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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물고물리는 ‘표적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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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당, 물고물리는 ‘표적 공천’

총선 주도권 쥐기 위한 필승카드, 최대격전 예상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신청이 마무리단계에 돌입하면서 전략지역에 대한 각 당의 '필승 카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자당을 탈당한 의원들에 대한 '앙갚음' 차원에서, 혹은 상대당의 상징성 있는 인사의 낙선을 목적으로 거물급 인사를 맞대결시키는 이른바 '표적공천'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의 물고물리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표적공천은 분당의 진통을 겪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배신자 심판론'을 앞세운 민주당은 호남지역 우리당 현역의원 지역구를 중심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대거 포진했다. 지역구도 청산을 내세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에 명망있는 인사들을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양당의 도전을 방어하는 데 주력하면서도 '탈당파'의원들의 지역구에는 일찌감치 조직책을 선정, 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 '독수리 5형제'-유시민 심판**

호남권 11개 지역에서 공천신청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은 한나라당은 불모지 공략보다는 격전지인 수도권 및 텃밭인 영남권 수성을 통한 원내1당 사수에 총선전략의 중점을 두고 있어, 표적공천보다는 '수성'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자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일조한 이른바 '독수리 5형제'에 대해서는 표적공천 성격이 강한 공천을 추진중이다.

표적공천 성격이 가장 농후한 지역은 '독수리 5형제'의 좌장인 우리당 이부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동으로, 여기에는 김충환 전 강동구청장이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냈다.

대학 선후배이자 지난 91년 이 의원의 권유로 김 전 구청장이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후 12년간 끈끈하게 맺어온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장 시절 두터운 지지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 전 구청장은 이 의원과의'외나무다리 대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어 치열한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당 김영춘 의원의 서울 광진 갑에는 한나라당 홍희곤 부대변인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던졌다. 두 사람 역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선대위에서 동고동락한 인연이 있다.

우리당 이우재 의원의 서울 금천에는 한나라당 금천지구당위원장 경선에서 연세대 윤방부 교수를 누르고 '영 파워'를 과시한 강민구 전 안산지청 검사가 이 의원에 맞서 표밭갈이가 한창이다.

이밖에 우리당 김부겸 의원의 경기 군포에는 지난 총선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패했던, 대학후배인 조선일보 출신의 한나라당 심양섭 부대변인이 재대결을 벼르고 있다. 인천 남구을에는 우리당 안영근 의원에 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인 윤상현 한양대 겸임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휩쓸었던 지난 총선에서 이례적으로 4개의 지역구 가운데 한곳도 차지하지 못한 고양시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최근 고양시를 특별지역으로 지정, 당선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을 집중배치토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시 4개 지역구 가운데 특히 표적공천 성격이 짙은 곳은 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구갑으로, 지난해 10월까지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로 재직했던 이 지역 출신의 조희천씨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며 "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심판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혀 표적공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노진영의 브레인격인 유의원에 대한 집중공격을 통해 '친노-반노 전선'을 부각시킨다는 전술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 '탈당 주도자' 심판**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부심하고 있는 민주당은 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신당 창당을 주도한 이른바 '천신정 트리오'를 겨냥, '배신자 심판' 차원의 표적 공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당 지지도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지역구 이전 없이 전주 덕진에 출마할 경우 거물급 인사를 내세워 반드시 낙선시킨다는 방침이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정 의장의 맞불 카드로 거론돼 왔으나, 본인의 거부의사가 완강해 민주당은 최근 다른 거물급 인사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 의원의 서울 강서 갑에는 현 전국구 의원인 민주당 조재환 의원이 배신자 심판론을 내세우며 출마하기로 했다.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안산 단원(분구 예정)에는 민주당 민영삼 부대변인이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 외에도 인천 계양에는 우리당 송영길 의원에 맞서 현 전국구 의원인 민주당 박상희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이번에 민주당이 표적공천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10석의 의석 가운데 6곳을 탈당한 우리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전북지역이다. 김원기 전 의장의 지역구인 전북 정읍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민주당 윤철상 의원이, 장영달 의원의 전주 완산에는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등이 민주당의 호남 사수를 위해 출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당 김태홍 의원의 광주 북을 지역구에는 DJ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관과 교육부차관보를 역임한 고재방씨가, 우리당 정동채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에는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 및 이정일 전 서구청장 등이 민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우리당, '영-호남 기득권' 심판**

