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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용병으로 이라크에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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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국의 용병으로 이라크에 갈 수는 없다”

[인터뷰] 우상호 당선자“천정배와 정동영 차이 크다”

지난 98년 "정치변화 없이 사회변화 없다"는 결의로 제도정치에 도전한 소위 '전대협 세대'는 2차례의 총선 도전 끝에 12명이라는 적지 않은 의원을 17대 국회에 배출했다. 이들의 원내진출은 17대 국회의 지형도를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그리도록 한다.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한 것도 이들 '운동권' 세력의 원내진입에 따른 정치권 내부의 변화가 추동한 면이 적지않다. 미군의 이라크포로 고문, 현지상황 악화 등 외적 요인을 주시하고 우려하는 시선이 의회 내에 확산됐다는 것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우상호 당선자(서대문을) 역시 파병 재검토를 비롯한 제반의 사회적 개혁 추진에 적극적이다. 프레시안은 12일 오후 우 당선자의 서대문 사무실을 찾아 '전대협 세대'의 개혁 의지를 가늠해봤다.

***"한미동맹 위해 모든 것 포기하는 것은 주권국가 아니다"**

인터뷰 도중 우 당선자는 '평화', '개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고, 유난히 힘주어 말했다.

그에게'평화'에 반하는 이라크 파병은 당연히 재검토 대상이다. "끊임없이 미국과 이라크 국민들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고, 포로학대로 전쟁의 정당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만 불쑥 파병한다는 것은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논리에서다.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의 책임방기"라는 강한 주장도 했다.

또한 "평화재건이라는 목적조차 제대로 달성할 수 없는 조건을 무시하고 파병하는 것은 국회 결정의 자기 정당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미국의 용병으로 이라크 국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부대를 파병하는 것은 16대가 정한 취지와 다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단언했다.

다만 16대 국회 때 노무현 정부는 파병을 결정했고, 자신이 속한 열린우리당이 이를 동의했다는 딜레마는 곤혹스럽다. "이미 국가적으로 결정된 사안을 이제와 백지화하는 데서 오는 또다른 국가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따라서 그는 "파병 결정을 번복하기는 어렵더라도 이라크로 주권이 이양되고 유엔이 주도하는 다국적 평화유지군으로 참여해 국제적으로 떳떳할 수 있어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제의한 '파병 대신 재정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명분없는 파병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개혁과제 수행 위해 '전대협 세대' 독자 블럭화 추진**

국회 상임위로 문광위를 희망한 그는 "누구보다 언론이 바뀌지 않고서는 건강한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론개혁에 의지를 보였다. 방점을 찍은 분야는 신문시장 개혁.

그는 "현재 신문시장의 지배적인 질서는 불공정과 교란이다. 신문이라는 매체가 왜 자전거와 경품을 주느냐. 세계적인 코미디다"며 일부 거대신문의 불공정 행위를 비꼬았다. 따라서 그는 언론문화와 관행에 대한 언론의 자정을 강조하면서도, 언론사 소유지분 제한, 편집권 독립, 언론피해자 구제 등 제도적 개혁 추진에 적극성을 보였다.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과거의 반민주 악법들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단호하다. 마찰이 있는 개혁과제는 뒤로 미루자는 정동영 의장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개혁은 당연히 개혁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는데, 그 반발이 두려워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같은 개혁과제들을 추진함에 있어 그는 '몰아치기식' 접근은 반대했다. "선명한 주장을 하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한발짝 나가는 전진을 선호한다"는 현실론이다. 이에 따라 그는 당내 이견 세력의 설득, 야당과의 협상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당내 개혁적 목소리를 응집시키기 위해 '전대협 세대'의 독자 블록화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일부 언론이 '평화외교연구회'라는 명칭으로 모임이 보도한 데에는 "확대보도"라고 했으나, "당 내 구성원들이 공부를 하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기본적인 모임은 권장돼야 한다. 조만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3김시대 퇴조 이후 한국정치의 미래를 이끌어갈 한 세력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향후 한국사회의 미래가 '운동'이 퇴조했음에도 훨씬 개혁적, 진보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운동권 세대'의 원내진출에 대한 의미부여와도 맞닿아 있다.

