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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탄핵, 선거전후에 본격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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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탄핵, 선거전후에 본격 거론”

[박진의원 인터뷰]“5-6공 인위적 인적청산 반대”

'제2창당'의 기치를 내건 한나라당의 새 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박진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주목된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박진 의원은 중앙선관위원회가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정을 내리기도 전인 3일 오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탄핵은 선거 전후에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이고, 거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도 탄핵 공통 시각"**

박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직선거법에 구체적으로 위반한 사례들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헌법과 법률위반 문제와 탄핵가능성 문제가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선관위의 결정으로 가속화된 당 지도부의 탄핵 추진 움직임에 소장파 중심의 '구당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박 의원까지 적극 가세함에 따라 대여공세와 함께 당 대표경선에서도 탄핵론이 핵심 쟁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과도 어느정도 공통의 시각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이 탄핵 발의 시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박 의원은 총선 목표 의석으로 "노무현 정부의 비리 실정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 등을 감안해 최소한 제1당이나 이를 넘어선 과반수 의석까지 획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정형근-김용갑,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박 의원은 당내 현황과 대표 경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거침없이 밝혔다. 그는"최병렬 대표가 용단을 내린 이후에도 한나라당의 개혁의 불씨가 꺼져가는 느낌이다"며 "건강한 보수로의 면모 일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대표경선에 나선 포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수구정당, 부패정당이라는 오명을 빨리 벗어던지고 건강한 보수로,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보수로 탈바꿈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며 "소장파와 구당모임에서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해 나가고 그에 맞는 정강정책이 나와야 건강한 보수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소장파와 보수중진간 정체성 논란의 핵인 김용갑 정형근 의원 등의 공천 문제와 관련, "특정인에 대한 인적청산 문제제기의 취지는 이해하고 있으나 인위적으로 인적청산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인 잣대로 판단할 것이 아니고 역사적 판단이나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5ㆍ6공에 몸담았던 사람들 중에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도덕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이 많다"며 "5ㆍ6공 청산론을 말할 때 잘못하면 권력투쟁으로 비춰지는 게 제일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인적청산 문제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견지했다.

***"대북 현금지원 시기상조"**

한편 소장파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현금지원 문제와 관련, 박 의원은 "그것이 군비증강이나 핵개발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현재 북한에 현금지원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고, 잘못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일으키도록 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박진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건강한 보수로 면모일신하겠다"**

프레시안 : 이번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것인가.
박진 : 대표 경선에 40대 기수를 원한다면 총대를 매겠다. 경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룰(rule)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확답할 수는 없지만, 그 동안 한나라당이 대선불법자금 문제로 인해 당이 입은 충격적인 타격과 이에 대한 파열음, 최병렬 대표가 용단을 내린 이후에도 개혁의 불씨가 꺼져가는 느낌을 가졌다. 불씨를 다시 키운다는, 자동차로 치면 배터리가 수명이 다하는 '점프 스타트'라고 하는데, 이런 차원에서 몸을 던질 생각으로 들어간 것이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뜻은 무언가.
박진 : 출마선언이 결정되지 않았다기 보다는 경선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뭐라 얘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프레시안 : 소장파 의원들이나 구당모임에서 출마에 대해 논의를 했나.
박진 : 구당모임에서 여러 분들과 같이 회의도 했지만, 대표 경선 출마문제에 대해 협의한 적은 없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결정이다.

프레시안 : 소장파들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어떤 후보를 내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 않나.
박진 : 그런 것을 공개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고, 소장파들 나름대로 모여서 얘기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소장파와 교감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은 없다. 어떤 후보를 별도로 낼지는 얘기해봐야 한다.

프레시안 : 개혁의 불씨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했는데, 최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 이후에도 공천 과정 등을 보면 내용면에서 달라진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박진 : 공천심사는 그대로 유지시킨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있었다. 공천심사위윈회가 나름대로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흐트려 가면서까지 당의 개혁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었다.

두 번째로는 대표 경선과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한 개혁과정이라고 본다. 합의추대론 제안도 나왔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기존의 기득권이나 반사이익을 과감히 버리고 투명하게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경선과정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프레시안 : 중진들의 합의추대 주장이 기득권 유지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인가.
박진 : 한나라당의 지역기반이 영남이고, 재선ㆍ삼선 등 선수에 의해 나름대로의 당내 영향력이 분명히 있다. 이번 경선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선수나 지역베이스, 당내 영향력과는 별도로,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사람이면 건강한 보수를 만들 수 있다는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고 국민 참여가 이뤄지는 경선이 바람직하다.

