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盧후보 감세청탁 전화 얘기 들었다"

홍모과장 "손 청장이 25억 이하로 줄이라 했다"

김성래 썬앤문그룹 전 부회장이 "2002년 5월경 노무현 후보가 손영래 당시 국세청장에게 썬앤문그룹 세무조사와 관련 청탁 전화를 했다는 얘기를 문병욱 회장에게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김성래, "노 후보 감세청탁 전화 얘기 들었다"**

김씨는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재판장)의 심리로 9일 열린 '썬앤문그룹 감세청탁' 관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세무조사 관련 수임을 받은 박종일 세무사가 '집권당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전화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해 문 회장에게 보고했더니 '해보겠다'라고 말했다"며 "문 회장은 첫 날은 '노 후보가 부산에서 전화했지만 (손 청장이) 자리에 없어 통화를 못했다'라고 말하고, 다음날 '전화통화가 됐다'고 전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노 후보가 경선을 끝내고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 부산에 처음 내려갔을 때라 그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고 있다"라며 "노 후보가 감세 청탁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손 전 청장은 "김씨를 만난 것은 한 번밖에 없고, 세무조사 과정에서 어떤 청탁도 없었으며, 감세 과정에 내가 개입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한 김씨 본인이 노 후보에게 직접 청탁전화를 하거나 청탁 사실을 확인한 것이 아니고, 문병욱 회장도 김씨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어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김씨는 그러나 "손 청장은 2002년 4월 민주당 P의원의 소개로, 2002년 6월 박종일씨 소개로 두번 만났다"며 "2002년 6월 P의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5천만원을 주려 했으나 거절해 건네지 못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현재 김씨는 자신이 관련된 '농협 사기대출 의혹', '이광재 5백만원 수수설', '홍기훈 H제약 회장통해 S의원에게 2억원 제공 시도 의혹' 등의 사건에서 모두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관련 대상자들과 설전에 가까운 공방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특검 수사 및 공판 진행 과정에 따라 진실이 밝혀질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 담당과장 "손 청장이 25억 이하로 줄이라 했다", 손 전 청장 "절대 아니다"**

한편 당초 썬앤문그룹 감세과정에서 썬앤문그룹 세무조사를 수임한 박종일 세무사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돼 공판중인 홍모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손 청장의 지시로 감세했다"라고 주장했다.

홍씨는 "당시 25억원 이하로 하라는 손 청장의 지시를 받고 직원들에게 전하니 직원들이 매우 반발해 '직접 청장에게 가서 따지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이름을 팔아 감세 지시를 내렸다'는 손청장의 주장대로라면 어떻게 직접 가서 따지라고 했겠냐"라고 주장했다.

홍씨는 또 "언론에서는 당시 1백71억원에서 23억원으로 추징액이 내려간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1백71억원은 가계산액이었을 뿐이고, 71억원과 51억원 두 안을 갖고 고민하고 있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손 전 청장의 변호인은 그러나 홍씨가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면이 있는 관계였고, 박종일 변호사의 형인 박모 청와대 파견 경관과의 친분관계에 대해 질문하며 인사청탁 및 공모가능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홍씨는 그러나 "박 전 실장은 미국에 있는 동서를 통해 안면만 있는 사이이고, 박모 경관은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했다"며 "인사청탁을 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청와대로 가지 누구나 기피하는 조사과장으로 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홍씨는 박종일 세무사에게서 5천만원을 수수한 것에 대해서는 "썬앤문 돈이 아니라 박 세무사 수임료라고 들었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