***"천정배-정동영 차이는 천정배-김근태 차이보다 크다"**

한편 천정배 대표 체제의 등장에 대해 그는 "원내 정책정당화를 표방하고 있는 정당의 초대 원내대표로 천정배 대표가 됐으나 당 운영에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을 중심으로 한 3선 그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것이고 이를 따르는 세력이 당내 영향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원내대표 선거과정에서 소위 '재야파'의 일부가 천 대표의 개혁성을 지지하며 이탈한 점을 지적하며 "파벌과 계파의 문제로 접근하는 분석은 완전히 오류에 빠진다"고 말했다. 계파간 파열음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경계의 의미와 함께, '천신정 트리오' 사이의 미묘한 분화를 간파한 주장으로 비쳐졌다.

이는 "천신정이 하나라고 하지만 천정배와 정동영의 차이가 천정배와 김근태의 차이보다 더 멀어졌다"고 말한 대목에서 확연하다. 그는 "천 대표의 소신과 원칙이 17대 국회 초기 개혁과제가 차질없이 수행되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며 "설사 이 후보를 지지했던 초선의원일지라도 천 대표가 개혁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지지를 다짐했다.

다음은 우상호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전문.

***"재야파냐 당권파냐 이분법 무의미"**

프레시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우상호: 재미있었다. 78대 72란 스코어도 재밌었고 경선을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하는 것도 처음 봤다.

프레시안: 이해찬 후보를 지지한 세력으로 분류되는데.
우상호: 내가 지지한 후보는 떨어졌다. 그러나 개혁대 보수의 싸움이었으면 당연히 개혁에 섰겠지만 두분 다 개혁적이라고 봤다. 이해찬 선배가 됐으면 개혁을 안했고 천정배 선배가 돼야 개혁을 한다는 이분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개혁의 완급, 우선순위 문제에 대한 입장차는 있었다.

프레시안: 천정배 대표가 강조한 개혁 속도, 우선적 아젠다 등에 대한 거부감인가.
우상호: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당내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일단 17대 국회 초기 원내대표는 그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경륜과 안정감이 필요하지 않는가 정도의 문제인식이었다. 다선 의원이 하는 것이 당의 중진과 초선 사이에서 큰 불협화음 없이 해 낼 수 있지 않은가 해서 지지한 것이다. 천 선배가 된 것은 국민들이 개혁하라는 요구가 강하니까 우려가 다소 있더라도 조금 더 속도감 있게 나가라는 요구로 분석하고 있다.

프레시안: 큰 차이는 아니라고 했지만, 개혁의 속도와 우선순위에선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의 재야, 386세력이 이 의원을 지지한 것을 두고 딜레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상호: 국회내 제도개혁은 원내대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본다. 그래서 '우리 같은 젊은 개혁 그룹에서 개혁을 담당하겠다. 대표는 조화를 담당해 달라'라는 의미였다. 우리 스스로가 소극적 방관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개혁문제에 대해서는 천 선배가 주도하지 않아도 충분히 같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천 선배가 됐으니 천 선배를 뒷받침하고고 국민들의 지지 받으면서 파열음을 내는 개혁이 아니라 동의와 지지를 받아서 물 흐르듯 가는 개혁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

프레시안: 천정배 체제가 등장하면서 소위 '천신정' 당권파가 득세하리라는 시각이 많다. 이해찬 의원 지지의 의중에는 그에 대한 '견제론'이 있었던게 아닌가.
우상호: 나이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초선 입장에선 그런식의 분석이 재미는 있지만 현실성은 없다고 본다. 실제 경선과정에서 재야와 당권파라 불리는 그룹으로 확연하게 분리되지 않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재야파 중에서도 천 선배 지지한 분들이 있고, 당권파라는 분들 중에서도 이해찬 선배 지지하는 사람이 나왔다. 중첩됐다는 것이다. 일사분란한 대립은 없었다. 예컨대, 엄밀히 얘기하면 유시민 의원이 재야파인가? 그분은 재야활동한 적 없지만 이해찬 의원을 지지했고, 정청래 당선자는 전대협 출신인데 천 의원을 공개 지지했다.