프레시안 : 대표로서 본인의 메리트는 어느 쪽에 있나.
박진 : 나는 초선이고 의정활동도 1년 반밖에 안했다. 과거의 기존 관념으로 보면 (대표 출마가) 있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이 처한 엄중한 위기 상황은 기존의 관념이나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야 풀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40대고 대한민국에서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하고, 내 고향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당의 건강한 보수로의 면모 일신을 위해 용광로에 에너지를 넣을 수 있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본다. 대표가 되고 안되고는 그 다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중진들은 대부분 망설이고 있다. 관심도가 높아지려면 명망있는 중진들의 경선 참여가 관건일텐데.
박진 : 아무래도 무게가 있고, 당내에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나오셔야 그 과정으로서 국민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중진들이나 당내 거론되고 있는 의원들이 왜 망설이고 있다고 생각하나.
박진 : 다들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대표는 3개월 임기의 한시적 대표이고 선거를 치러야 되기 때문에 지역구가 있는 분들은 지역구에 부담도 있을 수 있고,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론도 분명히 대두가 될 것이다. 쉽게 결정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는 초선이고 지역구가 있지만, 이러한 당의 위기상황에서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미력하나마 촉발제 역할이라도 해야 되겠다고 판단했다.

***"인위적 인적청산 반대"**

프레시안 : 최병렬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 이후 2주일 동안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박진 : 일단 최 대표 체제 하에서 움직이고 있던 당의 구조나 회의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이는 불가피한 일일지도 모른다. 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당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체제보다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체성의 문제다. 수구정당ㆍ부패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빨리 벗어던지고 껍질을 깨서 건강한 보수로,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보수로 탈바꿈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소장파와 구당모임에서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해 나가고 그에 맞는 정강정책이 나와야만 건강한 보수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같이 공존할 때 민주주의도 꽃필 수 있다. 그러한 본질적인 문제에서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고 변화는 모습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 시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다.

프레시안 :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흔들지 않기로 했다고 했지만, 수구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선 일부 상징적인 의원들에 대한 읍참마속이 있었어야 한 것 아닌가.
박진 : 특정인에 대한 인적청산문제가 제기됐었다. 이러한 문제 제기의 취지는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인적청산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정치적인 잣대로 판단할 것이 아니고, 역사적인 판단이나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나름대로 새롭게 변모하는 과정에서 인물이 근본적인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프레시안 : 대표적으로 정형근, 김용갑 의원을 공천한 점을 들어 한나라당의 개혁공천이 물건너갔다는 비판이 있는데, 너무 여유있는 생각같다.
박진 : 여러 비판은 받을 수 있다. 공천심사를 하는 분들이 그러한 지적과 비판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본다. 일단 공심위에서 나온 결정은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남는다. 한나라당이 새롭게 변모한다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명제가 있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은 많이 있다.

프레시안 : 최대표가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진 :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의 책임 하에 공심위가 독립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니까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공천심사위가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최 대표는 박 의원이 구당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배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
박진 : 최 대표에게는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최 대표가 취임한 이후 나를 대변인으로 발탁했고, 많은 지도를 받았고 공부를 했다. 개인적으로는 최 대표에 대한 의리나 예우는 계속 깍듯이 지켜나갈 생각이다.

대변인으로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 된 것은 죄송스런 마음을 갖고 있다. 최 대표에 대한 감정이라든지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책임을 통감해서 물러난 것이다. 서청원 전대표의 석방과정에서 당의 입장을 합리화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고, 이에 대한 당위성도 주장했다. 그 결과, 국민들이 보는 시선은 싸늘했고, 언론으로부터 호된 질책과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그 책임을 느끼고 물러난 것이다. 예를 들어 최 대표의 퇴진을 주장했다든지,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다든지 해서 물러나게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최 대표가)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프레시안 : 최병렬 대표 체제 하에서 대변인이라는 주요당직을 맡았는데, 대표가 백의종군하는 마당에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책임을 통감했다는 것과는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박진 :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젊은 목소리가 필요하고, 기존의 구체제가 갖고 있었던 문제점을 과감하게 탈피한다는 점에서 몸을 던져 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대변인직을 거치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고 우리 당이 어떻게 새로 태어나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한 내 생각과 고민들이 의미 있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출마 용의를 밝혔다.

