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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개혁이냐, 이해찬 안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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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천정배 개혁이냐, 이해찬 안정이냐’

千“1년안에 강력한 개혁” vs 李“개혁전선 확장하면 지뢰밭”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천정배 후보는 선거일을 하루 앞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총선 당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토론회를 갖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개혁 우선순위, 속도에서 팽팽한 시각차**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양측은 국회 운영방안, 당내 정책노선 조정방안, 개혁과제 우선순위, 경제살리기 대책 등에 관해 각자의 정견을 발표했다.

당의 정체성과 관련, 이해찬 후보는 "당을 이념적으로 보는 것은 구식"이라며 "보수당, 진보당이라는 것은 냉전시대의 이름"이라고 탈이념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을 예로 들며 "세계적으로도 정당은 정책사안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해간다"고 말했다.

반면 천정배 후보는 "실사구시적 개혁주의에 입각해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을 넘어 우리당의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우리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태어난 정당인만큼 주요 정책의 방향은 설정돼야 한다"고 개혁적 지향점에 무게를 뒀다.

개혁의 속도 및 우선순위 설정에 대해서도 양 후보의 시각차는 확연했다.

이해찬 후보는 "천 후보가 1년내에 개혁을 처리하겠다는 보도를 보고 1년동안 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견제한 뒤 "개혁의 전선이 우리의 역량에 비해 크게 확장되면 나중에 지뢰밭이 된다"고 속도조절론을 주장했다. 그는 "민생분야에서도 개혁해야 할 것이 많다"며 언론개혁 등은 "정기국회가 개원되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개혁의 경중, 완급, 선후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문제제기 시기 등을 결정해야 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민감한 개혁과제의 후순위 배치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는 "국민적 공감대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누가 더 정확히 볼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략적 판단의 문제"라고 맞섰다. 천 후보는 또 "민생경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민생안정-사회개혁 병행론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개혁, 검찰 및 국가권력 개혁, 교육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등 어려운 개혁일수록 정권이 힘있을 때 해야 한다"면서 "이제 국회의 과반이 돼 새롭게 힘을 얻게 된 만큼 원내대표 임기(1년) 중에 강력한 개혁을 하겠다는 게 소신"이라고 말했다.

***언론개혁 부분에도 온도차**

언론개혁과 관련한 구체적 입장에서도 양측의 입장차이는 엿보였다.

천 후보는 "언론개혁은 첫째 언론시장이라고 하는 표현의 시장에도 자유롭고 공정한 시스템을 도입해 독과점을 시정해야 하고, 둘째 1~2사람의 총수가 지배해서 표현기능을 왜곡하는 부분을 시정해야 하고, 셋째,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제도를 확충하는 게 핵심"이라고 언론개혁 청사진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언론개혁은 토론과정과 절차를 충분히 걸쳐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실현 방법도 좀 더 많은 토론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뒤,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면, 가능한한 금년부터 논의를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살리기, 국회운영 등에선 대동소이**

개혁의 폭과 속도에선 적지않은 시각차를 노정한 양 후보는 당-정-청의 관계설정, 경제살리기 대책, 원내정책정당화 문제 등에 대해선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해찬 후보는 "당이 정부의 보조기관이 아님을 선언한다"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의회는 통법부로 기능한 관계를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국회 스스로 입법능력과 정책생산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후보도 "청와대, 정부와 국정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대등한 관계로 가야한다"며 "이제 당이 정부와 대등한 관계 이상으로 발전해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가하고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살리기 대책과 관련 이 후보는 "대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어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비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여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정부도 예측가능한 정책을 펴야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후보도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예측가능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분배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사회적 약자를 구원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에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정책정당화와 관련, 이해찬 의원은 "우리당의 창당 목표는 원내정책정당화에 있다"고 강조한 뒤 "원내 부대표단이 국회운영의 틀을 담당하고 정책위원회가 분과위별로 정책을 생산하는 두개의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고보조금 대부분이 지구당 지원금으로 가고 정책개발비에는 거의 지원이 안됐었다"면서 "지구당이 없어진만큼 정책개발비로 이를 돌려서 좋은 정책을 개발하는 자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의원도 "정책위원회의 활성화야 말로 정책정당화의 핵심"이라며 "정책 분과위를 강화하고 의원 각자가 정책위의 활동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정책위는 위원장 한사람이 실무진들을 데리고 정책을 개발해서 당정협의를 했고, 이과정에서 의원들은 소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혁 vs 안정**

두 후보의 차별점은 이에 앞서 진행된 정견발표에서도 드러났다. 천 후보는 정풍쇄신운동에 앞장서고, 신당 창당을 주도했던 정치행보를 강조하며 "선명한 개혁성"을 내세운 반면, 이 후보는 5선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감'을 강점으로 들고 나왔다.

천 후보는 "우리당이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지와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를 철저하게 개혁해서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국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상임위원장 호선 선출 ▲선수(選數)파괴 운영원칙 ▲무계파 원내운영 등을 제시했다.

천 후보는 "우연찮게도 이해찬 후보는 내가 선택한 정치 행보마다 그 대척점에 서 계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신당 창당 과정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이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후보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일각의 평에 대해 "노 대통령에 대한 보수 세력의 비난과 같은 것"이라며 "낡은 보스정치 구조하의 경험과 경륜은 오히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역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첫 1년에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면 내년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과반수 다수당의 위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며 "풍부한 의정경험과 행정경험을 가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5선 의원, 정책의장 3번 역임, 서울시 부시장, 교육부 장관 등의 풍부한 의정, 행정 경험을 열거하며 "원내대표는 우리당의 모든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는 마당을 만드는 히딩크와 같은 감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당정협의를 주도해 생산적인 개혁구현 ▲정책개발지원 예산대폭 지원 ▲남북국회회담 적극 추진 ▲유연하고도 단호한 대야 자세 등을 구체적인 원내 운영 방침으로 제시했다.

***홍재형-강봉균 정책위의장 대결도 관심**

한편 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홍재형,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강봉균 등 정책위의장 후보들 간의 신경전도 날카로웠다.

홍재형 후보는 "두 차례의 은행장 생활을 통해 탁상경제가 아닌 살아 숨쉬는 민생경제를 경험했고 재무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시절에는 두 정권에 걸쳐 말만 요란했던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도입을 주도했고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며 '잘 준비된 정책위원장'을 자임했다.

홍 후보는 당내 의견수렴을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시민단체, 전문가 대표들도 참여하는 '열린 정책위'를 제안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특히 "작년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유치 문제에서 봤듯이 당이 민의수렴을 게을리 했을 때 여론수렴을 통한 정책반영이라는 정당의 본분을 잃어버리게 된다"며 "국민들에게 활짝 열린 정책위"를 약속했다.

이해찬 후보의 러닝메이트 강봉균 후보는 '국민통합.국민참여' 원칙을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이제껏 정치권은 국민적 갈등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기 보다는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국민적 갈등을 국민통합으로 이끌어 갈 시대적 사명을 안고 17대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해 안정과 개혁은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우선순위 설정과 속도 조절에 있어서 국민통합기여도를 제일 중시하겠으며 개혁추진의 방식에 있어서는 국민참여도를 제일 중시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강 후보는 "이라크 파병문제는 상황논리로 풀어갈 문제"라며 "우리의 파병목적이 전후 복구와 재건활동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란이 격화돼 재건활동이 어려운 상활일 때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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