 한마디로 새로운 질서가 잘 구축되도록 해야 한다. 그 점에서는 역설적으로 양김은 아주 혹독한 권위주의와 싸우다 보니 가치에 있어서는 민주주의를 지향하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권위주의적 방식이 들어 있었고 또 그것이 지금은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후 정권은 그런 한계를 아니까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민주주의적 질서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최근의 이 정권에 대한 민심은 어떻다고 보나

이인제 : 국민들이 불안, 혼란, 고통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잘 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대통령, 당에 대한 지지도가 많이 내려가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본질을 다르게 생각한다.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주의가 나오는 과정, 경제적으로는 관치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변하며 기존 산업경제가 침체되고 새로운 지식경제의 여명이 터오고, 이데올로기상으로는 냉전의 시대가 해체되고 화해협력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데, 그런 역사적 전환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불안정과 혼란과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미처 적응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것이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는 과정에서의 진통이다. 국민들이 정권에 대해 불평, 불만, 불신을 표출하고 있는 것은 말하자면 더 잘하라고 하는 채찍이지 과거로 돌아가는 명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다소 추상적이다. 역사적 전환의 시기에 불가피한 진통이라면, 정권의 잘못은 없었다는 말인가? 가장 큰 잘못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인제 : 물론 잘못은 있었다. 대전환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책들이 지나고 나서 보니 착오도 있었고 예측하지 못해서 불완전한 것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의약분업이라든지 일부 교육개혁에 관한 정책들은 많은 문제가 야기된 것 아닌가. 의약분업의 경우에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사전에 충분히 완벽하게 조사분석이 되고 대책이 마련되고 질서 있게 (금방 안되면 쫓기는 입장도 아닌데) 하지 못해 많은 불편과 재정상의 어려운 문제들이 일거에 야기되어 있다. 교육개혁도 충분한 수요와 공급 예측 못한 착오, 이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 당․정․청 개편에 불만이지만 대통령의 선택 인정해야**

그런데 이 대전환이라는 것은 역사상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 관료(정당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정책을 주도할 역랑도 없다)가 이런 큰 전환,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물샐 틈 없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해 나가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나 잘못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다.

프레시안 : 작년부터 당내에서 당정쇄신 요구가 나왔지만 DJP 공조 파기 이후 당.정.청 개편내용에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 당내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이용호 게이트 등도 터져 이 정권이 심각한 레임덕에 빠져 상황을 타개할 능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인제 : 그러한 비판을 잘 듣고 있고 많이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번 DJP 공조가 깨진 뒤 당 의원들의 연수회에서 많은 의견을 취합, 이제 국민들에게 감명을 줄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해서 그런 의견들을 대통령께 올렸고 저도 최고위원회의나 다른 채널을 통해 의견을 말씀드리고 했다. 결국 대통령께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그 점에 대해 당내에서도 불만이 많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당의 의견 또 여러 군데서 많은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정국을 이렇게 끌고 가고 당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결정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다시 또 출발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 이런 입장이다. 불만스럽지만 이런 진용을 가지고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향해서 한 걸음씩 나가는 방법밖에 없겠다. 그리고 또 기회는 오는 거니까 그 기회는 좀 더 국민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된다.

이용호게이트 등 스캔들은 앞으로도 많이 터져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것들은 결국 강도 높게 의문의 여지가 없이 완전히 실체를 드러내 놓고 규명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서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해소해나가는 것 이외에는 무슨 다른 방법이 있겠나. 아마 지금 그런 방법으로 할 것이고 우리 당에서도 우리가 먼저 특검제로 하자고 했다. 야당이나 일반 국민들도 그 정도면 더 이상 숨기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밝혀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특검제 아니냐.

***“특검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의”**

프레시안 : 특검제는 당에서 먼저 건의한 것인가. 대통령이 지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인제 : 청와대라는 것이 뭐 대통령이 당의 총재니까...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다만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자. 야당은 의혹만 키우고 야당은 수사결과를 보고 특검제를 하자 이렇게 이야기하며 의혹만 계속 증폭시키지 않나. 그럴 바에는 빨리 특검제를 해서 본격적 조사에 착수하도록 대처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의혹사건이 나오더라도 그러한 각오를 가지고 대처할 것이다.

프레시안 : 대통령의 이번 당․정․청 개편 선택에 불만이 있더라도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그런 선택은 왜 내려졌고 어떤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석하나

이인제 : 그건 잘 모르겠다. 대통령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께서는 역시 국가의 최고지도자로서 풍부한 정보와 비전을 가지고 전략을 세우고 이런 결정이 내리진 것이 아니겠나. 인사야말로 전략 중에 가장 큰 전략 아닌가. 그래서 결론이 나기 전에는 어떤 의견도 내놓을 수 있지만 일단 결론이 나오면 거기서 출발하고 또 어떤 계기가 왔을 때 새로운 의견을 내고 해야 않겠나.