***"정치개혁 공전 죄송스러운 마음"**

프레시안 : 대선자금문제가 여전히 한나라당의 걸림돌이다. 이회창 전 총재측의 개인유용 논란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회창 전총재를 비롯해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여전히 보이지 않고있다. 대표가 되면 이 부분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구상하고 있나.
박진 : 이 전총재가 이 문제와 관련해 전부 책임을 지고, 감옥에라도 가겠다고 말한 상황이고, 최 대표도 불법자금 문제와 관련해선 숨길 것이 없고, 피할 것도 없다면서 당당히 임하겠다고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특별한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검찰에서 수사하는 내용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편파수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은 비단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는 검찰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 대는 것이 검찰로서도 대단히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10분의 1 발언이라든지 사실상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던지 하는 대통령의 발언들이 공정한 수사에 도움을 못줬다. 터무니없는 부실수사나 편파수사에 대해서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리라 본다.

다만 한나라당이 돈을 받은 것이 확인이 되고 검찰수사에 의해 판명난 부분은 한나라당이 책임질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는 검찰이 일차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이회창 전총재가 그랬고 서청원 전대표도 스스로 가서 수사에 응한 적도 있다. 한나라당이 피할 것은 없다고 보고,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지는 수사에 의해 판명이 날 것이고,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서청원 전대표의 석방 동의안 통과부터 어제의 선거법 처리 불발 사태까지 한나라당의 정략적 야합이라는 비판이 많다. 홍사덕 총무의 원내 전략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책임론도 나오는데.
박진 : 홍사덕 총무를 비롯한 원내 전략의 사령탑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어려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각 정당간의 신뢰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번 약속하면 지키고, 정치적 신의나 도리를 지켜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국회의원 정수문제나, 한ㆍ칠레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 등에서 책임을 지지 않고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으로서 법안통과나 비준안 처리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도록 상황을 이끌어가는 전략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 등이 깔려있다.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안되리라 본다.

프레시안 : 전적으로 여당 책임이라는 얘긴가.
박진 : 물론 이것은 정치적인 논리다. 한나라당이 책임을 뒤집어 쓰더라도 국익을 위한 것은 당당하게 처리한다는 태도를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정치 세계로 들어갔을 때, 정치적인 부담과 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들이 나오리라 본다. 개인적으론 안타깝다. 국민들이 정치권을 보는 시각이 싸늘하고 곱지 않은데, 정치개혁문제 등이 신속히 마무리되지 못하고 공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죄송스런 마음이다.

프레시안 : 원내전략의 새로운 틀을 구상하고 있나. 정치적인 논리를 따지자면 책임지지 않는 여당 뒤에 숨은 것은 한나라당이다.
박진 : 실제로 과소평가된 부분도 있지만, 파병이나 FTA 등에 대해 한나라당은 결국 최종적으로 국익적 관점에서 당력을 실었다고 본다.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었고, 과정에서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익적 논리가 정치적 논리 앞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중요한 사안들이 처리되는 과정을 보고 얻은 교훈은 정치적 논리는 복잡하게 계산할 수도 있고 치밀하게 따져봐야 하지만, 결국 국민의 입장에서 설득될 수 있는 소신과 원칙에 입각한 정치가 그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프레시안 : 국민여론에 반하는 결정이 몇 번 있었다. 서청원 전 대표 석방결의안 통과나 선거법 처리 불발 등이 그렇다. 그 때마다 지도부는 통과시켜놓고 사후에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제1당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박진 : 홍 총무가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원내 사령탑으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존경하고 그 과정의 우여곡절이 어찌됐든 간에 결과적으로는 부담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지만,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프레시안 : 최병렬 체제의 가장 큰 한계를 지적하자면.
박진 : 내 자신이 대변인으로서 체제 안에 있었기 때문에 체제에 대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지도 모르겠다. 최 대표가 겪었던 상황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이고 과반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페이스에 뒤따라 갈 수밖에 없었고, 거대 정당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분권화된 리더쉽이라는 새로운 구조 속에서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정당이 일사분란한 상위하달식에서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바뀌어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그 과도기 과정에서 대선불법자금 문제나 이라크파병, FTA 등 굵직굵직한 안들이 계속 발생했기 때문에 일종의 부하가 많이 걸린 기간인 것 같다. 앞으로 중요한 국익적 사안 많겠지만, 결론은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적 논리에 의해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관성 있게 나가는 것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소장파 대북현금지원 주장은 시기상조"**

