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열린우리당 염동연씨의 "총선에 출마하지 않으려면 사퇴하라"는 압박 공세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문재인 민정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은 9일 총선 불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은 염씨의 원색적인 공세의 파장을 의식한 듯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으나 총선 불출마 입장이 변함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염씨는 이날 오전 "당에서 필요한 사람들은 강금실 이창동 문재인 정찬용"이라며 "그 사람들이 안 나간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징발대상 4인방'에 대해 출마하든지 아니면 노 대통령 주위에서 떠날 것을 촉구했었다.
***문재인 "나와 생각 다르지만 일리 있는 말씀"**
문재인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출마를 종용하는 염씨 주장에 대해 "나하고 생각은 다르지만 일리 있는 말씀 같다"고 답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다르게 해석도 가능하나, 총선 불출마 입장에 변함없다는 쪽에 무게 중심이 실린 답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 수석은 당초 염씨 발언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으나,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계속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정찬용 수석도 염씨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는 있는 것이니까 자유롭게 의사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정 수석은 '여전히 출마 안 할 생각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끊어 답해 총선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염씨 발언에 대한 청와대 기류는 외부 시선을 의식해 즉각 대응은 피하며서도, 각료나 수석들에 대해 불출마시 퇴진 운운한 대목에 대해 내심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정찬용 "11일 오전 중 개각 발표"**
한편 개각과 관련 정찬용 인사수석은 이날 "내일(10일) 오후 고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추천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표 부총리 등 총선 출마로 공석이 되는 일부 부처 개각을 11일 오전 중에 단행할 예정이라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수석은 특히 경제부총리 인선과 관련 "현재 이헌재 전 장관을 포함해 2~명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다만 악센트는 이 전장관에게 있다"고 밝혀, 이 전장관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이 전장관 영입작업을 계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 수석은 "대통령에게 복수로 추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총리직 제의에 대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위한 '이헌재 펀드'를 추진중이며, 자신의 경제 철학을 펴기에 적절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장관이 끝까지 고사할 경우 장승우 해양수산부장관, 윤증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등이 후보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공 있다.
또 권기홍 노동부장관 후임에는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 김원배 노사정위 상임위원, 김대환 인하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후임에는 조영택 국무조정실 기획수석조정관, 한덕수 산업연구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조영동 국정홍보처장 후임으로는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의 승진 기용이 유력하다.
한편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13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문희상 비서실장 후임에는 김우식 연세대 총장이 내정된 상태다. 유인태 정무수석 후임으로는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병완 홍보수석의 수평 이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만호 의전비서관 후임에는 이미 천호선 현 정무기획비서관이 내정돼,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있다. 천 비서관의 이동으로 공석이 될 정무기획비서관 후임 인선은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외교보좌관 후임 인선도 "그렇게 급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임명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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