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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더블 플레이' 도마위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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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더블 플레이' 도마위에 올라

盧대리인단, 헌재 답변서서 '이중성' 맹성토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탄핵정국 과정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가 보인 '이중적 태도'가 본격적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과 관련, 선관위가 청와대와 민주당측에 각기 다른 내용의 공문을 보내 혼란을 부추겼다고 노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을 맡은 법정 대리인단이 지난 22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또 22일 노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헌재의 의견서 제출 요구도 거부해, 선관위의 '보신 행각'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선관위의 3일과 4일의 각기 다른 '더블 플레이'**

선관위가 노 대통령과 민주당에 각기 다른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은 노 대통령이 지난 11일 기자회견 과정에 선관위 공문 내용을 공개하면서 최초로 밝혀졌었다.

노 대통령측이 지난 3일 선관위로부터 수령해 11일 공개한 공문에는 "대통령님의 발언이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중립 의무를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명시돼 있다. 노대통령은 이를 '선거법 위반'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는 단순히 '선관위의 의견 개진'에 불과한 게 아니냐며 선거법 위반 주장은 야당과 언론이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청와대로 공문을 보낸 다음날인 지난 4일 민주당에 전달된 공문에는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행위"라고 선거법 위반 사실이 명시돼 있다.

이같은 선관위의 각기 다른 공문은 결국 노대통령의 사과 거부와 야당의 탄핵가결 강행이라는 극적 충돌을 초래하는 게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선관위는 이같은 이중 공문에 대해 '동일한 내용에 대한 표현의 차이일뿐'이라고 강변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지배적 평가였다.

***盧대리인단, "선관위 혼란 야기, 그러나 근원은 야당압박 때문"**

실제로 노대통령 대리인단도 22일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국가기관이 자신의 권한 범위에 속하는 판단을 내릴 때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명백히 다른 내용의 문서를 양측에 보내 혼란을 부추겼으며 결국 탄핵사유의 논리적 출발점이 돼 버렸다"고 선관위를 정조준해 맹성토했다.

그러면서도 대리인단은 선관위의 '이중적' 태도가 결국 야당의 협박으로 야기된 결과라며 야당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대리인단은 "선관위가 일관된 입장을 갖지 못한 것은 야당이 '2월24일 기자회견' 이후 줄곧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 판정을 내리지 않으면 선관위원장을 직무유기로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선관위에 압박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리인단은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선관위의 결정이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헌재 의견서 제출 요구에도 '의견없음'**

이처럼 청와대와 야당에 각기 다른 공문을 보냈던 선관위는 22일 헌재의 의견서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선관위는 의견서 제출 마감 하루전인 이날 헌재에 '의견없음'이라고 통보했다.

선관위는 "독립적으로 헌재에서 결정할 사안에 대해 외부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탄핵 심판에 선관위가 의견서를 제출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단지 선관위는 헌재가 대통령의 선거법 9조(공무원의 중립 의무 등) 위반에 대한 자료를 요구할 경우 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선관위의 '의견 없음' 주장은 헌재가 분명히 먼저 의견 제출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영향'을 이유로 의견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선관위가 '독립적 헌법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가에 대해 근원적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관위는 헌법이 '독립성'을 부여한 의미에 대해 근본적 성찰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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