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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원웅 '개혁노선'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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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원웅 '개혁노선' 놓고 격돌

鄭 "이념설정은 시대착오", 金 "철학빈곤. 박근혜와 다른 게 뭐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개혁을 진보와 동일시하는 것은 이념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다”며 “이념의 울타리에 갖혀서는 안된다”고 거듭 ‘탈이념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하자, 김원웅 의원 등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주장과 무엇이 다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당은 美공화당보다는 진보적, 유럽사민당보다는 보수적”**

정 의장은 28일 강원도 양양 오색그린야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우리처럼 전근대와 근대, 탈근대가 혼재돼 있는 사회에서 이념적 잣대 하나로 정당의 좌표를 설정하는 것은 너무도 경직되고 무책임한 일”이라며 “실용정당이 개혁을 하지 못한다는 가정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은 정책적 스펙트럼이 넓고 경직되게 강령을 정해놓지 않고 선거때마다 후보들과 당원들의 협상을 통해 정강정책을 정하는 전형적인 실용정당”이라며 “우리당은 미국의 민주당과 정책이 유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분하자면 “미국 공화당에 비하면 진보적이지만 유럽 사민당에 비하면 보수적인 정당”이라는 설명이다.

정 의장은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 “국가가 복지를 일정부분 책임진다고 해서 경제적인 기업규제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국가가 일일이 기업 활동을 규제하는 관행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철폐정책은 서구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가 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진보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실체도 없는 이념을 내세워 서로에게 닫힌 태도를 갖거나 정당의 이념을 규정함으로써 급변하는 21세기에 융통성 있고 적응력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는 실로 시대착오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결국 “정당의 이념이 아니라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우리당의 정체성과 성격을 정의해야 한다”며 ‘상향식 의사결정 과정’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이야말로 극과극이 공존하는 잡탕정당”**

정 의장은 이어 과녁을 한나라당으로 돌려,“한나라당은 그동안 냉전수구정당이었지 보수정당이 아니었다”며 “한나라당이야말로 3공, 5-6공 냉전세력부터 민중당 세력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극과극이 공존하는 심각한 잡탕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정동영 의장 주장이 한나라당과 다를 바 뭐냐는 당내 일각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고 의회의 특권을 남용해온 정당”이라며 “한나라당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지향하며 우리를 따라온다고 해서 우리가 민주노동당처럼 가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당은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가 모인 상당히 동질적인 집단”이라며 “역대 여당 가운데 가장 균질성과 등질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원웅, “정 의장, 철학의 빈곤”**

일단 정 의장이 강조하는 ‘실용주의 노선’에 대해 워크숍에 참석한 대다수 참석자들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론’을 들어 암묵적 동조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과 사안마다 한나라당 및 민주노동당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해 정 의장의 ‘탈 이념 노선’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곧바로 제기됐다.

특히 개혁당 출신의 김원웅 의원은 정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원웅 의원은 “정 의장의 탈이념-실용주의 노선은 우리당이 보수정당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실용주의적 변용은 할 수 있지만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엄연히 존해하는 이념을 부정하는 것은 ‘철학의 빈곤’”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정의장이 주장한 기업규제 전면철폐 주장과 관련해서도,“구조적 문제를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담겨있지 못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경제 문제에서 규제 철폐를 주장한 것에서도 경제개혁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 의장의 실용주의는 한나라당 최병렬, 박근혜대표도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국민들이 이회창이 아니라 노무현을 뽑은 이유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의장이 당권을 잡고 있는 이상 이런 노선이 당분간 지속은 되겠지만, 이는 엄연히 정 의장의 주장이지 당론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송영길 의원 등도 지도부가 강조하는 ‘여당 책임론’에 대해 “우리에게 여당만 남고 정당은 없어진 것이냐”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행사로 끝난 당선자 워크숍은 정동영 의장에 의해 제기된 실용주의 노선이 앞으로도 계속해 당내 논란을 빚을 것임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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