프레시안: 재야파냐 당권파냐의 이분법이 무의미하다고 해도, 향후 여권에서 천신정 트리오의 역할이 크게 강화될 것은 기정사실일 듯 한데.
우상호: 직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원내 정책정당화를 표방하고 있는 정당의 초대 원내대표로 천정배 선배가 됐으니 당내 운영에 천-신-정을 중심으로한 3선 그룹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것이고 이에 따르는 세력이 당내 영향력에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이분법을 염두에 둔 우문이 될지 모르겠지만, 소위 천신정이 말하는 개혁과 재야파가 말하는 개혁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상호: 정동영 선배가 말하는 실용위주 개혁과 천정배 의원이 말하는 개혁은 어떤 차이가 있나. 어떻게 보면 천신정은 하나라고 하지만 천 의원의 개혁은 김근태 대표가 말하는 개혁보다 정동영 선배의 개혁과 더 큰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천정배와 정동영의 차이가 천정배와 김근태 차이보다 더 멀어졌다. 그렇다고 그것이 당의 분열이 온 것인가. 파벌과 계파의 문제로 접근하는 순간 분석은 완전히 오류에 빠진다.

프레시안: 말씀대로 천정배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에는 정 의장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천정배 대표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우상호 : 천 선배가 이번 선거에서 호소력이 있었던 것은 일관되게 처음부터 노무현을 도왔고 동교동과 맞서 당의 정치개혁을 이끌었다고 한 부분이 설득력을 얻었다고 본다. 그 분이 실제로 걸어온 길이 실제 그렇다. 그 분의 소신과 원칙이 우리당 17대 국회 초기 개혁과제가 차질 없이 수행되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설사 이 후보를 지지했던 초선 의원일지라도 천정배 대표가 개혁을 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프레시안 : 이해찬 의원 지지 이유를 말하면서 안정을 얘기했다. 그런 면에서 개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상호 :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원내대표가 됐으니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동시에 서너가지 개혁을 할 수 있나. 개혁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당내 토론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개혁은 성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개혁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면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1백52석을 얻었지만 원내에서 힘의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야당과의 관계설정을 통해 개혁의 취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은 중도정당, 리버럴 파티"**

프레시안 : 개혁은 과제이고 열린우리당에서 주장하는 실용주의는 접근 방법이다. 여기서 모호한 것은 당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우 당선자는 소모적인 정체성 논쟁이 필요없다고 말했는데.
우상호 : 과거 학생운동을 하면서부터 너무나 많은 소모적 논쟁 해봤고, 그 결과 얼마나 많은 파벌이 결성되는 지를 봐왔다. 취지는 방향을 잘 잡아 사회 변화를 이끌자는 것이었을지라도 그것이 철학적 관념적 논쟁으로 변하는 순간 실천은 방기되고 논의만 무성해 진다. 오히려 개혁적 과제가 방기될 우려가 있다. 정체성은 실천 과제 속에서 축적된다. 개념적 합의가 아니라 우리가 추진해야 할 개혁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토론에서부터 정체성이 드러날 것이다. 17대가 시작되는 순간 어떤 개혁 정책을 우선적으로 내놓을 것이냐는 토론이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합의에 이르는 순간 정체성이 드러난다.

프레시안 : 물론 그렇지만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지향해온 가치, 그리고 총선을 거치며 형성된 현실지형에서도 정체성에 대한 진단은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앞으로의 과정은 그것을 정교화해내는 것이고.
우상호 : 굳이 말하자면 열린우리당은 리버럴 파티(liberal party) 즉 자유주의 정당이다. 미국의 민주당 정도가 색깔의 준거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민주당도 보수당이 보면 좌파고 진보적 블럭이 보면 우파다. 열린우리당도 민노당이 보면 우파고, 한나라당에서 보면 우리당은 좌파 정당이다. 통칭해서 중도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자유주의 정당이다. 독재의 잔재, 오랜 역사적 질곡으로부터 확실한 청산과 개혁으로 가는 것을 임무로 하는 정당이다. 그런 면에서 개혁정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러한 규정은 확실한 진보를 표방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이 준 효과일 듯 하다. 한나라당과 대비돼서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진보당으로 비쳐졌던 것도 사실이니까.
우상호 : 그런면이 있다. 다만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입하기 전에도 민주당 정도가 중도의 위치에 있었다. 나는 열린우리당이 진보라고 보지 않는다. 진보라면 민주노동당으로 가야한다. 열린우리당은 본질적으로 중도정당이다. 하지만 과거 민주당이 중도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그 안의 구성 인자와 운영관행 지향점에선 상당한 잡탕정당이었다. 토론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나도 민주당에 있었지만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민주당 안에서 여러번 느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안에서 그런 회의 거의 못느낀다. 조금만 토론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 동의가 이뤄진다. 주류내의 다수, 이 당을 이끌고 있는 주류집단은 이견차이가 크지 않은 단일성과 동질성을 확보한 중도적 리버럴 파티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당의 지도부나 동료가 이에 안주할 때는 전투를 시작해야 될 것이다. 지금은 암묵적 합의와 동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개혁은 악법 폐지부터"**