프레시안 : 이번 조치 이후 동교동계를 비판하는 김근태 최고위원, 동교동과 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화갑 최고의원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인제 : 김근태 최고위원에게도 새로 출발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을 분명히 전했고, 본인은 본인의 입장을 좀더 강력히 표현해야 겠다고 말하더라. 누가 됐던 우리 당은 민주정당이니 다 자신의 의견을 제한 없이 발표할 수 있다. 당은 그런 다양한 의견을 용해하면서 더 민주적이고 국민적인 정당으로 발전돼 나가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전제는 당의 단합은 더 강화되고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라와 당이 위기상황이고 이런 때는 단합을 전제로 비판적 의견도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분들이 당의 단합이라는 전제를 잊지 않고 말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동교동계가 이 최고위원을 지지한다고들 하는데...

이인제 : (웃음)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아는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오랜 동안 민주화 투쟁을 해오고 정권교체를 이룬 분들을 통칭해서 동교동계라고 하는 건지, 비서를 지낸 분들만 동교계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 당에 다른 무슨 계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동교동계는 언론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로 쓰여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계보정치는 이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양김이 같은 당에 있을 때 또 그전에는 계보라는 것이 뚜렷이 있었다. 그러나 양김이 갈라서고 나간 뒤에 각 당에 무슨 특별한 계보가 있었나.

지금 우리 당에는 작년 창당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많은 신진세력이 들어왔고 나도 그 직전에 들어왔다. 당이 국민,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마당에 이제는 우리 정치에 과거의 계보정치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정치사회적인 여건이 전혀 아니지 않는가. 파벌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당내 정치를 분석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하지만 (민주)당이 분명히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늘 보도가 되지 않는가

이인제 : 보도가 되는 것이야 뭐, 그렇지 않다. 동교동계라는 것이 모여서 회의하는 것 한번 본 적 있나. 나는 그런 것도 못 봤다. (머뭇머뭇하며) 그리고 나는 97년 대선이후 한참 뒤에 합류했던 사람이고 지난 총선직전에 신진세력이 많이 들어왔는데, 그럼 그전에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시킨 분들은 다 한덩어리로 움직였는데(거기에 다른 무슨 파벌이 있었나). 이런 상황에서 지금 동교동계와 비동교동계를 구분한다면 뭘 기준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다. 비동교동계라면 나하고 새로 들어온 신진세력들이 가장 대표적인 비동교동계일텐데... 그런 계보라는 잣대로 우리 당내 정치를 분석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이 최고위원이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이른바 동교동계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그래서 현 정국운영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삼가고 있다고 하는 해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인제 :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 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야기했고 다른 계통을 통해서도 새로운 내각개편을 통한 국정운영 당정운영 등에 대해 내 의견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걸 가지고 전투하듯이 하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야말로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당도 국정운영에 막중한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미국에서 테러발생 이후에 미국국민들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을 봐라. 50%대로 내려갔던 부시의 지지도가 90%로 올라가 있지 않은가. 지금은 자기 생각과 다른 것이 있더라도 당의 단합이 좀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정계개편 없이 양당체제로 대선 치를 것이다”**

프레시안 : DJP 공조 파기 이후 정계개편설이 많다. 대선까지 정계재편이 가능하다고 보나

이인제 : 거의 어려울 것으로 본다. 우리 당과 한나라당 양당체제로 대선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프레시안 : 그 이유는

이인제 : 뭐, 이유가 없다. 나는 직관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한-자동맹설도 있고, 얼마전 YS-JP가 만났고, 또 최근 김윤환 민국당대표가 움직이고 있다는 설도 많은데, 이런 여러 가지 구상을 하더라도 현실화될 수 없을 것이란 말인가

이인제 : 새로운 정치세력이 형성되려면 기존 정당들이 점유하고 있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 또 상징적 인물, 조직화 여건 등이 다 구비돼야 한다. 지금 그런 조건들이 성취될 수 있겠는가. 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양당체제라는 것은 자민련이 고사될 것이라고 보는 건가

이인제 : 그건 그분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러나 지금 자민련의 국민지지가 아마 5% 미만일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끌어올려 3파전 대선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프레시안 : 그럼 민주당과 자민련이 다시 합칠 가능성은

이인제 : 그러니까 그건 자민련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느냐는 그 분들의 선택이다.

