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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통령 심판 안 받게 잘 부탁한다"

고위당청협의, "정치특보 폐지" "당청회의 정례화 안해"

노무현 대통령은 4일 6.5 재보선에 대해 "사실 공천에 의견도 말 못하고 심판은 내가 받고 억울하다"면서 "대통령 심판 안 받게 잘 좀 부탁한다"며 당 지도부에 재보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정 분리 원칙을 재천명하면서 그동안 문희상 정치특보의 발언을 놓고 당내 논란을 일으켜온 '정치특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한 김혁규 전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에 대한 당내 논란을 염두한 듯 "당이 국회에서 반드시 일사분란하게 대통령을 지원하는 걸 요구하지는 않는다. 당과 개별의원의 판단에 맡긴다. 대통령도 때때로 국회에서 패배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김혁규 카드'를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盧대통령 "공천 개입 안 했는데, 심판 받아 억울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신기남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가진 첫 고위당청협의에서 "선거 때라 바쁘죠"라고 신 의장에게 물으며 재보선 얘기를 꺼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내가 여당이라서 그러는가 선거를 가지고 왜 나를 심판하려는지..."라면서 "공천에 의견조차 내지 않았는데, 심판은 내가 받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부산.경남에서 득표율이 높으면 그건 심판을 어떻게 읽어야 하냐"며 "우리가 이기면 심판은 누가 받는 거냐. 대통령 심판 안받게 잘 좀 부탁한다"며 지도부에 각고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신 의장은 "저는 오늘 아침 제주도 갔다 왔고 천 대표는 다시 제주도 갈 것이고 저는 마치고 부산을 간다"며 당에서 재보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盧대통령 "당도 청와대 운영에 대해 간섭 말라"**

노 대통령은 또 그간 역할 문제로 당 내에서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됐고,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천정배 원내대표와 문희상 정치특보 사이에 갈등을 빚었던 정치특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간 대통령 정치특보로 당과 청와대간 가교 역할을 담당했던 문희상 의원에 대해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했을 뿐아니라 천정배 원내 대표도 견제하고 나선 데 따른 교통정리로 해석되는 동시에, 당의 자율권을 높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 원칙 다시 확인하면서 "평당원으로 당을 지원하는 일은 하되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당도 가급적이면 청와대 운영에 관해 불필요한 논란이나 간섭을 자제해달라"며, 이날 회동을 통해 당과 청와대가 대등한 위치를 확립해야 한다는 등 청와대 운영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당내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다.

***盧대통령, 당청협의 정례화 요구 거부**

이어 노 대통령은 신기남 의장의 '고위당청협의' 및 '당정협의' 정례화 요구를 거부했다.

노 대통령은 당청협의에 대해 "언제든 일이 있어 당에서 요청하면 특별한 격식없이 만나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정례화하자는 신 의장 제의를 완곡히 거절했다.

당정협의에 대해서 노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정책협의는 고위당정협의제도에 따라 해나가도록 한다"며 "고위 당정협의는 총리가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과 당에서 정조위원장까지 참석하되, 중요한 정치적 판단이 필요할 경우 정책실도 참여하자"고 말했다.

***盧대통령 "대통령도 국회에서 패배 받아들일 준비 돼 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이 국회에서 반드시 일사분란하게 대통령을 지원하는 걸 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당과 개별의원의 판단에 맡긴다"고 말했다. '김혁규 카드'에 대한 당내 일부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도 때때로 국회에서 패배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여, 김혁규 카드를 강행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아주 중요한 정책일 때는 단결해야 겠지만, 단결을 위한 단결을 하지는 않는게 좋다"며 "백 퍼센트 승리하려 하면 무리가 발생한다. 가끔 여당의 분표로 패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정책에 대해선 여당이 협력해 줄 것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 "앞으로 대통령은 정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국가원수, 행정수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김혁규 총리 지명 80여명 설득"**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에 김혁규 총리 지명 문제와 관련, "그동안 당의장과 둘이서 80여명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며 "의원들은 대통령 인사권 존중한다는 듯을 밝혔고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임명동의안 가결 의지를 보여줬다"고 보고했다. 천 대표는 "추후로 2~3일간 다른 의원들 더 만나서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실제 의원들을 만나본 결과, 언론 보도와는 달리 사전에 대화하고 조정하는 노력이 부족한데 대한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총리가 지명되면 당론을 통해 해결해 가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선거후 내주초 총리가 지명되면 총력을 다해 차질없이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재보선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김혁규 의원이 직접 거론됐냐'는 질문에 "당에선 김 의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열린우리당에 공식 입당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날 고위당청협의는 오후 3시에 시작해 1시간 가량 진행됐다. 당에선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의장, 임종석 대변인이, 청와대에선 김우식 비서실장, 김영주 정책기획수석, 이병완 홍보수석, 윤태영 대변인이 참석했다. 문희상 의원은 대통령 정치특보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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