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불펜전쟁’에서 삼성 제압

[프레시안 스포츠]10회 브룸바 끝내기 안타

최근 프로야구는 '불펜전쟁'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 8개구단은 하나같이 중간계투,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셋업맨, 마무리로 이어지는 불펜진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며 대부분 6회만 되면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느라 덕아웃이 분주하다.

9일 펼쳐진 현대와 삼성의 경기에서도 '불펜전쟁'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현대는 10회말 브룸바가 삼성 마무리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결승타를 뽑아내며 3대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팀내 간판격인 김수경을 선발로 내세운 현대는 1회말 정성훈의 우월 홈런 등으로 2점을 먼저 선취했다. 2회까지 김수경에게 무안타로 끌려가던 삼성은 3회초 조동찬이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고 박종호가 적시타를 때려 1점을 추격했다. 삼성은 이후 구위가 다소 떨어진 김수경을 상대로 7회초 김종훈과 진갑용의 연속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와 삼성의 선발투수 김수경과 정현욱이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 경기는 불펜싸움으로 이어졌다. 현대는 이상열, 신철인을 투입했고 삼성은 권오준, 지승민에 이어 홀드부문 1위인 윤성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연장 10회초 현대 김재박 감독은 2대2 동점상황에서 신철인을 강판시키고 슬라이더의 귀재로 통하는 특급마무리투수 조용준을 내세웠다. 슬라이더와 빠른 볼을 적절히 구사한 조용준은 1사후 박종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타점 1위로 찬스에 강한 양준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데 이어 김한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승부가 갈린 건 10회말. 삼성 김응룡 감독은 마무리투수 임창용을 내보내지 않고 9회 1사후 등판한 윤성환을 그대로 밀어부쳤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끝났다. 윤성환은 현대 선두타자 전근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채종국이 정석대로 보내기 번트를 댔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삼성 배터리가 방심한 틈을 이용해 대주자 정수성에게 3루도루 사인을 냈고 친형인 정수근(롯데)못지않은 스피드를 자랑하는 정수성은 3루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윤성환은 급격한 제구력난조로 정성훈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점만 내줘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삼성은 전준호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만루작전을 폈다.

삼성은 결국 21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는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려 브룸바와 맞대결을 펼쳤다. 임창용은 시속 1백50km에 육박하는 바깥쪽 강속구로 브룸바를 압도했지만 5구째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브룸바는 거의 하체가 빠진 상태에서 임창용의 슬라이더를 살짝 건드려 1루수 뒤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에서 2타점을 보태 시즌 72타점을 기록한 브룸바는 타점선두인 양준혁(삼성)과의 격차를 2타점으로 줄였다.

임창용에 이어 세이브부문 2위(20세이브)에 올라있던 현대 마무리투수 조용준은 시즌 7승째를 기록해 다승부문에서도 공동 6위 자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