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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 유출로 최병렬-이재오 '혼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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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살생부' 유출로 최병렬-이재오 '혼쭐'

"XXX" 등 욕설 난무, 최 "공천심사 자료로 안쓰겠다"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5-6공 인적청산" 발언과 한나라당 현역의원의 대폭 물갈이 필요성을 지적한 당무감사 결과 자료가 보도되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29일 대폭발했다.

당내에선 이 총장 발언과 당무감사 자료 유출의 배경에 '공천 물갈이'를 위한 지도부의 의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병렬 대표의 기자간담회까지 연기하면서까지 지속된 운영위원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이재오 사무총장 등 책임자의 당직 박탈과 제명조치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극심한 혼란상을 연출했다.

앞으로 공천과정에 벌어질 대혼란의 예고편격인 셈이다.

***"문건에 손댄 사람은 당직박탈, 제명조치해야"**

이날 오전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 당무감사 결과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된 C등급이하로 분류된 의원들은 이재오 총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의 시작전 대구의 백승홍 의원은 동아일보로의 당무감사 자료유출과 관련, "당무회의 깽판 나야돼. 도저히 용서가 안돼. 이 XXX들 대구에서 여론조사 해봐. 내가 강재섭보다 높게 나와"라고 고함을 질렀다.

회의 도중에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백 의원은 "당무감사 하러 왔을 때는 '이렇게 모범적일 수 있냐'고 얘기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대구에선 내가 1등일 것"이라며 "최 대표는 없던 일로 덮겠다고 하지만 이왕 나온 이상 전부 다 공개해야 한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규택 의원도 "ABCD로 분류한 것은 관계는 없지만 왜 공개했느냐"며 "지역에 해당된 당선 가능성 있는 분들이 상당히 피해 봤다"고 유출이 아닌 의도적 공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재오, 해명해봐"라며 "어떻게 된 게 당직자들은 대부분 A,B등급으로 채워져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신경식 의원 역시 "야당이 여당보다 앞서 공천문제를 꺼내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당을 시끄럽게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한 운영위원은 "8년간 의정활동 하면서 당무감사를 이런 식으로 급수를 나눠서 분류하고 언론에 보도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중앙당에서 실무차원에서 행정파악을 위해 만든 자료를 어떻게 심층적인 당무감사 자료와 공천 심사자료로 판단하겠느냐"고 비판했다고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당 대표나 대변인 공식 성명을 통해 이 자료 무효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하고, 만약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해당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에 재소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사무총장 부총장 조직국장의 라인업으로 공천 심사 작업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재오 총장을 겨냥했다.

또 다른 당무위원은 "이것(당무감사 자료)이 마치 위원장들의 생사를 쥐고 있는 것처럼 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공당으로서 진상규명을 위한 책임소재를 밝히고, 문건에 손을 댄 사람은 당직박탈과 제명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등급분류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병렬 대표는 "내부자료가 언론에 유출된다는 것은 우리당의 조직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준다"며 "사무총장이 책임을 지고 누가 이 자료를 유출했는지 밝히도록 지시했다"고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표는 "이름이 오르내린 분들 지역에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며 "이 자료는 누가 어떻게 유출했는지 확인한 이후 파기할 것이고, 공천심사 자료로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고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재오 총장도 "여러 의원들과 위원장들의 심려를 불편하게 해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총장은 그러나 "자료가 방대하고 이를 점수별로 나눠서 등급으로 분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자료의 실체를 인정했다. 그는 "자료는 총장 취임때 완료돼 있었지만 특검정국이 발생해 특검 정국 끝나고 보고를 받았다"며 "대표께도 요약된 내용을 보고했다. 대표는 내용을 보고 사무총장에게 바로 자료를 돌려주었고, 즉시 자료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이어 "나 자신이 이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송구스럽다"며 "그러나 총장이 민감한 내용을 언론에 내보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파문 차단에 진력했다.

***5-6공 인적청산 논란**

운영위원회에 앞서 열린 상임운영위에선 이재오 총장의 '5-6공 인적청산'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5공 시절 치안본부장과 안기부(현 국정원) 1차장을 지낸 이해구 의원은 "지난 10년간 국민적 아픔을 겪으며 5-6공 청산과정을 거쳐왔고, 지금의 시대정신은 갈등과 분열을 이만 끝내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길"이라면서 "핵심당직자가 총선 국면에 이렇게 인위적 청산을 하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의원도 "공천은 개인 사람으로 평가해야지 왜 시대를 운운하느냐"며 "한나라당은 역사와 전통있는 당인데, 5-6공 시대청산 운운하는 것은 역사 전통에 위배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중요한 것은 부정부패 부정적 이미지와 과거 과오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당의 중심세력을 교체해서 깨끗하고 능력있고, 개혁적이고 애국심을 갖춘 인물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 의원은 이어 "걸림돌이 된다면 대표, 상임운영위원, 소장파, 당 지도부 누구라도 물갈이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병렬, "5-6공 출신, 공천과 관련 없다"**

논란이 가열되자 이재오 총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현안 설명하던 가운데, '지금은 한 시대를 정리할 시대이다. 한나라당도 권위주의 3김시대 마감하는 과도기에 있다. 양심적인 보수세력이 우리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병렬 대표도 "이 총장 발언에는 뜻은 담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5.6공을 얘기한 적 없다"며 "언론이 자극적 제목 달아서 취급한 게 여러분들에게 쇼크가 됐을 것"이라고 진화했다. 최 대표는 이어 "어쨌든 편을 가르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천은 도덕성과 당선가능성이 핵심이고 5-6공 인사나 나이 등은 관계없다"고 이 총장을 질책했다.

***공천심사위 개혁성-참신성 없어**

한나라당은 '5-6공 청산 발언'과 당무감사 자료 언론유출 건으로 갈등을 빚었음에도 공천심사위 구성은 당초 안대로 운영위를 통과했다.

공천심사위원장으로는 김문수 의원이 맡았고, 7인의 당내 심사위원에는 홍준표 이성헌 이방호 김성조 심규철 의원과 이계경 전 여성신문 대표, 나경원 변호사가 임명됐다.

당외인사로는 소설가 이문열씨, 안강민 전 대검중수부장,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 이춘호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김석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김영수 잠실병원 의사, 강혜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등 7명이 선정됐다.

박승국 제1사무부총장은 공천심사위 간사를 맡아 실무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그러나 공천심사위 의결을 놓고 당 내에선 심사위원 면면이 개혁성과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높아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원장을 포함한 당내인사 8명 중 비대위 소속 의원 5명이 포함된 것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향후 한나라당 공천 심사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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