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일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할만큼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 가혹하게 수사하는 것 아니냐"며 '역(易) 편파 수사'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언론보도를 보면 한나라당 조사는 몇 백억, 몇 십억 단위 수준으로 수사를 하고 저와 제 측근들에 관해서는 몇 천만원까지 수사하지 않냐"며 한나라당의 '편파 수사' 주장에 맞섰다.
***"나는 대선자금 수사받는 첫번째 대통령"**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여택수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이 대선이 끝난 뒤 롯데그룹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2일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데 이어, 노 대통령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롯데그롭에서 대선자금으로 6~7억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
노 대통령은 또 부산상고 후배인 썬앤문 문병욱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정치인만이 아니라 제 학교 후배라고 해서, 그 사람들 제 측근 아닌데 측근이라고 이름 붙여가지고 기업 자체를 완전히, 다 저하고 전혀 관계없는 부분까지 완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회장에 대해서도 "강금원씨도 그렇다"면서 "그러나 내가 불평할 수 없는 것이 대통령이 이 과정을, 이 고비를 고통을 겪으면서 넘어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감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자기 대선자금을 있는 그대로 수사받고 있는 첫번째 대통령"이라며 "이것을 특단의 의미로 봐주실수 없겠냐"며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공천하지 않고 당직 임명하지 않고 몇선이 당선되느냐에 대해 지금 셈하지 않고 검찰을 부당하게 지휘하지 않고 가고 있는 첫 번째 대통령"이라면서 "책임은 국민들이 지라는 만큼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제와서 이인제를 표적하겠냐"**
노 대통령은 또 "실제로 지금 와서 제가 이인제씨를 무슨 표적하고 하냐"며 "'불공정하다''편파수사다'라는 것은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 내놓는 방어카드"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이나 경선자금 액수와 관련 "은행나무 이파리 주워 모으듯이 하나하나 모으는데, 그것 헤아릴 필요없이 전체적으로 크게 나무 숲을 한번 보시면 된다"면서 "저에게도 허물이 있고 재신임 받겠다고 국민들에게 말씀드렸고 국민들에게 가장 부담이 적고 혼란을 덜 주는 시기와 방법을 선택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종합적인 것은 수사가 마무리되고 대개 전모가 다 드러나면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말해,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된 뒤 대선자금 전모 등에 대해 밝힐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변화 흐름 제대로 가느냐, 중간에 좌절되느냐가 총선 의미"**
한편 노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로서 우리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 변화의 흐름이 의회와의 불협화음 때문에 혼란과 정체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제 대통령 당선으로 해 출발된 이 변화의 흐름이 제대로 진행되게 될 것이냐, 아니면 중간에서 좌절될 것인가가 이번 총선의 정치적 의미"라고 강조했다.
총선 결과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회에서 변화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저한테 유리한 국회가 형성되는 보장은 없다"며 "국회가 대통령을 계속 흔드는 국회가 될지 아닐지 저도 아직 잘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것까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보다 민주적인 변화, 지역구도의 극복 등은 분명히 나타날 것이고 또 그랬으면 좋겠다"고 이번 총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에 대해 야당의 '총선 개입' 주장과 관련, "제가 하는 정치 하나하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지금은 대통령을 공격해야 열린우리당 표가 떨어진다든지 자기들에게 선거가 유리하다는 것 아니냐"며 정략적 차원의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집중적으로 국회에서 국회의 전 활동 과정을 가지고 대통령을 필요이상 공격하면서 아주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자기들은 하고 있으면서 제가 그냥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을 가지고 '탄핵 한다'고 하니까 정말 지금은 언론의 자유가 잘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소위 새로운 변화의 시대와 옛날 방식 사이에 아주 치열한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정치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과거의 기득권이나 과거의 정치적 방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전부 패퇴하고 있다"고 총선을 앞둔 현 정세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퇴진과 관련, "얼마 전에 자기들이 뽑아놓은 대표를 뚜렷한 근거도 없이 다 함께 책임질 문제를 가지고 대표 퇴진 요구하고 공천에서 배제하고 그래서 민주적 절차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절차상 이해할 수 없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변화의 바람이 너무 거세기 때문에 그것이 먹히는 시대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회견 중 대선자금 수사, 총선과 관련된 일문일답 전문.
