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리당 새 원내대표, 박빙으로 천정배 당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리당 새 원내대표, 박빙으로 천정배 당선

6표차 신승, 고강도 개혁드라이브 전망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1백52명의 거대여당을 이끌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천 의원은 1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접전끝에 이해찬 의원을 6표 차이로 눌렀다. 천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홍재형 의원은 새 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

***"개혁에 분골쇄신 하겠다"**

이날 17대 총선 당선자 1백52명 가운데 1백50명이 참석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천정배-홍재형 후보는 78표를 얻어 72표를 얻은 이해찬-강봉균 후보를 6표차이로 따돌렸다. 개혁과 안정의 대결에서 열린우리당은 결국 개혁 노선을 선택한 셈이다.

천 신임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약속대로 당선자 하나하나를 받들어 모시는 일꾼으로 개혁을 충실히 하고, 일하는 국회, 원내정책정당을 구현하는데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선거는 열린당의 축제로 모두가 승리자"라며 "비록 나뉘어 표를 찍었지만 그 사실을 잊고 동지로서 화합하자"고 강조했다.

홍재형 신임 정책위의장도 "오늘부터는 며칠간의 벽을 허물고 함께 나아가자"며 "1백50표를 받은 심정으로 당선자 한분한분을 모시겠다. 지성으로 경륜과 열정을 살려 열심히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 예상**

임기 1년의 천정배 신임 원내대표와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거대여당의 원내운영과 대야관계, 정책결정 과정에서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있어 향후 이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일단 천 대표가 뚜렷한 개혁의지를 표방하고 있어 하반기 각종 개혁입법도 속도감 있게 처리될 전망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천 의원은 언론, 사법개혁, 국가보안법 개정 작업 등을 "임기 1년 내에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중 천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언론개혁과 사법개혁으로 꼽힌다. 특히 천 대표는 신문시장의 독과점 체제 개선, 편집권 독립, 언론피해자 구제 등을 언론개혁의 요체로 보고 있다. 사법개혁과 관련해선 로스쿨 제도 도입, 법원 관료화 혁파, 변호사 수가 조절 등을 언급해왔다.

정동영 의장이 입각할 경우 당권을 승계하게 될 신기남 의원도 언론 및 사법개혁에 관해 적극적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어 17대 개원을 전후해 양대 개혁과제가 정치권의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서도 천 대표는 "어려운 개혁과제일수록 정권이 힘 있을 때 추진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개정 착수작업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른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서도 천 대표는 추가파병 여부를 포함해 파병부대의 성격, 규모, 시기 등에 대해 재검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여당 발(發) 파병 재검토론이 정치권에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파병문제를 전담해 논의키로 한 국민통합실천위 이미경 위원장은 "개원전 파병 재검토 논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원내대표 선거 직후부터 검토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당내 역학구도 변화 예상**

한편 당내 역학구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여전히 천 대표가 당권파로 분류되고 있으나, 경선 과정에서 '무계파 정치' 선언을 하는 등 자신을 특정 계보로 범주화하는 데 부담감을 내비쳤다. 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1백52명의 당선자를 적절히 통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와 함께, 정동영 의장, 신기남 상임중앙위원 등과 본격적인 긴장과 견제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근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재야파, 정동영 의장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로 양분되던 여권내 역관계도 이념과 세대에 따른 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김 전 대표와 정 의장의 입각이 현실화될 경우, 분화의 속도는 더욱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천 대표가 5선의 관록을 앞세운 이해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됨으로써 당내 세대교체 흐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천 대표가 그동안 비중있는 당직을 맡은 경험이 없어 1백52명을 이끌 리더십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대야 관계에서도 강경 이미지가 남아있고 원칙을 강조하는 스타일이어서 적절한 타협과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정 관계 변화될까**

열린우리당이 총선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 대정부관계에서 제 목소리를 내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천 대표가 이끄는 당과 청와대-정부와의 역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천 대표는 "청와대, 정부와 국정운영의 관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면서 "이제 당이 정부와 대등한 관계 이상으로 발전해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가하고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선 공약에서 내걸었던 주요 현안들을 정부측과 조율하고 17대 국회에서 입법화 하는 과정에서 당의 요구가 상당히 강력하게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앞으로 개혁정책은 여당이 주도하고 대통령은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2기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청와대가 집권 2기를 맞아 당정분리를 강조하고 있고, 중앙당축소와 함께 원내정당화가 실현될 환경이 조성, 당이 대야관계와 정국 주도권을 형성해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위의장의 역할도 크게 강화돼 정책정당 구현,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체계적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천 대표의 등장은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동영 의장이 입각할 경우, 친노 당권파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트리오가 내각과 당, 국회에 적절히 포진해 노심(盧心)이 반영될 통로가 전방위적으로 확장됐다는 근거에서다.

***천정배 신임대표는**

전남 신안출생(54년생)으로 목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78년 사법시험(18회)에 합격했으나, "군사정권이 주는 임명장을 받을 수 없다"면서 변호사를 자원했다. 1988년 5월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창립을 주도했고 93년 '김대중선생 납치사건 진상규명 시민모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15대 국회를 통해 정계에 발을 디딘 이후 이번 17대 총선까지 안산 단원갑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하고 있지만, 비중있는 당직은 경험이 없다. 상임위 활동에서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차분한 성격으로 욕설, 고함과는 거리가 멀다.

정동영 의장, 신기남 의원과 함께 소위 '천신정 트리오' '탈레반' 등으로 불리우며 민주당 신주류 그룹을 주도했다. 이로인해 분당 이후 민주당으로부터는 '분당 원흉'이라는 악평을, 열린우리당으로부터는 '창당 특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혁신당' 운동을 주도하며 강경한 이미지를 얻었지만, 한편으론 날카로운 두뇌회전과 정교한 논리로 국회활동 등에서 당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노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5월 '민변' 창립에 참여하면서부터. 이후 1993년 10월 법무법인 '해마루'를 설립, 노 대통령과 공동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02년 3월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현역의원 중엔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으며 노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끌려 다니는 수동적 자세를 지적하며 "우리가 노빠당이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홍재형 신임 정책위의장은**

청주 출생(38년생). 청주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30여년간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관세청장, 대통령 경제비서관, 수출입은행장, 외환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삼 정부시절 재무부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으로 재직하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입안, 시행했다. 그러나 당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통합 뒤 업무조정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16대 때 충북 청주상당을 지역구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 후 헌정사상 최초로 초선 예결위원장을 맡아 국가살림을 총괄했으며,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는 이인제 후보를 지지한 비주류로 꼽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