프레시안 : 몇일 전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사실상 대북현금 지원을 주장했다. 견해를 밝혀달라.
박진 : 대북 현금지원 문제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을 도와주기 싫어서가 아니다. 인도적 지원은 필요하지만 북한이 군비와 핵무기 개발을 하는 상황에서 현금을 지원했을 때 그것이 과연 군비증강이나 핵개발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문제이다. 한나라당은 금강산 관광 보조금 지원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가 관광이라는 차원을 넘어 현금이 제공되면 북한의 정권 유지 및 무기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북한에 대한 현금지원 문제는 간단히 생각할 수 없다. 안보위협이 계속되는 한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다.

프레시안 : 사실상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것인가.
박진 : 지금 상황에서 안보상황이 개선됐다고 확신할 수 있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북한에 현금지원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고, 잘못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일으키도록 할 수 있다. 소장파들의 주장은 남북관계를 진취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고민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이번에 발표한 것이라 본다. 민족이 분단된 가운데, 남북한이 평화를 유지하면서 공동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나도 국민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남북관계는 현실론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이 무기를 개발하고 여러 가지 체제 유지를 위해 많은 무리를 하고 있고, 경제난에 시달리며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에 대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간단하게 핵심을 얘기하면 소위 '당근과 채찍'이라는 표현을 쓴다. 당근은 북한이 남북평화와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나오는 유인책을 제시하고, 채찍은 반드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경우 북한이 치러야 할 부담과 어려움에 대한 경고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평화와 남북협력을 원하면 평화와 협력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나와야 진정한 남북간의 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북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가가 문제를 푸는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2차 6자회담을 했는데, 북한이 과연 핵포기 의사가 있는가에 대한 이번에도 안나왔다. 그러나 대화는 대립보다 항상 좋은 것이다. 북한에 대해 외교적인 대화를 기울이고, 다른 대안이 없다는 걸 깨닫도록 하는 것이 외교 기술이라 본다. 이게 안되면 대북압박이나 대북제재 등의 채찍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최선의 노력으로 북한과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프레시안 : 개헌론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소장파들의 주장은 4년 중임제 개헌론이다.
박진 : 이번 당의 사태를 떠나, 나는 원래 4년 중임제 개헌론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꼭 미국식이라 따르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임기가 엇갈리기 때문에, 정권에 따라 선거를 두 번 치르는 정부도 있고, 이번 정부처럼 1년 만에 한번 치르고 끝나는 정부도 있다. 이렇게 되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만들어 진다.

이번 선거 뒤에, 대통령은 바로 레임덕이 온다. 선거를 치를 수 없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4년 남은 임기에서 앞으로의 레임덕 기간을 대통령이 제대로 통치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노 대통령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대통령 중임제는 첫 번째 임기에서 나름대로 국민들에게 이러한 정책과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고,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에서 대통령의 임기를 중간에 평가하는 시스템에 장점이 있다고 본다. 대통령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프레시안 : 대표가 되면 개헌을 추진할 것인가.
박진 : 공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중임제 개헌에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권한 집중에 대해 여러 비판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하나의 과제다.

일부에서는 분권형 대통령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프랑스식의 역할 분담론을 의미하는 것인데, 프랑스 정치도 잘될 때는 괜찮지만, 동거정치가 되면 서로 엇갈려 파열음을 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국적 정치 현실에서 타당한지 여부를 심각하게 판단해야 된다. 중임제 대통령제의 장점을 능가할 수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결론을 내린 것은 앞서 말한 대로 중임제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프레시안 : 분권형 대통령제는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인가.
박진 : 잘됐을 때는 권력의 집중을 막을 수가 있지만, 어떠한 의견 대립이나 권력 갈등이 왔을 때는 마비도 올 수 있다고 본다.

