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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수단에 미-영과 동일한 경호해달라"

한국정부, 그리스에 '최고경호' 요청키로. "한국도 이제 테러대상국" 시인

정부가 오는 8월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하는 우리나라가 미-영과 함께 테러집단의 주된 공격목표가 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 그리스 정부에 대해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해 미-영에 준하는 최고의 경호를 요청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참가사상 최초로 테러 위협에 전전긍긍하는 국가가 된 셈이다.

***美,英과 같은 최고경호, 그리스 정부에 요청키로**

정부는 7일 오전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한국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보호강화를 그리스 정부에 요청하고, 야외에서 펼쳐질 한국 홍보행사도 축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총리는 이날 회의를 통해 이라크 추가파병이 이뤄지는 8월에 아테네올림픽이 열리는 점을 지적하며 "중대한 시점인만큼 안전대책이 최우선"이라며 "정부의 책임체계를 분명히 하고 안전체계를 확실하게 수립하라"고 지시했다고 최경수 국무조정실 사회수석조정관이 전했다.

정부는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정한 '안전위협평가' 5개 등급 가운데 한국선수단에 대한 등급을 '중(medium)'에서 미국, 영국 등과 같은 '고(high)'로 상향조정해 줄 것을 그리스 정부에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한 교민 안전을 위해 외교통상부에 관련부처들로 구성된 ‘아테네올림픽 관련기관협의체’를 설치하고 아테네 시내 번화가인 신다그마 지하철역에 설치할 계획이었던 ‘한국홍보관’ 운영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가까운 시일내 '안전관련전문단'을 그리스로 파견, 그리스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전반적인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후 동일한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테러의 위협에 노출됐는가를 정부 스스로 시인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도 이제 미국-영국과 동일한 최우선 테러대상국이 됐다는 얘기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NYT, 아테네 올림픽 테러대비 헛점 지적**

실제로 아테네 올림픽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테러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올림픽'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재정부담과 경기장 공사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아테네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3월 알 카에다가 주동한 마드리드 열차폭파사건 및 이라크전황 악화로 테러위협이라는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12억달러가 넘는 돈을 테러대비에 쏟아 부었고 수십만명의 경찰과 군병력을 올림픽에 투입하는 한편, 경기장 주변에 수천개의 CCTV를 설치했고 테러대비 전문가들을 7개국에서 초빙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정부의 테러대책에는 많은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경기장 건설과 각 경기장을 연결해 주는 교통 인프라 확충 작업이 늦어져 올림픽 보안 지휘센터가 7월 중순이 되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따라서 보안요원들이 충분히 훈련할 틈이 없고 보안장비도 체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아테네는 모든 방향에서 비행기를 타고 빠르게 접근이 가능한 곳이며 그리스 해안이 유난히 길고 복잡해 테러기도를 미연에 방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IOC, '제2의 검은 9월단' 사건 재연 가능성에 노심초사**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검은 9월단’으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선수와 코치 11명을 피살한 뒤 보안과 안전을 올림픽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던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아테네 올림픽에 대한 테러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지난 2일 “보안문제는 그리스 정부의 책임이다. 그리스 정부가 테러대비에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보안요원과 선수의 비율이 7대1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안문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아테네 올림픽이 9.11 사태이후 처음으로 펼쳐지는 하계올림픽이란 점에서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영국에 이은 세계 3번째 이라크 대규모파병국이라는 점에서 사상최초로 올림픽에서 테러를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신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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