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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승기 잡았다" vs 우리 "한나라 텃밭론은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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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승기 잡았다" vs 우리 "한나라 텃밭론은 허구"

[서울 강남벨트 총선현장]탄풍-노풍-경제현안 뒤섞여 ‘혼전’

탄풍(彈風), 노풍(老風)이 뒤섞여 혼전 양상으로 접어든 전국 총선 지형의 축소판 서울 강남벨트. 정치적 현안과 함께 부동산 문제, 교육문제 등 전통적으로 민감한 지역 이슈까지 복잡하게 얽힌 강남(갑을) 서초(갑을) 송파(갑을병) 7개 선거구의 판세를 보는 시각은 대체로 '박빙'으로 모아진다.

다만 박빙의 상황은 흐름과 추세에 따라 표정이 뒤바뀌기 마련. 선거일을 9일 앞둔 6일 둘러본 강남벨트는 지역구별로 편차는 있지만 한나라당의 '자신감 회복'과 열린우리당의 '긴장감 확산' 추세가 감지됐다.

***한나라, ‘노풍’에 "승기 잡았다"**

외견상 양측의 표정 변화는 캠프의 자체적인 판세진단에서 나타났다. "현재까지 열세"를 시인한 송파을 박계동 캠프,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말한 송파병 이원창 캠프를 제외하면 한나라당은 대체로 "승기를 잡았다"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초반보다 조금 빠진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자신감 회복은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실언이 초래한 노풍(老風) 이후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지방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공식선거전 초중반을 강타한 노풍이 강남벨트를 비껴가지는 않은 듯 보였다.

강남갑 한나라당 이종구 후보측 김병수 부장은 "탄핵정국에서 분산됐던 지지층이 정 의장 발언 이후 90% 이상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장 발언은 단순한 노인 경시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과 연결돼 전반적으로 여권이 가벼이 보이는 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송파을 한나라당 박계동 후보측 관계자는 "탄핵 이후 18%포인트 가량 빠졌었는데 정 의장 발언 이후 노년층은 물론 50대 무응답층도 지지층으로 붙어주고 있다"고 중년층으로의 확산에 유의했다.

이에 대해선 강남을 열린우리당 이환식 후보측 김용하 상황실장도 "4~6%포인트 앞서고 시작했는데, 정 의장 발언 이후 백중세로 접어들었다"며 "목소리를 내지 않던 한나라당 지지 그룹들이 표출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송파갑 우리당 조민 후보측 김정대 홍보팀장은 "정 의장 발언의 여파가 타 지역에 비해 심하지는 않다"면서도 "후보 부인과 노모가 함께 경로당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숨기지 않았다.

서초갑 우리당 함종길 후보측 홍현석 선대본부장은 "탄핵 이후 7~8%포인트가량 앞섰는데, 조금 빠져서 2%포인트정도 앞서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우리당, "한나라 ‘텃밭’ 반감 확산"**

우리당 후보들은 그러나 노풍의 감정적 여진은 타지역에 비해 단기간에 끝날 것이며, 탄핵에 대한 깊은 각인은 선거일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을 통해 승리를 자신했다. 노풍의 당사자인 노년층 비율이 낮은 반면 우리당 선호도가 강한 20~30대 비율이 높은 점, 빈부격차가 심한 가운데 저소득층은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 등이 근거다.

강남갑 박철용 캠프 공영호 기획팀장은 "말이 강남이지, 청담동 큰 아파트 가진 상류층 말고는 경제적으로 압박받는 주민들이 너무 많다"며 "한나라당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상당수는 탄핵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30대가 53.1%, 60대 이상이 11.6%인 연령별 유권자 비율을 제시하며 튼튼한 우군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강남을 한나라당 공성진 후보도 "전통적으로 강남벨트가 한나라당 세가 강하다고 하는데, 와서 보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더라"며 "저소득층이 밀집된 수서, 일원 등에선 탄핵 후폭풍에 편승해 '묻지마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보인다"고 인정했다.

송파갑 조민 캠프는 "홍준표-이회창-맹형규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12년 동안 송파 주민들의 판갈이 욕구는 커질대로 커졌다"며 "보수지역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는 변화의 욕구가 탄핵 정국과 맞물려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초을 우리당 김선배 캠프 정종완 보좌관은 "이 지역이 워낙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탄핵에 대해 '노무현 견제'라는 측면은 이해를 하지만, 그 방법이 우선 틀렸고 시기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민주주의가 도륙되는 과정에서 기성정치인에게 크게 실망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강남을 이환식 캠프는 "그동안 탄핵 지지와 반대에 따른 국민적 분열 때문에 탄핵 문제는 가급적 자제하려고 했는데, 적극적으로 환기시킬 필요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재점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나라 "강남북 재정평준화 반대", 우리 "경제정책 만큼은 독자적으로"**

한편 지역 특성상 각 캠프는 재개발, 재산세 등 부동산 현안에 정책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크다는 반증이다. 규제완화라는 큰 틀에서 보면 각 당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의 차이점은 크지 않다. 그렇더라도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열린우리당의 방어, 한나라당의 공세 분위기가 확연했다. 정부의 지난해 10.29 주택종합정책 이후 부각된 강북권과의 '역차별' 불만은 아무래도 여당에 화살이 꽂히기 때문인 듯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이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서초갑 한나라당 이혜훈 후보측은 "강남북 지역간 재정평준화 반대"를 제1번 공약으로 내세웠다. "잘 산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 서초구민이 낸 지방세금을 평준화라는 미명하에 뺏어서 다른 지역에 지원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노골적인 주장이 부연돼 있다.

송파갑 한나라당 맹형규 후보측 김광용 보좌관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 중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재산세, 양도소득세가 너무 많이 올라가고 있으니 꼭 당선돼서 이 문제를 좀 바로잡아달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은근한 자랑을 했다.

송파을 한나라당 박계동 후보측도 "재건축 문제가 지역에서는 가장 큰 문제인데, 달랑 집 한채 가지고 있는 서민들에게 분양권전매금지나 낮은 용적률 등에 대한 저항감은 상당히 크다"고 자극했다.

열린우리당 캠프에선 재건축, 재개발, 조세정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무마하고 있으나, 정책적 딜레마는 곳곳에서 엿보였다.

강남갑 열린우리당 박철용 후보측 공영호 기획팀장은 "정부정책과는 달리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해법을 제시할 여지는 있다는 논리와 장기적인 규제완화 약속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면서도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파갑 우리당 조민 후보측 김정대 홍보팀장은 "솔직히 중앙당에서 강북 위주의 정책을 펴기 때문에 강남을 버리는 게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며 "강북만의 집권여당이 아닌 이상, 다양한 측면을 살펴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초갑 우리당 함종길 후보측 홍석현 선대본부장도 "정부정책이나 언론에서 강남권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적(敵)이고 부정축재하는 사람처럼 몰아가고 있어 이 지역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은 바로 세금 문제"라며 "우리는 당론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중요 사안에 대해선 홈페이지를 통해 찬반을 반드시 묻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정부정책이나 당론과의 불일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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