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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맹위속 야당현역들 "미워도 다시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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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맹위속 야당현역들 "미워도 다시한번"

[충청 총선현장] 자민련 '노년층 파고들기' 안간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점쳐지던 충청지역의 경우 공식 선거전에 들어가면서도 큰 흐름은 변함없었지만, 그래도 애써 화두를 잡는다면 그것은 '충청권 맹주론' 대 '힘 있는 여당론'이다.

현역 의원이라는 유리한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탄핵 심판론'으로 수세적 입장에 몰려있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인물론'을 앞세워 충청권 맹주로 키워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반면 거의 대다수가 정치 신인인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경우, 대통령 탄핵을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결부시켜 '힘 있는 여당론'을 주장하고 있다. 집권 여당을 밀어줘야만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충청권 숙원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그래도' 인물론**

충남 천안갑의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전용학 후보의 홍보 문구는 "그래, 그래도, 전용학"이다. 논산.계룡.금산의 자민련 이인제 후보도 "고향의 큰 일군, 그래도 이인제"를 주장하고 있다. 둘 다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크게 고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용학 후보의 경우, 이회창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던 2002년 10월 민주당을 전격 탈당, 한나라당으로 옮겨 철새 정치인으로 총선 시민연대 낙천.낙선 명단에 포함됐다. 전 후보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이적료 5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인제 후보도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 경선 패배 이후 자민련으로 적을 옮겼다. 또 자민련 총재 권한대행으로 지난 대선 막판에 한나라당 지원 입장을 표명한 대가로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 5천만원을 수수, 검찰에서 수사중이다.

'그래도'라는 접속사는 이런 개인적 허물이 있을지라도 지역 발전을 위해선 정치 신인인 열린우리당 후보들보다는 '힘 있고, 백 있는' 국회의원이 낫지 않겠냐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영남은 박근혜, 호남은 정동영, 충청은?**

'충청지역 맹주론'은 충청지역 현역의원들이 강조하는 '인물론'의 정점이다. 비례 대표 1순위를 받아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10선 의원에 도전하는 김종필 총재가 "자민련이 원내 향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대전 중구에서 행정고시 수석합격에 청와대 인사비서관 출신인 정치 신인 우리당 권선택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강창희 후보 측이 내세우는 게 충청권 맹주론이다. 강 후보는 이번에 6선에 도전한다.

강 후보 보좌관 김성룡씨는 "4년 뒤 대선을 앞두고 대구.경북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강삼재 의원이 경쟁을 벌이고, 호남에선 전북출신인 정동영 의장과 영남출신이지만 호남 며느리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다. 대권을 향해 크고 있는. 그렇다면 충청지역도 한축은 있어야 되지 않겠냐. 누구를 키울 것인가"라며 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JP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자민련 이인제 의원은 이미 2번 대선에서 실패했다. 예산 출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도 2번 실패했다. 강 의원이 유권자들이 보기에 마구 이쁘지는 않지만 갖다버리기엔 너무 아깝지 않냐"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대전.충청지역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경우 누구라도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선거 브로커도 있다. 지역 이장 정도할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무리다. 인물 격차가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충남 진천.괴산.음성.증평에서 신예인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와 맞붙은 자민련 정우택 후보도 "충청의 대표적인 인물로 키워 보자"는 게 케치프레이즈다. 2선 의원인 정 후보 측은 '차기 국회의장'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당, 탄핵을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결부**

이에 맞서는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전략은 지역 최대 숙원인 '행정수도 이전'과 '탄핵역풍'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청주 열린우리당 홍재형 후보 보좌관 이영진씨는 "충청권 전역에 행정 수도 이전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이 통과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에서 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수도권의 반발을 잠재우고 과연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철권 통치인 박정희 정권에서도 수도권 반발로 못했던 일을 노무현 정권이 들고 나왔으며 이를 현실화하려면 노 대통령이 탄핵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행정수도 후보지인 계룡이 포함된 논산.계룡.금산의 열린우리당 양승숙 후보 측 윤형권 조직부장은 "유권자들이 가장 바라는 게 행정수도 이전을 통한 지역 발전인데,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3.12 탄핵을 통해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힘 있는 여당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충북 증평.괴산.진천.음성 우리당 김종률 후보의 남기윤 기획실장은 "유권자들 사이에 자민련이 충청권의 대표정당이라는 인식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국회내에서 전혀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충청권 내에서만 큰소리 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존재한다"며 '힘 있는 여당론'을 설파했다.

***"충청권서 지금껏 여당은 한나라.자민련이었다"**

천안갑의 열린우리당 양승조 후보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거여견제론'이 크게 설득력을 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이제까지 이 지역에서 여당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이었다"면서 '지역 발전'에 대한 책임을 묻는 표심이 오히려 한나라당과 자민련에 대한 심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열린우리당 대전시지부 관계자도 "충청 지역에서 지난 대선 때 노 대통령 득표율은 55%에 달했다"면서 "호남 다음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결과가 반드시 행정수도 이전 때문 만은 아니다"면서 "한나라당, 자민련 등 구태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바라는 표심이 이번 총선에서도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대전 중구 우리당 권선택 후보측 권재홍 홍보팀장은 '충청권 맹주론'에 대해 "정동영, 추미애, 박근혜 등 현 정국을 움직이는 건 초.재선 의원들"이라며 "다선 개념은 구시대 개념이며 유권자들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동영 의장 발언, 하늘의 뜻이다"**

'탄핵 심판론'과 '인물론'으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은 충청지역에서 명맥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는 형국이다.

자민련은 '10선'에 도전하는 JP를 필두로 전통적인 지역감정에 호소하면서 정동영 의장의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된다"는 발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자민련은 특히 농촌 지역의 노년층 유권자들의 표를 최대한 얻겠다는 심산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충청지역에서도 정 의장 발언은 '탄핵' 다음으로 유권자들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정 의장 발언 이후 50 이상 유권자들의 싸늘한 반응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청주 상당의 자민련 김진영 후보는 "정 의장 발언은 하늘의 뜻"이라고 강도높게 열린우리당과 정 의장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전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노년층은 투표 안해도 된다는 엄청난 말을 한 것은 승리감에 도취된 오만의 소산"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살얼음판 같은 선거판에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열린우리당의 독주를 막으려는 하늘의 뜻"이라며 "열린우리당은 역사 의식과 철학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선거전 초반까지 충청권은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틈새를 파고들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과연 안간힘이 일말의 성과라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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