***"선거전후 盧 탄핵 본격 거론할 것"**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의 총선개입 논란에 대한 선관위 결정에 따라선 탄핵 움직임이 가시화될 듯 하다. 한나라당에서도 법률적 검토를 해온 것으로 알고있는데.
박진 : 당에서 지금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견을 밝히자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여러 번 했다고 본다. 당선 이후 축하금이나, 뇌물 자금을 받은 의혹, 측근 비리, 대통령 자신의 비리 등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고백하지 않았고, 사전불법선거를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서서 주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이 헌법과 법률상 공무원의 선거 중립 직무를 위반한 사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탄핵문제는 선거과정에서도 그렇겠지만, 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민주당은 선거 전 추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데.
박진 : 선거기간까지 시기적으로 시간이 거의 없다.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는 당내에서 의견을 모아야 하겠지만 일단 대통령이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그 탄핵 여부가 선거 전후에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본다. 거론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프레시안 : 만약 민주당이 탄핵을 발의할 경우 이에 동조해 추진하는 것인가.
박진 : 탄핵 발의 이유와 구체적인 사유, 법적인 판단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탄핵 추진 이유가 대통령의 총선개입 문제다. 맥락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박진 : 어느 정도 공통의 시각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프레시안 : 적극적으로 공동보조를 맞출 의향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나.
박진 :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TV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개헌저지선 발언, 열린우리당을 지지해 달라는 발언, 정치인인데 특정 정당을 왜 지지하면 안되냐는 발언 등. 이러한 취지의 언급을 계속하는 것은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본다.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직선거법에 구체적으로 위반한 사례들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위반 문제와 탄핵가능성 문제가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과반의석도 획득할 수 있다"**

프레시안 : 대표가 되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박진 : 첫 째로 불법대선자금 파문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부패정당 이미지를 씻어버리고 과감한 정치개혁을 통해 새로 태어났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두 번째는 알맹이를 갖고 승부한다. 이미지나 이벤트 정치가 아니고, 말보다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해야 되겠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경제침체가 아니겠나. 청년실업자나 신용불량자 문제 등. 대한민국 경제가 잘못가고 있는 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종합처방책을 내놔야 한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여야가 없다. 정부의 구체적 대책에 문제점이 있으면 날카롭게 지적할 것이고,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좋은 정책은 강력히 제안할 것이다.

프레시안 : 말 그대로 알맹이가 중요하다. 40대인 박 의원이 대표가 되면 노인당 이미지는 어느 정도 탈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체성에서 어떤 알맹이가 달라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소장파 일부에서 얘기하는 5-6공 단절을 반대한 것 등에서 그런 느낌인데.
박진 : 5ㆍ6공 단절론은 5ㆍ6공이기 때문에 단절하자는 것이 아니고 부정부패, 인권탄압, 잘못된 관행 등으로부터 벗어나자는 것이다. 5ㆍ6공에 몸담았던 사람들 중에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도덕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이 많다. 획일적인 재단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부정적 유산을 벗어버리자는 차원에서 그러한 얘기들이 나온다고 이해한다. 5ㆍ6공 청산론을 말할 때 잘못하면 권력투쟁으로 비춰진다. 제일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프레시안 : 총선 목표 의석은 몇 석인가.
박진 : 한나라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환골탈태의 자세를 보이면 노무현 정부의 비리 실정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 등을 감안해 최소한 제1당이나 이를 넘어선 과반수 의석까지 획득 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고 시간과의 싸움이고 우리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과의 싸움이 아니고,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는 싸움이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차원에서 시간과의 싸움이다.

프레시안 : 2주간의 당내 진통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쳤다고 판단하나.
박진 : 한나라당이 뭔가 껍질을 깨는 진통을 겪고 있다는 인식은 퍼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귀결될지에 대해선 확신이 서있지 않은 것 같다. 전당대회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고, 검찰수사도 어떤 식으로 마무리 될지 불확실한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판단하기 쉬운 하나의 키 이슈를 아직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한나라당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면 일반적인 국민여론은 호전될 것으로 본다. 지금 한합의추대론 나라당 지지도가 낮다고 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할 수 있는 층이 마음이 상해서 돌아 있기 때문이다. 이 층은 쉽사리 다른 정당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본다. 이른바 '핵심지지층의 이탈현상'이라고 말한다. 이 지지층인 40~50대가 얼마나 한나라당이 설득력을 갖고 어필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우리한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대표 경선에 슬로건은 있나.
박진 : 박력과 비젼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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