***노대통령 일문일답**
▲ 문 : 대통령께서는 총선과 관련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원하고 계신다. 오는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몇 석 정도를 차지 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해 주시고, 또 열린우리당 입당을 늦추시는 마당에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서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정국운영방향과 선거중립의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총선후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해서 어떤 의중을 갖고 계신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이와 함께 얼마 전 방송기자클럽 초청회견에서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들이 우롱 받지 않을 방법을 찾겠다고 하셨다. 진일보된 구체적인 어떤 의견이 계신지 듣고 싶다.
▲ 대통령 : 몇 석 얻을 것이냐, 참 안 믿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한번도 정당활동을 하면서 우리쪽 당이 이번에 몇 석 얻는다, 이런 것은 헤아려보지 않았다. 대개 그냥 언론에서 보도하거나 또는 제 참모팀에서 여론조사결과 가져오면 여론조사결과를 한번 훑어보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전국적으로 의석이라든지 이런 것을 놓고 계산하거나 제 스스로 어느 지역에서 몇 % 지지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을 하지 않고 그렇게 정치를 해 왔다.
제 대통령 선거 때도 그랬다. 대체로 내가 부산시장 출마해 가지고 37.6% 받았으니까 그 정도 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라는 정도의 발언을 하고 다녔는데 그것은 경선과정에서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그냥 한 것이지 과학적 분석을 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다. 단 한 사람의 공천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고 있고, 또 어디서 몇 석 어디서 몇 석 이 전략수립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무수석도 현재 자리가 비어있다. 일체 그렇게 접근하지 않는다.
그래서 몇 석인지 저도 잘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몇 석 이렇게 묻는데 “몇 석인지 잘 모르지만 어떻든 많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압도적으로 지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렇게 말했다가 압도적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지금 돼 가지고 ‘선거운동 했다’ 해서 오늘 아마 선관위에서 거기에 대한 해석이나 무슨 결정이 나올 모양이다. 이런 대담에서 얼마나 되냐고 보냐? (물어서) “압도적 지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 말도 뭐, 제가 정치인 출신이고 그것이 무슨 운동이 되겠나? 불법운동 안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야당이 저를 집중적으로 흔들고 하는 것이 왜 그럽니까? 제가 하는 정치 하나하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지금은 대통령을 공격해야, 말하자면 열린우리당 표가 떨어진다든지 자기들에게 선거가 유리하다 이런 것 아닌가.
그래서 집중적으로 국회에서 국회의 전 활동과정을 가지고 대통령을 필요 이상으로 공격하면서 아주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자기들은 하고 있으면서 제가 그냥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을 가지고 ‘탄핵을 한다’ 그러니까 정말 지금은 대담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잘 없다. 그렇다. 그래서 지지발언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개념 같은 것은 잘 좀 판단하고 이 점에 관해서 판단을 잘해 주시면 좋겠다.
하물며 총선 후에 중임제 같은 것은 더 말할 처지가 못 되는 것이죠. 재신임의 문제는, 재신임의 사유가 된 계기가 결국 대선자금 또는 측근비리에 관련된 문제이다. 그 문제는 수사가 곧 끝난다고 하니까 마무리될 때 그때 저의 소견과 재신임에 관한 의견을 밝혀 말하겠다. 그때까지는 제가 답변 드리기가 곤란하다.
총선의 의미라는 것도 이번 총선만 특별히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총선은 각기 다 의미가 있다. 지난 번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로서의 우리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이전과 이후 정치문화가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죠.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변화가 있다. 그 변화의 흐름이 의회와의 마찰, 말하자면 의회와의 불협화음 때문에 굉장히 혼란과 정체에 빠져 있죠. 그래서 이 변화를 그대로 저로 해서 저의 대통령 당선으로 해서 출발된 이 변화의 흐름이 제대로 좀 그대로 진행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중간에서 좌절될 것인가 하는 정도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 것이 이번 총선 아니겠나. 그렇게 생각한다.
