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씨가 단기간에 6백5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것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민씨의 자금 조성 경위에 대해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등 정치적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더이상의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금명간 조사결과 및 수습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감원 "민씨 조사 결과 청와대에 통보"**
금융감독원의 민씨 면담 사실이 알려진 31일 오전까지도 “만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던 금감원은 1일 "지난달 30일 오후 신해용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이 민씨를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조사했으며 조사 내용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에 넘겼다"고 뒤늦게 면담 사실을 시인했다.
금감원은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민씨의 진술을 들은 것에 불과하고 답변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해용 자산운용감독국장을 통해 민씨를 상대로 6백50억원의 투자 자금 보유 여부, 자금 모집 과정, 자금 유치 목적, 투자 여부 등을 조사했고 민씨는 자신의 자금 모집을 공개했던 <시사저널>과의 인터뷰 수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씨는 투자자들의 명단 공개와 관련,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에서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로선 증권거래법 등 위법 혐의가 없어 민씨를 조사하는 것은 어려우며, 민씨에 대한 자료가 축적돼 있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서류 조사 벌일 것"**
금감원 조사와는 별도로 민씨의 자금 모집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조사 중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일 민씨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 접촉해 관련서류에 대해 정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씨 사건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 의혹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불법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금감원이나 경찰, 검찰 등으로 사건을 넘길 수 있겠지만 아직 어떻게 할지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특히 불법이 아닌 사적 경제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에 검찰 이관을 말할 단계는 더더욱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더이상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민씨로 하여금 문제의 투자펀드를 자진해체토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친인척 문제를 관리해온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미 상당 기간전 민씨의 펀드조성 움직임을 포착하고도 이를 사전제어하지 못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대목은 문제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지적이다.
***한나라.민주 "즉각 검찰 조사해야"**
당연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즉각적인 검찰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야당은 총선을 두달 앞두고 또 검찰 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불법 경선 자금이 드러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의혹을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입을 다물고 있어 의혹이 불어나고 있다"면서 "검찰은 민씨의 신병확보는 물론 민씨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계좌를 추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미애 부대변인도 "80억원의 임금체불과 신용불량자인 노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가 불과 2개월 만에 6백5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사실은 납득가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민경찬씨 "두달만에 6백50억 모아"**
민경찬씨는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 부인 민미영씨의 남동생이다. 민씨는 지난 2001년 김포 푸른솔 병원을 개업했으나, 개업 1년 만인 2002년 5월 부도를 맞아 폐업상태에 들어가 있다.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주식회사 시드먼(SEED MON)이라는 투자회사를 세워 활동 중인 민씨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본금 15억원으로 시작해 1백억원 유치를 목표로 잡았는데 두 달 만에 6백50억원이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씨는 "계속 돈이 들어오고 있어 걱정이 될 정도"라면서 '노대통령 인척이라서 돈이 모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투자한 사람 중 일부는 그런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부 불순한 의도의 돈도 많이 들어온 것 같아 돌려주고 싶은데, 그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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