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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조만간 '뉴스의 전면'에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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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조만간 '뉴스의 전면'에 나설듯

[탄핵 1주일] 탄핵심판, 총선-재신임 연계 입장 표명

국회에서 지난 12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대통령은 분명 존재하되 대통령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직함에서조차 아슬아슬함이 느껴지는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한시적 관리자 역할을 하기 시작한지 20일로 8일째다.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거대 야당의 힘을 한껏 뽐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 역풍'으로 끝간 데 없이 추락하고 있다. 또 매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시위는 민의를 무시하고 정략적 이유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보여준다.

***절간같은 盧 대통령과 청와대**

지난 1주일간 청와대는 조용했다. 탄핵안 가결후 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 심판 과정을 남겨둔 가운데, 노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법원 근처인 서초동에 사무실을 마련, 법원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함에 따라 더 그렇다. 취임이래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얘기가 이처럼 언론에 흘러나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직무정지' 상태인 노 대통령의 근황도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부 인사와의 회동도 거의 없고 전화통화도 자주 하지 않는 '칩거' 상태에 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할 뿐이다. 지난주말 김원기 정치특보의 위로 방문과 탄핵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한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의 면담 등이 외부로 알려진 회동의 전부다. 노 대통령은 김우식 비서실장 및 수석급 보좌관들로부터 일일 보고를 받는 것 외에는 주로 가족들과 관저에 머무르면서 독서, 산책 등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덩달아 청와대 비서실도 조용하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탄핵안이 통과되고 가진 청와대 직원조회에서 함구령을 내렸다. 이에 청와대 비서진들은 기자들과의 접촉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 청와대는 '절간' 같다.

***탄핵심판 출석 여부 등 부심**

이같은 노 대통령의 '침묵'은 당분간 계속될성 싶다. 윤 대변인 지난 19일 법제처 차장 인선 결과를 브리핑한 뒤 기자들이 노 대통령 근황 등을 질문하려 하자 황급히 기자실을 떠났다.

야당의 탄핵 처리 강행 과정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야당에 대한 비난 여론과, 여당과 노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극에 달한 상황을 4월 총선 때까지 유지하기 위해선 쓸데없는 정쟁거리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노 대통령이 정쟁의 중심에 서서는 더더욱 안된다.

때문에 30일 첫 탄핵심판 때 노무현 대통령이 피소추자로 법정에 출석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참모들 사이에 의견도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석 자체가 강제가 아니라는 점과 노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일단 불출석쪽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위기의 상황 때마다 정면 돌파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격 출석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든 상태다.

***총선전에 뉴스의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노대통령은 가까운 시일내 어떤 형태로든 '뉴스의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노 대통령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는 탄핵 문제에 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이슈지만,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시키겠다는 대국민약속을 한 이상 어떤 형태로든 연계 방법을 밝힐 수밖에 없는 처지다. 노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때 열린우리당 입당시기도 밝히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 시기 문제도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당초 3월말이나 4월초 입당해, 총선에서 노 대통령 입당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유력했었다. 그러나 탄핵정국과 특검 수사 등을 감안할 때 노 대통령이 총선 후 입당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총선 후 입당 쪽으로 기운 상태다. 하지만 여기에도 딜레마는 존재한다. 입당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재신임 연계'에 대한 정당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 대통령도 그동안 수차례 책임정치 차원에서 총선 전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과연 노대통령이 또다시 기자회견 방식을 빌릴지, 아니면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힐지는 아직 미지수나, 노대통령이 총선전 또다시 뉴스의 핵심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돌다리도 두들겨 가는 고건 대행**

이같은 가운데 고건 대행은 더없이 조심스런 행보를 하고 있다.

고 대행은 국무회의를 정부종합청사에서 주재하는 등 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의전.경호 인력을 최소화라고도 지시했다. 또 국정운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 대통령에게 NSC 현황보고 등 간단한 업무보고를 계속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고 대행은 지난 18일 국무위원들에게 "처음에는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헌정사상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지만 대통령이 평소 국무회의에서 강조해온 위기관리시스템이 이번에 가동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지난 1주일간 '무탈함'에 대한 공을 노 대통령에게 돌리기도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고건 띄우기'에 반해, 고 대행은 노 대통령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고 대행은 국정운영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관철시키고 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탄핵취소'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 범위' 등을 언급하고 나서자 국무위원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했다. 허성관 행자부장관이 '문화집회'라며 탄핵반대 촛불시위 허용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브레이크를 걸었고, 의문사진상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집단성명서를 내자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보훈처 차장, 법제처 차장 등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아울러 정부 산하조직인 인권위원회 조직원 43명이 탄핵반대 입장을 천명하자, 즉각 감사원에 특감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이다.

노 대통령과 '코드'가 다른 고건 대행 체제는 헌재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고건 대행은 이전부터 총선때까지만 총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총선뒤에는 교체가 거의 확실시된다. 현재의 정치풍향이 계속될 경우 훨씬 '강력해진 대통령'이 돼 컴백할 게 확실한 노대통령의 추후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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