▲ 문 : 요즘 대선과 경선자금 문제로 고민이 많으시죠?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대충 넘어갈 사안은 아닌 듯 싶다. 또한 검찰에서 밝힌 여당의 불법대선자금만도 백억 가까이 된다고 해서 충격적인데, 몇 일전에는 5대그룹 가운데서 또 다른 10억을 받은 단서를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를 한 것을 봤다. 또 어제는 청와대 행정관이 물론 대선 이후이지만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이처럼 자고 나면 불법자금문제가 터진다. 그래서 국민들은 도대체 언제쯤 이 대선자금 문제가 바닥을 칠 것인가 궁금해 하고 있다. 또 하나는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형평성과 그리고 공정성에 대해서 여기저기서 문제를 제기하는 면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제주도 교육감 선거 아시죠? 50만을 받은 사람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쯤에서 대통령께서 또 다른 대선과 경선자금에 대해서 밝힐 것이 있는지 또 국민들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지 밝혀 달라.
▲ 대통령 : 종합적인 것은 수사가 마무리되고 대개 전모가 다 드러나면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강 오늘 중간에 말씀하셨으니까 말씀을 드리면 그렇다. 수사가 공정하냐 공정하지 않냐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여러 가지 평가를 하지만 저는 생각에 좀 역차별이라고 할 만큼 오히려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 가혹하게 수사하는 것 아닌가.
언론 보도를 보면 한나라당 조사는 몇 백억, 몇 십억 단위 수준으로 다 수사를 하고, 저와 제 측근들에 관해서는 몇 천만원 짜리까지 다 수사하지 않나. 정치인만이 아니고 제 학교 후배라고 해서, 그 사람들 측근 아니거든요. 측근 아닌데 측근이라고 이름 붙여가지고 기업 자체를 완전히, 다 저하고 관계가 전혀 없는 부분까지 완전히 조사하고 있다. 물론 강금원씨도 그렇고. 그러나 내가 불평을 할 수 없는 것이 대통령이 이 과정을, 나는 한번 이 고비를 우리가 고통을 겪으면서 넘어가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감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불공정하다’ ‘편파수사다’라는 것은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서 전부 내놓는 방어카드이고 그분들도 그것이 불공정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기들도 무심결에 발언했던 것이 보도되기도 하고 그렇죠. 실제로 제가 이인제씨를 지금 와서 무슨 표적하고 합니까? 다 얘기가 되지 않는 얘기들이다.
금액에 관해서 저의 책임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나중에 마무리에서 말씀드리겠지만 하나하나 사건에 대해서 자연히 매달리게 돼 있다. 은행나무 이파리 주워 모으듯이 하나하나 모으는데, 그것 하나 둘 셋 넷 헤아릴 것 없이 전체적으로 크게 나무 숲을 한번 보시면 된다. ‘저에게도 허물이 있다’ ‘그래서 제가 재신임을 받겠다’라고 국민들한테 말씀을 드렸다. 앞으로도 국민들한테 가장 부담이 적고 혼란을 덜 주는 그런 시기, 방법을 선택해서 결코 책임 회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구차하지도 않고 그렇게 받겠다. 방법을 선택해서 책임을 지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큰 흐름 속에서 보시면 역대 대통령들부터 점점, 훨씬 많이 줄고 있다.
그리고 정치는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서인지 또는 어떻든 우리 투명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소망은 그때그때 이루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계속해서 일이 벌어졌다. 그러니까 정치도 제대로 안 되고 국민들도 짜증스럽고 우리 사회 다른 분야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수사를 받고 있다. 이것은 특단의 의미로 봐주실 수 없겠나. 자기 대선자금을 있는 그대로 수사 받고 있는 첫 번째 대통령이다. 공천하지 않고 당직 임명하지 않고 몇 석이 당선되느냐에 대해서 지금 셈하지 않고 검찰을 부당하게 지휘하지 않고 이렇게 가고 있는 첫 번째 대통령인데요. 책임은 국민들이 지라는 만큼 제가 지겠다.
그러나 이 과정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고 말하자면 이 시대를 어떻게 슬기롭게 정리하고 변화를 관리해서 새로운 시대로 넘어갈 것이냐 이런 것도 또한 제게 주어져 있는 책임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그것이 다 적절하게 되도록 국민들과 항상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항상 상의하면서 그렇게 해서 결코 철면피하게 책임지지 않고 뻔뻔스럽게 책임을 회피만 하려는 지도자도 아니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책임만 지겠다고 해서 앞으로 해 나가야 될 자기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지도 않는 그런 적절한 조치들을 해 나가겠다.