프레시안 : 개혁과제 중 시급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우상호 : 모든 개혁과제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은 개혁 성공에 좋은 방법 아니다. 가장 하기 쉬운 것부터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과거 우리 사회 발전과 민주주의 가로막았던 악법부터 개정 혹은 폐지하는 것이 옳다. 16대에 추진하려 했다가 16대의 한계 때문에 해결하지 못했던 개혁입법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과거에는 과반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못했다고 변명해온 그런 개혁 입법부터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는 것이다.

프레시안 : 국가보안법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데.
우상호 : 국민들도 그렇고 한나라당 안에서도 개정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 문제는 합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막상 폐지 과정으로 가면 과거의 경험에서도 알수 있듯이 어떤 변수가 발생해 또다시 암초에 부딪힐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분명한 것은 과거의 반민주 악법들은 반드시 폐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정동영 의장을 비롯해 당내 상당수가 국가보안법 등은 마찰이 날 수 있는 개혁과제라고 보는 듯한데.
우상호 : 개혁은 당연히 개혁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는데 그 반발이 두려워 개혁하지 않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옳은 태도가 아니다. 개혁 반발 최소화하고 다수 국민 동의얻는 방식이 중요하다. 다만 초기에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않은 사안을 건드릴 때 오는 부담은 줄여야 한다.

프레시안 : '평화외교연구회'라는 모임에 참석한다고 들었다. 주로 과거 운동권 세력이 중심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모임인가.
우상호 : 아직 준비된 것 아닌데 이름까지 붙여서 확대해서 보도됐다. 평화외교모임이라는 것은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고 상의한 바도 없다.

임종석 의원이나 나나 통일 운동에 적극적인 세대였다. 그러나 개혁과제라는 것은 통일, 평화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틀은 시간을 두고 만들겠지만 개혁과제를 추진해나가는 블럭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블럭이 아니어야 한다. 1백52명의 구성원들이 공부를 할 수 있고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모임은 권장돼야 한다. 조만간 만들어 지지 않겠나.

프레시안 : 단순한 공부모임이라고 볼 수 있겠나. 당내에 새로운 계파 형성의 중심으로 기능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우상호 : 과거의 계보는 돈으로 관리하고 공천으로 위협해서 폭력적으로 집단성을 유지해 이해관계에 기초한 방식이었다. 계보정치가 나쁘다는 것은 정치노선과 관련없이 특정 정치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폭력적 권력 조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다원화된 민주정당에서 공통의 정치 관심사를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생각을 같이하는 집단이 집단의 정체성 확보하면서 생각을 달리하거나 차이 있는 집단과 건전한 토론하면서 당내 정책경쟁을 하고 생산적 논의를 하는 것은 권장해야 한다.

프레시안 : 염동연 당선자가 초선의원들 모임을 얼마전 주최했고, 또 모임을 정례화하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권장할만한 것인가.
우상호 : 정례화는 어려울 것이다. 나가진 않았지만, 나도 연락받았다. 소박한 취지로 밥 한번 산다고 모였던 것 같다. 참석했던 사람들이 집단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돌아왔단 얘기는 못 들었다. 정책적 결사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52명 중 53명이 하나의 정치적 모임을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계파로 발전하거나 집단적 결사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1백 퍼센트 확언한다. 염동연 선배가 10여명만 모았으면 가능하겠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진 않다.

프레시안 : 운동권 세대들이 당 내에 개혁블록을 만든다는 것은 간단히 넘길 일은 아닌 듯 하다. 전대협세대의 블록화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하나.
우상호 : 사실은 이런 움직임의 모태는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주요 인사들이 모여서 '우리가 그동안 학생운동을 하고 10여년간 시민단체나 재야나 각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끊임없이 사회 변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정치변화 없이 다른 사회 변화는 불가능 하다'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했다. 동세대에 다소 오해를 받더라도 단계적으로 진입을 해야겠다고 했고 우리가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이인영, 나, 임종석, 송영길씨 등이 집단적으로 나섰다. 그것이 모태가 되어서 활동의 한 계기가 됐고, 그 활동의 결과물로 이번 총선의 다수의 진입이 가능했다. 신진들이 진입할 수 있는 조건도 확보됐지만, 정치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집단적으로 갖지 않았다면 많은 주자들이 일시에 들어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은 정치변화를 통해 통일의 진전, 평화로 갈 수 있는 집단적 단초가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다. 3김시대 퇴조 이후 한국정치 미래를 이끌어갈 한 세력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향후 한국사회의 미래가 '운동'이 퇴조했음에도 훨씬 개혁적, 진보적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미국 용병으로 파병하는 것은 파병결정 취지와도 다르다"**

