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도통신>은 17일 "아베 수상은 '내각총리대신' 직함으로 마사카키(真榊) 라고 일컫는 공물을 사비로 봉납했다고 신사 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춘계예대제 때도 신사의 제단에 바치는 화분형태의 제구인 마사카키를 봉납한 바 있다. 또 지난 8월 15일 종전기념일에는 예물 값의 일종인 '다마구시료'를 대납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
아베 총리의 행보를 두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태풍 26호의 재해 대응이 우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총리 취임 이후 역사인식 및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영토 분쟁 문제 등으로 한국, 중국과 정상회담도 추진하지 못한 상황을 의식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이러한 의도대로 한국과 중국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아베 총리가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으나 공물을 봉납하고 예물 값을 대납하는 등의 행위는 사실상 참배를 대신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 아베 본인도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추계예대제 참배에 대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본인은 직접 신사참배를 하고 싶지만 주변국의 반발 때문에 우회적인 방식을 쓰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관련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대변인은 "아베 신조 총리가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또 다시 공물을 보낸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정치인들은 역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반성을 기초로 주변국들과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쌓아 나갈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내각의 각료 중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대신과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공안위원장이 이번 추계예대제 기간 중 야스쿠니 참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8월 15일 종전기념일 때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