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 재판을 받고 있는 강삼재 전 의원이 "지금으로써는 진실을 밝힐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수 없다"며 "심경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해, 다음 재판때 '숨겨진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시사해 주목된다.
***강삼재, 진실 공개 강력 시사**
<사진1> 강삼재
16일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 재판장)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강 전 의원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모든 것을 내가 안고 가겠다는 것이었다"며 "당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비밀에 대해 무덤까지 갖고 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그러나 최근 자신의 변호인인 정인봉 변호사가 "안풍 자금은 안기부 돈이 아니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금"이라고 주장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가 된 뒤 마음 고생이 많았음을 시사하면서도, '심경의 변화'를 시사해 방청객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강 전 의원은 "보도가 나간 뒤 나흘간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삶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괴로운 심정을 피력하면서도, "인간적 의리가 국민과 역사에 배신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라고 말해 금명간 진실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강 전 의원은 또 "국민들이 '정계를 은퇴한 마당에 왜 진실을 밝히지 않느냐' 말하고 있는데 심경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며 "진실을 밝힐 것인지 모든 것을 안고 감옥에 갈 것인지 머지않은 장래에 결론을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진술은 정인봉 변호인의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돼, 다음 재판에서 '강삼재 진실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금까지 강 전 의원은 변호인의 주장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상태로 언론에 변호인의 주장이 보도되는 과정에 자신과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고만 진술해 왔었다.
***재판부 "인간적 의리보다 역사발전을 위해 진실 밝혀달라"**
재판부는 이날 강 전의원에 대해 "인간적 의리보다는 역사발전을 위해 진실을 밝혀달라"라고 강 전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또 최근 언론보도에 의한 논란과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언론보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언론에 보도된 것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법정의 증언과 제출된 자료만으로 판단할 것이므로 관련자들은 이 점에 특히 유의할 것"이라고 말해, 관련 사실을 법원이 아닌 언론에 밝힌 정인봉 변호사에게 강력한 경고를 했다.
강 전 의원은 안기부 예산 9백40억원을 전용한 혐의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4년 및 추징금 7백31억원을 선고 받은 바 있고, 이로 인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인봉 변호인의 '안풍 자금은 안기부 자금이 아니라 YS의 자금이다'는 주장에 의해 자금의 성격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