▲ 문 : 이번 4.15 총선이 곧 다가왔다. 3김 시대 이후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총선이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정치적인 어떤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총선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정당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생각하시는지 또 앞으로 정치개혁의 방향은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이신지 또 아울러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몇 석을 얻어서 그 차지한 의석수에 따라서 정국은 또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이런 생각과 전망을 함께 이야기해 달라.
▲ 대통령 : 군사정권과 저희는 자기 인생과 운명을 걸고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해 왔다. 직접 투쟁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게 옳았다 하고 그렇게 정신적으로 참여하고 평가한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군사정권 시대에도 우리 한국이 정체된 부분은 정체돼 있지만 그것을 대가로 지불하고 민주주의의 후퇴 또는 정체를 대가로 지불하면서 상당히 많은 또 발전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다른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어 온 것은, 적어도 산업화 했다. 아무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87년 6월 이후에 군사정권을 부정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고 나니까 흔히 3김 시대라고 하는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가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서 그야말로 눈부신 변화, 눈부신 진보의 시대다. 세계 어느 나라의 민주주의 발달사에도 87년 이후 또는 92년 이후 지금까지 10년 15년 이 사이에 이루어 냈던 만큼 빠른 변화와 진보를 한 나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닌데 우리 국민들은 그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전부 ‘청산이다’ ‘과거 3심 청산’ 한마디로 이름 붙였다. 또 새로운 정치로 가자는 것이다.
결국은 우리가 우리 국민들이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 변화의 요구의 내용에 대해서 무엇이 긍정적이고 무엇이 부정적이고 이렇게 논쟁은 있지만 제가 그것을 하나하나 여기서 다 얘기하면 그야말로 선거운동이 되는 것이다. 엄청난 변화가 적어도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당이 대통령의 지배를 받지 않는 시대로 가버린 것이다. 그래서 국회가 제 자리에 바로 섰다. 대통령의 지배를 받지 않는 국회, 민주주의의 진일보 아니겠나.
그 다음에 시민적 참여가 아주 활발해졌다. 그런 소위 우리가 말하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의 변화, 이런 것들이 아주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 것을 놓고 소위 새로운 변화의 시대와 옛날 방식 사이에 아주 치열한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정치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봐서 과거의 기득권이나 과거의 정치적 방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전부 패퇴하고 있다. 심하다 싶은 부분도 있다. 얼마 전에 자기들이 뽑아놓은 대표를 뚜렷한 근거도 없이 다 함께 책임질 문제를 가지고 대표 퇴진요구하고 공천에서 배제하고 그래서 민주적 절차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그런 지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절차상 이해할 수 없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변화의 바람이 너무 거세기 때문에 그것이 먹히는 시대가 돼 버렸다.
그래서 이것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할 것 없이 이번 총선은 그런 변화가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그런 장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여론마당의 장이 여론마당에서 요구되고 가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실제 표로 항상 연결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도 확신을 하지 못 한다. 못하는데, 보통 그런 때가 있었고 안 그런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저도 지켜보고 있다. 어떻든 총선의 의미는 그런 것이다. 그 이상 정치가 어떤 구도가 있고 그런 것은 모르겠다.
제가 가장 오히려 됐으면 하고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번에 지역구도는 좀 끝나면 좋겠다’ ‘이번 총선 끝나고 나면 국회에 들어간 당이 어느 지역당, 어느 지역당 이렇게 하는 것은 좀 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오늘날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일반적 희망에 제가 보태고 싶은 희망이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한데 여론이나 국민들은 별로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지 않아서, 이것을 넘어서는 것, 그것이 제가 오히려 바라는 것이고 그것이 한국 정치에 있어서 저는 아주 천지개벽이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으로 해서 지역할거주의의 시대, 권위적 지배의 시대가 완전히 끝나지 않겠는가. 그런 것을 이번 총선에 내다보고 있다. 제가 얼마나 더 유리해질지 국회에서 변화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저한테 유리한 국회가 형성되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이제 국회가 대통령을 계속 흔드는 국회가 될지 아닐지는 그것까지는 저도 아직 잘 예측하기 어렵다. 그것까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변화, 보다 민주적인 변화, 지역구도의 극복, 이런 변화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고 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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