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천용택 의원이 2일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카지노 도박 물의를 빚은 송영진 의원의 탈당에 이어 군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비리연루 혐의로 구속중인 정대철-이상수 의원, 이재정 전 의원, 안희정씨 등도 큰 압박을 받게 됐다.
***경찰 출두 하루 앞두고 불출마 선언**
천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은 새로운 인물들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희망”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불출마를 선언한 우리당 현역 의원은 천 의원을 포함해 송영진 설송웅 이창복 송석찬 이원성 의원 등 6명으로 늘어났다.
천 의원은 “돌아보면 전남에서 현역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에 참여한다는 것은 너무도 큰 부담이었고 고통이었다”며 “개혁적인 젊은 세대를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확인한 이상 젊은 세대에게 길을 터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앞선 세대들의 미덕이 아닌 의무가 되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그러나 이날 이번 전남 지역 중앙위원 경선에서 자신이 3위에 그쳐 도지부장 선출이 좌절된 데에 아쉬움을 토로함으로써 자신의 결정이 경선결과에 따른 것임을 드러냈다.
그는 “한번 더 맡아서 이번 총선에서 경험이 미숙한 후보들을 도와서 전남지역에서 우리당 압승하고자 했으나, 시대 흐름이 제역할 고집할 것이 아니고 젊은 후보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길이라고 결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천 의원은 군납비리 의혹과 관련, 경찰청 특수수사과로부터 3일 오후 2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받은 상태다. 경찰은 천 의원에 대한 조사 후 검찰과 협의를 거쳐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동영, “천 장군 정치역정, 후배들에 귀감”**
한편 이강철 영입추진단장 박양수 사무처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배석했던 정동영 의장은 “며칠 전 천 의원으로부터 불출마 의사를 듣고 안타깝고 괴로운 심정이었다”며 “천 의원은 연세와 상관없이 청년정신의 소유자였다. 천 의원의 개혁의지와 정신에선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였다”고 극찬했다.
정 의장은 특히 육군 중장 출신인 천 의원을 “천 장군”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2002년 대선과정에서, 다선의원, 연세 있는 의원들이 좌고우면, 우왕좌왕하면서 틈 있을 때마다 등을 돌렸지만, 천 장군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 후보를 지켜냈다”며 “감탄고토의 얄팍한 염량세태 속에서 천 장군님이 걸어온 정치역정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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