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안상영(64) 부산시장이 구치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1>안상영 시장
***뇌물 수수혐의 안상영 부산시장 구치소에서 자살**
4일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2층 병사에 수감중이던 안 시장은 런닝셔츠를 찢어 만든 끈을 1.8m 높이의 선풍기 걸이에 매단 뒤 목을 매 숨진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 사체는 4일 새벽 1시5분께 당직 근무자에 의해 발견했고, 구치소측은 일단 시신을 부산 사상구 삼선병원으로 옮겨 안치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중이다.
안 시장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유서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삼선병원 안치소 주변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로 소식을 전해 듣고 안치소를 찾은 안 시장의 유족 및 부산시 관계자들은 큰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검찰 큰 충격**
한편 법무부는 4일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과 관련해 부산구치소에 대구교정청 보안과장 등 3명의 조사단을 급파, 진상조사에 나섰다.
법무부는 "안시장 자살의 경위 및 사인에 대해 확인해 보라는 강금실 장관의 지시가 있어서 현장에 조사단을 급파했다. 안시장의 자살과 관련해 특별히 의혹을 가질 만한 부분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감독기관으로서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4일 오전중 안 시장의 사체를 동아대병원으로 옮겨 부검후 영락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안 시장 사건을 담당해온 부산지검과 부산지법도 안 시장 자살을 큰 충격을 받아들이며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부산지검은 4일 새벽 안 시장 자살소식을 보고받고 담당 검사와 간부진 등이 긴급 회의를 갖고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다. 부산지검은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안 시장 추가 수뢰혐의 수사에 대해서도 일단 수사대상자가 사망한 만큼 안 시장 부분은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안 시장에 대해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진행중인 부산지법 부패사범전담재판부인 형사5부도 해당 피고인인 안 시장이 사망한 만큼 역시 재판을 종결할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 뇌물 수수혐의, 심리적 부담감이 자살 원인인 듯**
안 시장은 지난해 10월 부산고속터미널 이전 사업과 관련 진흥기업 박모(73) 회장으로부터 포괄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공판이 진행중이었다. 안 시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10차례에 걸쳐 열띤 법정공방을 펼쳤으며, 검찰은 특가법상 뇌물혐의를 적용해 징역 1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의 변론 재개 결정으로 9일 11차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안 시장은 이밖에 최근 서울지검이 김운용 IOC 부위원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산지역 운수업체인 동성여객 이광태(47) 대표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서울구치소로 옮겨 서울지검의 조사를 받기도 했었다.
안 시장은 이에 대해“2002년 지방선거 당시 이씨로부터 2억원을 받았으나 지난해 10월 돌려줬다”라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뇌물인 줄 알고 받은 돈이기 때문에 특가법상 수뢰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며 지난 3일 부산지검에 사건을 이첩했고 이에 안 시장은 지난 3일 오후 다시 부산구치소로 옮겨졌다.
안 시장은 재수감된 뒤 오후 3시30분께 자신의 처조카이자 시장선거당시 참모였던 김영일씨와의 면회에서 평소 지친 모습과는 달리 편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서울구치소에서 부산구치소로 이감되면서 이미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안 시장은 3개월간의 구치소 생활 동안 뇌출혈 의심증세를 보여 인근 삼선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하는 등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흥기업 수뢰 혐의에 이어 동성여객 수뢰혐의까지 겹쳐져 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사진2>안치소
***안 시장, 40년 공직생활-재선 부산시장 **
1938년 부산에서 태어난 안 시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후 63년 서울시 7급 토목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건설차장, 도로국장, 도시계획국장, 종합건설본부장 등 서울시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안 시장은 특히 강남 개발을 주도해 '개발관료'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안 시장은 이후 노태우 정부시절 노대통령에게 발탁돼 88년 관선 부산시장을 지냈으나 부산 앞바다의 인공섬 조성계획이 실패한 뒤 90년 해운항만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안 시장은 항만청장을 끝으로 92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벽산건설 부회장, 부산매일, 부산경제신문 사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안 시장은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처음으로 실시된 98년 부산시장선거에서 무소속 김기재 후보와 치열한 접전끝에 민선 부산시장으로 당선돼 다시 공직사회에 복귀했으며, 2002년 부산시장에 재선했다.
한편 안 시장이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수감된 후 오거돈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수행 중이었으며, 안 시장이 사망하게 돼 총선이 있는 4월을 피해 오는 6월10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의 장례식은 그가 8년간 부산시장으로 재직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한 공을 기려 부산시장(市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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