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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의 '보수 연대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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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의 '보수 연대론' 파문

"개혁경쟁 포기후 보수흡입", 소장파 “경악스런 발상”

민주당이 조순형체제 출범후 가장 심각한 정체성 혼란에 빠졌다. 잇따른 지지율 하락에 총선 '양강구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 위기감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는 중진 일각에서 '자민련과의 연대론'까지 제기되면서 당내 중진과 소장파간에 갈등이 정면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의 최대 위기다.

*** 김경재, "JP는 충청도의 자존심"**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16일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경쟁해 개혁세력을 분할하려기보다는 보수쪽으로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도움이 된다면 화합과 통합의 정신으로 오른쪽 날개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이같은 '외연 확대'의 일환으로 그동안 당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동선 의원과, 김민석, 신낙균 전 의원들의 복당을 전면에 나서 추진해 왔다.

김 위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인제 의원을 국회에서 만나면 '예전처럼 DJP가 힘을 모으겠냐'는 제안을 한다"며 보수표 결집을 위해 자민련과의 연대론까지 거론했다. 그는 "JP의 경우 충청도에서 크게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짓밟히면 충청도가 분노하는 충청도의 자존심과 같은 존재"라며 JP에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김 위원은 자신의 발언 근거로 "많은 정치 분석가들이 득표를 하는 데 있어서 개혁세력을 분할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며 "열린우리당과 개혁경쟁에 나서는 것보다는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보수쪽 외연을 넓히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의 이같은 주장은 동교동계 호남 중진들이 당 개혁파의 '물갈이론'을 피해가는 방편으로 동조할 여지가 적지않다는 점에서, 일부 중진들간에 이미 협의가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박상천, 정균환 의원 등 구당권파가 그동안 자민련을 포함하는 '개헌연대' 구상을 간간이 밝혀왔었기 때문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정동영 효과'에 힘입어 지지율의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MBC 앵커 출신의 박영선씨 등 그동안 민주당이 영입에 공들여온 외부인사들도 줄줄이 우리당으로 행선지를 택하면서 민주당 안팎에 개혁노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만연한 것도 이같은 '당 보수화'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장파, "정체성 흔드는 경악스런 발언"**

그러나 김 위원이 제기한 '보수흡입론'은 정동영 의장이 이끄는 열린우리당과의 개혁경쟁에 대한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소장파들의 즉각적인 반발에 직면했다.

장성민 청년위원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경악스러운 발언"이라며 "지금 열린우리당과 개혁경쟁을 해야할 때에 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몰라서 나온 발언"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김경재 의원 주장은 이미 민주당이 '호남 자민련'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보수화돼 있고 구세대 중심의 정당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금은 열린우리당과 차별화를 극대화해서 개혁을 지향해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호남 공천혁명'을 통한 개혁노선의 당위성을 재천명했다.

추 위원은 "여론조사식 공천을 통한 호남 인적쇄신"을 주장하며 호남 '텃밭'에서 출발해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물갈이를 통해 열린우리당과의 개혁경쟁에서 주도권을 점해야 한다는 총선 구상을 밝혔다.

추 위원은 "호남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민주당이 잘하면 박수를 보내고 잘못하면 애정 어린 채찍질을 한다"면서 "그런 채찍을 달게 받지 않으면 소중한 지지자들로부터 등돌림을 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추 위원은 호남 중진들이 '공천혁명'에 불응할 경우 청산대상을 거명하는 수위의 '특단의 대책'도 강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추 위원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구주류 대표격인 박상천 의원의 이름을 '사실상 거명'하며 퇴진을 촉구했고, 김경재 의원등이 영입 추진중인 김민석 전의원 영입에 대해서도 강한 반대입장을 밝혔었다.

***위기에 봉착한 조순형 리더십**

민주당이 처한 또 다른 난관은 '보수흡입론'과 '개혁경쟁론' 사이에서 조순형 대표의 '리더십'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최근 개혁소장파와 호남중진 양측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김경재 위원은 "조 대표와 나는 행동양식이 달라 답답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선대위 구성을 계기로 좀 더 전략적 마인드를 갖고 상임위로 집중돼 있던 당력을 분화해야 할 것"이라고 선대위로의 조속한 권력 이양을 압박했다.

추미애 위원은 "(여론조사 공천에 대해) 서로 간 잡음이 없고 민주당이 개혁에 있어서는 목소리가 똑같다고 결론이 나면 훨씬 바람직하겠지만 소수가 수용이 어렵다고 나온다면 대표가 단안을 내려야 한다"며 조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장성민 위원장은 한발 나아가 "아무리 구파의 지원을 받아 대표가 됐다 하더라도 독자적 리더십을 기대했던 개혁세력에게 조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은 실망스럽다"며 "조 대표가 아직도 당내 대주주인 구파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직공을 폈다.

소장-중진간 '물갈이' 논란에 영입인사-현역의원간 공천방식 논란, 여기에 총선을 코앞에 두고 노선갈등까지 겹쳐 민주당은 조순형 대표 취임이래 최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같은 갈등을 개혁적으로 정면돌파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유권자의 냉소속에 '자멸'할지도 모른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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