프레시안 : 평화와 개혁이라는 말을 강조하는데, 열린우리당이 신당운동을 할때부터 그런 말은 상당히 강조돼 사용됐다. 하지만 이라크파병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겪으며 평화개혁세력이라는 의미가 상당부분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상호 :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평화적 정치세력으로 자기 목표를 상실해선 안된다. 이라크 파병은 16대 국회에서 워낙 심각한 국론분열 속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그때부터 나는 여러가지 논거를 들어서 파병 반대를 주장을 해왔다. 지금 고민은 이미 국가적으로 결정된 사안을 이제와 백지화하는데서 오는 또다른 국가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분명한 것은 파병을 결정했을 때와 이라크 상황이 또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라크 내전, 포로 학대로 전쟁의 명분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에선 16대에 결정했던 평화 재건부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파병 자체를 번복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당시 결정된 목적조차 제대로 달성할 수 없는 조건을 무시하고 파병하는 것은 국회의 결정의 자기 정당성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라크로 주권이 이양되고 UN주도로 가서 이라크와 미국의 소모적 대립이 아닌, 이라크인들에 의한 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파병한다면 국제적으로 떳떳하고 국민들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분명하게 해두자. 그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파병은 어렵다는 것인가.
: 그런 어려운 조건이면 파병 시기부터 재검토해야 된다. 다만 이것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지연 전술이어서는 안된다. 소중한 병사들의 희생이 나지 않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평화재건부대지만 미국의 용병으로 이라크 국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부대를 파병하는 것은 16대가 정한 취지와도 다르다. 반대한다.

프레시안 : 당에서도 파병 재검토는 공론화된 것같다. 그럼 이제 재검토의 구체적인 방안이 얘기되고 수렴돼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의견은 어떤가.
우상호 : 첫째, 이라크로 주권이 이양되는가이다. 두번째, 유엔이 주도하는 다국적 평화유지군의 형태일 때 파병할 수 있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미국과 이라크 국민들 사이에서 소모적인 내전이 벌어지고, 포로 학대로 전쟁의 정당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만 불쑥 파병한다는 것은 우리가 치러야할 대가가 너무 크다.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그것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책임 방기 아닌가.

프레시안 : 천 대표는 좀 더 진전된 입장을 표했다. 파병 대신 재정 지원을 하는 방안을 거론했는데.
우상호 : 그 내용을 들은 바 없어 좀 더 공부를 좀 더 해 봐야겠지만 검토해 봐야할 사안이다. 가능하다면 나쁘지는 않은 방법이다. 명분없는 파병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면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겠다.

프레시안 : 민주노동당은 여야를 초월한 파병반대모임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텐가.
우상호: 아마 이 문제는 단순히 국내 정치세력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의 문제고 미국과 한국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서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제안 받은 뒤에 고민해 보겠다.

프레시안 : 복합적 상황은 인정하지만 그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의회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물음이다. 집권여당이라는 책임감을 전제하더라도 파병이라는 간단치 않은 문제에선 그 역할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할 듯하다.
우상호 : 송영길, 임종석 의원과는 늘 뜻을 같이해 왔고 나보다 앞서서 이 문제 깊이 천착해왔다. 깊게 상의해보겠다.