프레시안 : 민주당의 일부 이탈 가능성은

이인제 : 거의 없다고 본다. 우리 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마찬가지로 투쟁을 해도 당 안에서 투쟁하게 될 것이고 울타리를 벗어나면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당내 비판 연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경선 내년 4월쯤 열릴 듯**

프레시안 : 최근 김근태 최고위원과 당내 소장파, 한화갑 최고위원, 정대철 최고위원등 당중진급에서 현 지도부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이들이 연대해서 동교동 주류에 조직적으로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대한 생각은

이인제 : (웃음) 한화갑 최고의원도 그런 연대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말하더라. 각자 자기 정치적 주장을 내세우고 많은 노력해 나갈 것이다. 나는 당 안에서 연대를 하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앞으로 당내 경선은 어떻게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는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누구인가

이인제 : 내년 초부터 3개월 가까이 경선 참가자들이 국민과 당원 앞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일 시간이 있을 것이다. 자기의 정치적 포부와 비전, 신념, 철학, 정책 등과 인간적 배경까지 모두 다 국민 앞에 노출시키는 시간이 있다. 국민과 당원이 누가 과연 당의 후보로 적합하고 대통령으로 국가를 잘 경영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형성할 것이다. 그때 가장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당원의 지지를 많이 받아서 후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걸 쉽게 비유하면 경선 그 자체로서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니고 후보를 뽑는 것이다. 이 경선은 말하자면 올림픽 본선에 나갈 국가대표를 뽑는 것이다. 각자 자기 레인에 서서 각자 뛰는 것이고 제일 빠른 사람을 본선에 보내는 것이다. 가서 1등하라고 말이죠. 그런데 2등 3등하는 사람이 연대해서 1등한 사람을 제치고 그 중에 한명을 내보내면 당이 어떻게 되겠어요. 그러니까 경선은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경선다운 경선을 해본 역사도 없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알지 않나. 미국에서 부시, 존 매케인, 엘리자베스 돌이 각자 뛰고 그중에 둘이 국민의 지지상 도저히 될 수 없으니 중간에 포기하고 부시를 후보로 만들지 않았나. 똑같은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되지 않고 2, 3, 4등이 연대해서 그 중에 한 사람이 후보가 되는 일이 일어난다면 지난 대선 때처럼 또 다시 탈당할 것인가

이인제 : (큰 웃음) 거참... 수없이 들어본 질문이다. 지난 번 신한국당 때 독자출마를 결심한 것은 경선과 상관없이 전혀 새로운 정치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경선 후 나는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결과에 대해 가타부타 말 한마디 해 본 일이 없다. 나는 가장 깨끗이 경선에 승복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 뒤에 당의 공식후보가 국민지지도 55% 이상에서 10%대로 추락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당의 후보는 당의 승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국민이 버린 후보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 후보 본인이 사퇴하든지 당에서 후보를 바꿔야 되지 않겠나. 그런데 그런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때 저는 새로운 결심을 한 것이다.

***“97년 탈당은 경선불복 아니다”**

그것을 한나라당은 줄기차게 경선불복이라며 나에게 도덕적 상처를 입히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석 달 이상을 다 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냐.

우리 당은 전국정당, 국민정당, 개혁적 민주정당을 표방하는 당이다. 또 대통령께서도 3번인가 공개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당의 지지를 받아서 후보가 될 것이라고 국민의 지지와 당원의 지지를 일치시켜서 말씀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한 질문 (경선에서 지면 탈당할 것인지 여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프레시안 : 국민 지지도는 어떻게 확인하는가

이인제 : 여론조사로 아주 과학적으로 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가장 최근에 본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조사는 어떤 것인가

이인제 : 그건 자료를 보라. 내입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이회창 총재와 일대일 대결 시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경선을 앞두고 2-3개월 동안 국민 앞에서 평가받는 기회가 중요하다. 그때 국민들이 진정한 지지와 믿음을 보내줄 것이기에 그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 후보는 이회창 총재가 될 것이고 보는가

이인제 :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이회창 총재에 대한 평가는

이인제 : 나는 평론가가 아니다 (웃음)

프레시안 : 경선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하고, 본선에서 이회창 총재와 맞닥칠 때를 대비한 대선전략은

이인제 : 대선전략을 지금 공개하면 안 되고 공개하면 이미 전략이 아니다(웃음). 이회창 총재는 뒤늦게 정치에 입문해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머뭇거리다가) 지금 나라의 형편을 생각해서 한 가지 말씀드린다면 우선 국가가 좀 더 안정되고 좀더 발전할 수 있는 차원에서 야당 최고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회창 총재의 라이벌은 더 이상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다”**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그분이 김대중 대통령과의 경쟁은 이미 끝난 것이다. 더 이상 김대중 대통령이 그 분의 라이벌이 아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가를 경영함에 있어서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키워나가고자 하는데 있어서는 힘을 보태고 명백히 잘못이 있을 때는 비판하고 이렇게 해야지 모든 일을 다 부정하고 가로막고 이렇게 되면 그것은 나라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진정한 라이벌은 지금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다른 사람이다.

