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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의결정족수' 채울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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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의결정족수' 채울 수나 있을까

한-민 수뇌부 탄핵공조에도 ‘집안단속’ 난항

야당이 제시한 선거법 위반 등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사과 시한(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막판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탄핵안의 국회 의결에 필요한 재적의원 3분의 2(1백81석)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지극히 불투명해 양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민주, 당 내외 적극적 설득작업**

민주당은 6일 탄핵 발의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수 확보를 위해 야권공조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헌정수호 차원의 사안’임을 강조하며 적극적 여론몰이에 나섰다.

탄핵추진을 위해 좌고우면 없이 적극적인 야권 공조를 추진키로 방침을 정한 민주당 지도부는 유용태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한나라당 홍사덕, 자민련 김학원 총무를 접촉하는 등 최종적인 조율작업에 만전을 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헌정질서를 근본적으로 수호해야 하느냐 아니냐는 문제인 만큼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에서도 참여하지 않을 분이 있겠느냐”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현재 탄핵결의안에 아직 서명하지 않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는 한편, ‘절대다수’를 확보하기 위해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유 대표는 “당내 몇 분이 개인적인 소신으로 반대한다면 도리가 없는 것이지만 당의 방침으로 결정한 문제이기 때문에 소신대로 밀고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노 대통령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혐의 인정, 대통령 측근비리, 국정운영 혼란 등의 사례 등을 검토하며 조문 작업을 계속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후 조순형 대표 등 지도부와 헌법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소추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갖는 등 여론설득에도 당력을 집중했다.

***한나라, “탄핵에는 동의하지만…”**

한나라당 수뇌부 역시 탄핵 추진에는 동의하면서도 수도권 소장파들의 신중론 등을 고려, 실제 탄핵에 돌입할지를 놓고선 내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탄핵 추진의 전권을 위임받은 홍사덕 총무는 6일 소속 의원들과 개별 통화를 통해 탄핵추진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고 있다. 홍 총무는 “소속 의원 절반가량과 통화를 했는데, 대통령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으면 승부를 떠나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었다”며 “민주당과의 공조는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노 대통령이 선거법과 관련해 재발방지 약속을 함은 물론 국가 운영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탄핵추진 방침을 철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경필 원희룡 장광근 의원 등 수도권 지역의 초재선 의원들은 “탄핵을 위한 실제 행동에 돌입할 것인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홍 총무의 강공에 제동을 걸고 있고, 최병렬 대표도 실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에 회의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1백81석 확보할 수 있을까**

이에 따라 실제 탄핵안이 발의될 경우, 한나라당은 의결 정족수인 3분의2(1백81석) 이상을 얻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정치적 판단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확보하고 있는 1백48석과 62석을 합하면 2백10명이 돼 의결정족수를 상회한다. 그러나 복잡한 양당의 사정을 감안하면 1백81석 확보가 그리 쉽지많은 않아 보인다. 뒤집어 보면 양당 지도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통틀어 이탈표가 30석이 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우선 구속수감중인 의원이 양당에서 9명이나 된다. 또한 한나라당 24명에 달하는 공천 탈락자와 탈당의원, 탄핵에 반대하는 소장파들은 지도부의 ‘집안단속’이 사실상 어려운 세력이다. 민주당 역시 추미애 설훈 조성준 의원 등 소장파와 한화갑 의원 등 7~8명이 탄핵 반대파로 분류된다. 설상가상으로 자민련도 탄핵 공조에 소극적이어서 당내 이탈표를 대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탄핵안의 국회 통과가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데에 야당의 고민이 있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조순형 대표 리더십의 뿌리가 흔들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한나라당도 어정쩡하게 민주당을 쫓은 대가로 서청원 석방 결의안 통과 당시와는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역풍에 휘말릴 것이 자명하다.

야당의 탄핵 추진 움직임에 여권이 자신감을 내비치며 정면돌파 카드를 고수하는 것도 이같은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탄핵 발의는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인 만큼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순형 대표가 탄핵을 강력히 밀어부치는 것은 대통령을 탄핵한 뒤 자신이 한나라당의 추대를 받아 대통령을 하려는 것이라는 일부 분석도 있다”고 정략적 의도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과연 탄핵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뽑아든 조순형 등 한-민 수뇌부의 정치도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내주에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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