프레시안 : 이라크 파병 문제 등이 국회 초선의원 연수때 공론화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우상호 : 연수에서 심도 있는 논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별도로 은밀히 만나서 얘기해 봐야 된다. 그래도 가능성 있다고 본다. 민노당 의원들과 적어도 대외적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갖이하는 부분이 있고, 한나라당 소장파들 중에도 평화문제나 대외적 문제에 대해 생각을 같이하는 분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신문이 왜 자전거와 경품을 주나"**

프레시안 : 상임위는 어디를 희망하나.
우상호 : 문광위다. 흔히 운동권 출신들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만, 난 시인되려고도 생각했고 문화에 대한 관심이 동료들 중 높은 편이다. 졸업 이후 출판사도 프로덕션도 해봤고, 방송법 개정도 같이 해봤다. 문화분야는 다른 누구보다 관심과 일정한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4년간 낙선 이후 문화관련 정책과 스터디를 해왔다.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만드는 정책분야에 집중적 관심을 투여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문광위의 뜨거운 현안은 아마도 언론개혁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상호 : 언론개혁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 세대처럼 언론에 의해 고통받고 피해받은 세대가 드물다. 누구보다 언론이 바뀌지 않고서는 건강한 민주주의가 바로설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언론개혁에 당연히 앞장설 소신이 있다. 다만 내 고민은 언론개혁 수단이 뭐냐는 것이다. 정간법 개정을 꼽는데 정간법이 개정됐다고 해서 바로 언론개혁이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사 소유지분 문제 등 몇가지가 있으나, 언론사 소유지분을 제한한다고 바로 건강한 언론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개혁은 의식과 문화와 관행의 변화가 없이 제도의 변화만으로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한측면에선 정간법 개정을 통해 과도한 지배 구조를 변화시켜야 하고 다른 측면에선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문시장의 지배질서는 불공정과 교란이다. 신문이라는 매체가 왜 자전거와 경품을 주나. 세계적인 코미디다. 복권파는 것도 아니고. 시장을 교란하는 무가지 경품 등 불공정 행위는 뿌리 뽑아야한다. 이는 정무위 소관 사항이기도 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같이 진행돼야 할 문제다. 결국 이 문제는 보수 언론을 말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수 언론이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서 건강한 보수적 논조를 유지하길 바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문화와 제도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 법과 제도 아닌가. 그 점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말해달라.
우상호 : 정간법 개정은 분명히 실현돼야 한다. 신문 시장의 질서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체를 훼손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또 언론에 의한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하고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언론사들이 거듭나고 건강한 논조 유지하고 건강한 토론 문화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갖춰서 언론사가 건강하게 자기 논조를 유지하면서 건강한 토론 하도록 국회가 발의하고 감시하고 보완해야 한다. 시작은 이번 국회에서 해야 되지만 한 번의 국회 법안 통과로 끝나선 안된다.

프레시안 : 천정배 대표는 1년 안에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더라.
우상호 : 시작은 당연히 일찍해야한다. 기득권, 보수언론,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다수 국민 지지 받도록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언론 탄압이나 보수 말살 기도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야당에 전달하고 동의를 얻어내야 된다.

상임위로 가면 야당과 동수라서 팽팽하게 주장만 하다 아무것도 안될 수도 있다. 나는 선명한 주장을 하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한 발짝 나가는 전진을 더 선호한다. 국보법도 맨날 폐지를 주장하다가 10몇년 째 이렇게 왔고, 한총련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주장만 선명했지 피해자들에 대해 무책임 했던 개혁파들은 반성해야 한다. 개량주의자로 찍히더라도 지속적으로 바꿔 원하는 상황을 달성하는 집요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언론개혁의 요체를 한나라는 방송쪽에, 열린우리당은 신문쪽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마찰은 불가피하다. 어떻게 협상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진전을 이뤄낼텐가.
우상호 : 방송도 문제가 많다. 언론개혁 하면서 신문개혁만 얘기하는 것 아니다. 그러나 방송은 권력의 방송 장악이라는 점에서는 상당히 많이 진전됐다. 방송위원회를 독립시켜서 과거 문광부가 방송 장악했던 관행이 깨졌다. 그런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줬음에도 방송계 스스로가 자신들 문제 근본적 개혁하는데 게을리 했다. 이 문제도 짚어야 된다.

그러나 개혁을 무분별하게 일거에 쏟아내면 안된다. 지금은 신문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문제가 방송보다 크다. 신문을 먼저하고 방송 내부의 문제는 차근차근 해결해 내야할 문제다. 만약 한나라당이 방송개혁 주장하면서 정략적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 한국 언론을 위해 좋지 않다. 신문과 방송 개혁은 열어놓고 정파적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는 진지한 고민과 성찰 속에서 같이 해나가자고 호소할 것이다.

