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민주노동당에 대한 '연대 제안' 철회

권영길대표의 창원을에 후보 내기로, 상승무드 자신감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출마하는 경남 창원을에 열린우리당이 후보자를 내기로 25일 최종 결정했다. 그동안 우리당 김두관 경남도당 대표 등이 ‘반(反)한나라당 전선’ 구축 차원에서 이 지역에서 민노당과의 전략적 공천 제휴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민노당의 거부로 끝내 무산된 셈이다.

***“전지역 후보 낸다는 게 기본원칙”**

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이날 중앙위원회 브리핑에서 “창원을 지역에도 예외 없이 후보자를 공천키로 했다”며 박무용 전 경남약사회장을 후보로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보낸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결정된 것이며 민주노동당과의 관계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부영 상임중앙위원 등이 “특정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이 원내에 들어갈 때가 됐고, 향후 민주노동당과의 정책공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며 후보를 내지 말자는 제안은 백지화됐다.

김근태 원내대표도 박 대변인의 브리핑 직전 기자실을 방문, “후보자 공천에서 선택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지역구 전체에 후보를 내기로 방침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상황변화와 관련, 그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총선 지형도 변화를 강조했다.

이같은 우리당의 ‘전지역 후보자 공천’ 방침의 배경에는 민주노동당의 거부외에도, 탄핵역풍 상승세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두관 경남도당 대표는 민노당에 대해 권영길 후보의 창원을에 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테니, 민노당은 거제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를 바란다는 연대를 제안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에서 열린우리당 바람이 거세자, 굳이 민노당과의 연대를 추진하지 않아도 무난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날 창원을에 후보를 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민노, “우리당이 후보 내도 영향력 없을 것”**

이같은 우리당 방침 변경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김종철 민노당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우리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도 아니고, 애초부터 후보를 내라고 말해왔다”며 “당당하게 후보를 내서 자기내용을 가지고 평가받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 후보의 출마로 인한 판세변화에 대해서도 “권영길 후보는 현재 창원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와서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낸다고 해서 별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KBS 창원총국이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권 후보는 28%로 1위로 조사된 바 있다. 탄핵안 가결 이후 조사임에도 열린우리당 구명회씨는 22.2%로 2위, 현역인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는 14.8%로 3위를 기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