프레시안 : 그 새 라이벌이 이인제 최고위원 본인인가

이인제 : 당의 공식후보가 라이벌이 되겠죠. 아직은 우리 당에서 경선을 안 거쳤으니까..(웃음)

프레시안 : 내년 대선의 키워드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인제 : (웃음) 지금 연구하고 있다. 요즘은 변화가 너무 빠르고 내년 대선까지는 1년 이상 남아있다. 지금 상황의 변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변화의 본질을 꿰뚫어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 대선 때 국민들에게 공감과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 내겠다.

프레시안 : 인터뷰 처음에 전후세대, 세계의 변화 등을 언급한 것은 세대교체란 개념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이인제 : 그렇다. 우선 해방 이후 세대, 산업화 이후 세대, 전후 세대 등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치적으로는 해방 이후 세대, 사회경제적으로는 산업화 이후 세대, 민족적으로는 전후 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데 더 효율적인 리더십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프레시안 : 김대중 대통령과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이 언제인가

이인제 : 최고위원 회의를 청와대에서 가끔 하니 자주 만나지만 독대한 것은 오래 됐다. 지난 총선이후에는 독대를 하지 않았다.

프레시안 : 김영삼 전대통령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인가

이인제 : 올 정월에 세배하러 가서 만났다.

프레시안 : 김영삼 전대통령을 만날 계획은 있는가

이인제 : 연초에 또 세배하러 갈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럼 1년에 한번 세배만 드리는 관계인가

이인제 : 나는 언제든지 찾아뵐 수 있지만 현재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

프레시안 :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는 언제 만났나

이인제 : 단둘이 만난 것은 대선직후 이외는 한번도 없다. 수없이 뵙자고 요청했는데 시간을 내주지 않았다.

프레시안 : 만나고자 했던 이유는

이인제 : 그때마다 다 이유가 다르다. 미국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인사를 드리려고 했었고, 갔다 와서는 귀국인사를 드릴 생각이었고, 그 뒤에는 여러 계기가 있지 않았나. 총선 전에는 합당을 주장했었고, 그때 그때 뵙기를 청했는 데 청을 받아주지 않더라

프레시안 : 집권하게 되면 북한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인제 : 만나본 적이 없어 잘 모르고 정보도 제한되어 있다. 최근에 많은 정보가 있긴 하지만.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여러 행동을 보면서 과거보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중국 및 러시아 방문에서 한 이야기 등으로 볼 때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의지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음 정권은 김대중정권의 창조적 계승 발전**

물론 김정일 위원장은 많은 제약 속에 있을 것이다. 내부 체제상의 제약 등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다음 정권에서는 남북 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방향은 화해, 협력, 평화의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북한이 오랜 고립 속에 막 문을 열고 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했지만 이제 앞으로는 보다 현실적으로, 실질적으로 또 빠른 속도로 변화를 추구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당선된다면 다음 정권은 햇볕정책 및 경제개혁정책 등 김대중 정부를 계승하는 정권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정권이 되는가

이인제 :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킨다고 이해하면 된다. 정책은 끊임없이 진화, 발전되는 것이고 상황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서 정책을 고도화시키고 효율적인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프레시안 : 야당의 정책은 현 정권의 정책에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 최고위원은 현 정부의 노선을 유지, 발전시킨다는 거죠

이인제 : 그렇죠. 야당의 정책은 반대하는 것 이외에 무슨 내용이 있습니까. 대북정책의 방향 목표는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고 다만 정책의 내용은 끊임없이 진화,발전시켜 나가고 국민들에게 더 많은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해 나갈 것이다.

프레시안 : 인터넷은 즐겨하나

이인제 : 항상 많이 보고 있다

프레시안 : 하루 몇 시간이나 웹서핑을 하나

이인제 : (웃음) 워낙 밖으로 도는 일정이 많아서 보고는 많이 듣고 틈나면 제 홈페이지가 잘 운영되나 보고 있고 또 신문이나 주로 연합뉴스 등 많이 보고 있다.

프레시안 : 주로 뉴스 사이트를 많이 보시는 것 같은데 이제는 프레시안을 많이 봐 달라

이인제 : 자주 보겠다. 고품격의 논평과 질 좋은 보도를 프레시안을 통해 많이 흡수하겠다.

프레시안 : 많이 시간을 내줘서 감사한다

이인제 : 프레시안이 정치문화의 선진화를 촉진하는 좋은 공간이 되고 선구자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