프레시안 : 당에선 100만 기간당원추진단장을 맡았다. 100만명을 당원모집이 현실성 있나?
우상호 : 백만명 만들 자신 없다. 그런 의지, 다수의 기간당원 만든다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그리고 백만명의 기간 당원 필요한 정당은 좋은 정당이 아니라고 본다.

프레시안 : 진성당원을 모집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긴 한데, 지구당을 폐지한 것은 이와 상당히 모순된 것 아닌가.
우상호 : 모순이다. 각 지역의 기간당원은 4~5백명선이 가장 바람직한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지구당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지구당 없어지면 그 당원을 모집하기 어렵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보자면 지구당 폐지는 잘한 것이고, 장기적으로 중대 선거구제로 가야 아귀가 맞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당을 폐지시킨 정당법의 취지를 살리면서 기간당원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고민 집중시키겠다. 소수라도 기간당원 확보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참여형 원내정당화가 옳다. 일반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봉쇄하거나 엘리트 중심의 정당정치 구조로 가는 것은 반대한다. 국민의 참여와 원내정당화의 조화와 균형 이루는 것이 정당 개혁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김혁규 카드 적절한가 고민"**

프레시안 : 탄핵이 만약 기각되면 노 대통령 며칠 후 복귀하게 된다. 집권 2기의 시작이다. 시작에 앞서 집권 1기를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공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우상호 : 노무현 대통령의 최대의 공약은 낡은 정치 청산이었다. 낡은 정치의 대표적 사례는 부패한 정치다. 지난 1년간 정치 부패의 고질적 문제가 해결 됐다. 선거 혁명이 벌어졌다. 노 대통령이 측근의 치부가 있음에도 대선자금 문제를 밝히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 문화는 바뀌지 못하고 젊은 국회의원 상당수가 낙선했을 것이다. 이 업적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노 대통령의 말실수나 언행이 줬던 피해보다 훨씬 더 큰 소득이다.

프레시안 : 과오, 혹은 시행착오라면 어떤 부분이 있겠나.
과라기 보다는 국정 운영에 초기에 서투른 점이 있었고 몇가지의 실수가 있었다. 그것이 지나치게 정쟁을 유발한 측면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만큼 정치부패 털어내는데 있어서 그 정도 정쟁 없었겠나. 이번 탄핵이 기각돼서 새로 출발할 국정운영의 방향은 국민적인 통합을 이뤄내는 방향으로 한발짝 한발짝 나가야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청산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으니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야 된다.

프레시안 : '통합', '상생' 이런 말들이 집권2기를 앞두고 많이 나온다. 하지만 내각 구성부터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혁규 총리설이 나오고 있는데,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굳이 강행해야하겠나.
우상호 : 대통령 인사권의 문제라서 솔직히 판단이 잘 안선다. 김혁규라고 하는 분을 잘 모르고 국정운영에서 누가 적임자냐는 판단 말이다. 그러나 김혁규 총리가 열린우리당으로 넘어온 것을 과거의 잣대로 철새 행각과 연관시켜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 한편으론 과연 김 전지사가 지금 시기에 적절한 카드냐에 대해서도 좀 그런 면이 있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프레시안 : 새롭게 진입한 386세대로서 노무현 대통령 측근그룹을 형성한 386들을 평가하자면 어떤가.
우상호 : 노 대통령을 보좌한 386보다 내가 능력이 크고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민주당 있었고 그들고 함께 했기 때문이다. 안희정씨가 낡은 정치의 진흙을 먹고 기어나온 몰골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본인은 초라하지만 걸어온 길이 부끄럽지는 않다고 했는데, 적어도 그 친구들이 노 대통령 옆에 있을 때의 상황을 보면 나름대로 소신을 지켜온 사람들이다. 왜 좀 더 깨끗하지 못했냐는 채찍이라면 나도 그들과 함께 맞아야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노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과거 낡은 방식을 타파하지 못하고 비리에 연루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들 스스로도 반성해야 하고 감시하지 못했던 나같은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 변화된 환경, 새로운 환경 속에서 원칙과 철학을 지켜나가자고 나 자신과 동료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프레시안 : 초선의원으로서 17대 국회에 임하는 포부를 밝혀달라.
우상호 : 부담이 크다. 국민들이 우상호를 선택한 것은 개혁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제대로 해보라는 채찍과 독려다.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닌만큼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함께 나가되, 항상 우리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잊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정치인이 되겠다. 자기 출발점이 어디에 있느냐를 잊고서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어딘가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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