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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하루 앞두고 청와대 비서실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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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하루 앞두고 청와대 비서실 '뒤숭숭'

문재인 거취 '고심', 정무수석-외교보좌관 공석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두는 문희상 비서실장 후임으로 내정된 김우식 연세대 총장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단행한다. 이번 개편은 문희상 비서실장, 유인태 정무수석, 정만호 의전비서관이 물러나고 이미 내정 사실이 발표된 김우식 비서실장과 천호선 의전비서관이 새로 임명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개편을 앞둔 청와대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정무수석, 정무기획비서관 인선은 개편을 하루 앞둔 12일까지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월 반기문 외교부 장관 발탁으로 공석이 된 외교보좌관은 이번에도 임명되지 않을 예정이다. 양길승 전 제1부속실장,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 등 비리 의혹으로 물러난 후 제1부속실장과 총무비서관 자리도 반년 가까이 공석이다. 양인석 사정비서관도 열흘 넘게 사표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태지만, 이번 개편에서 양 비서관 문제도 마무리 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재인 민정수석이 최근 민병찬 의혹을 계기로 여권내 확산되는 '반(反) 문재인' 정서로 사퇴를 고심 중이어서 개편을 하루 앞둔 청와대 비서실 분위기는 더없이 뒤숭숭하다.

***정무수석.정무기획비서관 공석될 듯**

서울 도봉을 출마가 점쳐지는 유인태 정무수석의 후임 임명이 12일까지도 불투명하다. 이병완 홍보수석이 정무수석을 겸임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강원도 철원.양구.화천 지역 출마가 예상되는 정만호 의전비서관 후임으로 천호선 정무기획비서관이 자리를 옮긴 가운데, 정무기획비서관도 이번에 임명되기 힘들 전망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무기획비서관 문제는 오늘 중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정무수석 문제와 연관이 있어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임 정무수석이 호흡을 맞출 정무기획비서관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4월 총선 전까지 정무수석실의 투 톱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달째 공석인 외교보좌관 임명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최근 '일신상의 문제'로 갑자기 사표를 제출해 '민경찬씨 펀드' 파문과 무관치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던 양인석 사정비서관 문제도 이번 개편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정수석실은 양 비서관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휴가 처리를 했으나, "이미 휴가기간은 끝난 상태"라고 윤 대변인이 밝혔다. '무단 결근' 상태인 셈이다.

***문재인 민정수석 거취도 다시 도마에**

이런 가운데 '왕수석'인 문재인 민정수석이 사퇴를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문 수석은 9일 염동연 전 대통령후보 정무특보가 문수석을 향해 "왕수석 노릇을 하니까 계속 하고 싶은 것이냐" "당신만 백로고 우리는 까마귀냐"며 원색적으로 총선 출마를 종용한 사건을 계기로 사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열린우리당에서 '민경찬 펀드'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되면서 더욱 사퇴에 대한 심적 부담을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태영 대변인도 12일 문 수석 거취에 대해 "알아봐도 잘 모르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문 수석은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 청와대 일각에서 문 수석 후임으로 이종왕 변호사 발탁설도 제기되고 있는 지경이다. 이 변호사는 최근 '김&장 법률 사무소'에 사표를 내 이같은 관측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변호사는 경북 경산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검 검사, 여주지청장, 대검 공보관, 수원지검 특수3부장, 법무부 검찰1과장, 서울지검 형사부장, 대검 수사기획관에 이르기까지 법무부와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부영,임종석 의원과 임수경씨를 구속시키는 등 대표적인 공안검사였던 이 변호사는 '옷로비'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검찰 수뇌부가 박주선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사법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기도 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당시 "선거에 나갈 사람은 내각과 청와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여권의 강도높은 주문으로 비서실장마저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하게 됐다. 32개의 비서관 자리 가운데 평균 재임기간이 4개월도 되지 않는 자리가 7개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이 뒤숭숭한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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