열린우리당은 이같은 민주당의 도전에 맞서 중량급 인사들을 호남의 민주당 현역의원과 맞대결시키는 정면승부수를 구사중이다.

분당 과정에 우리당과 극한대결을 벌였던 민주당 구파의 좌장인 박상천 전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고흥은 우리당이 "인재가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최우선 표적공천 지역이다. 신중식 전 국정홍보처장, 송영길 의원의 친형인 송하성 전 공정거래위 국장, 장철우 변호사 등이 우리당 공천을 놓고 경합중이다.

전북 익산에선 민주당 이협 의원을 겨냥해 우리당 조배숙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또한 김경재 의원이 서울출마 선언으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이 민주당 공천을 놓고 경합중인 전남 순천에는 노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서갑원 전 청와대 비서관이 도전한다.

한편 총선출마가 거론되는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광주 남구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과 겨루게 돼 '호남민심'을 둘러싼 양당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게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동시에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 공략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PK(부산경남) 공략에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우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남해-하동에서 5선 고지를 노리는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에 맞서 일찌감치 표밭갈이를 해왔다.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는 우리당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이 트레이드마크인 '동남풍' 견인을 자신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역인 한나라당 김동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통영고성에는 DJ 정부시절 국무조정실장과 산자부장관을 지냈던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이 최근 우리당에 입당하면서 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후보와의 일전이 예상된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총선출마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에 내보내야 한다는 우리당의 요구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출마시 영남권 최대의 '빅매치'가 성사되게 된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 공략에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강철 우리당 영입추진단장이 현역인 강신성일 의원과 임대윤 전 동구청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경합중인 대구 동갑구에 나선다.

또한 최근 우리당에 입당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는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김만제-이원형 의원 중 공천 획득자와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이 지역엔 무소속 박철언 전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3파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충청권에선 자민련 이인제 의원에 맞서 노 대통령의 '동업자' 안희정씨가 논산-금산 지역에서 표밭을 일구어 왔으나 안씨가 구속중이어서 그의 '옥중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총선 차출이 유력한 유인태 정무수석은 충북 제천-단양에서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과의 대결이 예상된다.

***3당 격전 지역도 관심사**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의 물고물리는 3자 대결이 예상되는 혼전 지역도 적지않다.

비리연루 의혹으로 구속수감된 우리당 정대철 의원이 7선 고지 등정을 위해 서울 중구에 옥중출마할 경우, 민주당 공천이 유력한 김동일 전 중구청장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박성범 전 의원도 재기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을에는 민주당과 우리당의 도전이 거세다. 우리당 후보로는 2001년 10.25 재보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한 김한길 전 문화부장관이, 민주당에선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서, DJ정권맨들의 혈투가 예상된다.

대구 중남구는 대구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출마지로 거론되면서 3당의 접전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역인 현승일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에서도 5명의 공천신청자가 몰린 이 지역은 우리당의 대구지역 출마자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전 대구 남구청장의 출마가 유력해 3당의 격전이 예상된다.

또한 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지역구인 동대문갑도 치열한 3자 대결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속칭 '미아리 텍사스' 단속으로 유명한 김강자 전 총경을 내세워 정면 승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도 현 전국구인 장광근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한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아성인 강남 갑에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우리당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 후보인 전성철 변호사와 함께 이번 총선 최대의 '빅매치'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나, 강장관이 적극고사하고 있어 실현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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