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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치정국 한나라당이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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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대치정국 한나라당이 풀어야”

"측근비리 의혹, 검찰조사 응할 것" "경제 잘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한나라당과 청와대간 극단적 대치 상황에 대해 “지금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특검 재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또 재신임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국민투표 방법이 용납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측근비리 수사가 끝나면 국민에게 신임받는 어떤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며 이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해법, 시간과 상황이 만들어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SBS TV 특별좌담회에 출연, 현재의 한나라당과의 대치 상황을 푸는 해법에 대해 “해법은 시간과 상황이 만들어낸다”며 서두를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대통령의 재의 요구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투쟁까지 벌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시간을 끌어서 손해볼 것이 없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 대치상황이) 대통령 행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실제 국회 제1당이고 국회를 세운 것은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이니 스스로 푸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국정이 파행으로 가고 있으나 파탄으로 가지는 않는다”면서 “파행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할 일 또박또박 하고 있고, 국회가 서 있어 지장이 많지만 이 상황만 해소되면 서둘러서라도 대개 회복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여러 차례 이보다 더 심각한 일이 있었어도 극복했다”면서 “파행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이 얼마만큼 양보해야 하느냐, 지킬 가치가 크면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양보하거나 타협하면 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병렬 대표가 제의한 1대1 TV토론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만나면 싸우게 될 게 뻔한데 두 사람이 피투성이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며 거부했다.

***“측근비리,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수사 받을 것”**

노 대통령은 특히 한나라당이 측근 비리 의혹과 관련 자신을 포괄적 수뢰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검찰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묻겠다고 하면 청와대에 와서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법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한 만큼 대통령도 수사에 협력하는 게 하나의 모범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 만큼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자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의원이라고 조사받지 않아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국가 법질서가 훼손되고 있으니 (대통령이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수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대해 "마음에 들든 않든, 내가 옳다고 보든 그르다고 보든 이미 수사를 하고 말고는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경제에 미칠 영향이 걱정돼 여러 사례를 알아봤으나 그동안 한국에서 정치적 대결상이 심했을 때 경제가 위축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같은 사건들이 2년 뒤, 4년 뒤 다시 신문에 오르내리면 한국기업들이 정말 신인도에서 손해본다. 이번에 정치를 위해 털고 넘어가고, 기업과 투명한 경제를 위해서도 털고 넘어가자. 어렵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나. 저도 정말 대강하고 넘어갔으면 싶을 만큼 어렵다"고 강조했다.

***“측근비리 수사후 재신임 방법 강구”**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선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수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국민에게 신임받는 어떤 방법이든 찾아내야 한다"면서 재신임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국민투표에 의한 재신임에 대해 위헌 의견이 다수 나온 점과 관련 "국민투표 방법이 용납될지는 저도 예측할 수 없으나 어떤 방법이든 찾아내야 한다"며 제3의 대안을 마련해서라도 재신임을 물을 생각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만약 불신임을 받으면 헌법상 다음 대통령을 60일 이내 뽑게 돼 있다"면서 "이를 엄청난 혼란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 정도를 갖고 나라가 흔들리진 않으며 한국사회의 정치적 도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순형 대표의 배신 주장 섭섭”**

열린우리당 입당에 대해 노 대통령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어느 것이 편리하느냐 전략적 문제”라면서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총선에서의 유불리 등 정치적 이익을 따져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금 우리당의 의석수 등 여러 사정으로 봐서 입당이 반드시 도움되는 것 만은 아닐 수 있다”며 “실제 국회 구성으로 봐서는 거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상황에 따라 판단해도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순형 의원이 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은 축하 의사를 전하며 "민주당이 좋아졌는데 그러나 그것은 분당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섭섭한 점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시절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겠다는 공약을 하도록 종용한 분이 조순형, 추미애 의원 등이었다"면서 "당과 정치구조의 개혁을 당정분리 원칙 때문에 제 손으로 하지 못하고 내버려 뒀더니 분열된 것인데 배신,배은망덕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니 새롭게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안, 정부 잘잘못 따지기 앞서 공포 분위기 문제"**

부안 사태와 관련해선 노 대통령은 “정부가 잘했다 못했다 길게 말하기보다 어쨌든 현재는 공포분위기”라며 주민투표 실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오늘만 해도 29일 시위하겠다는데 합법성을 약속하면 경찰을 철수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대답이 없다. 합법성을 보장 못하면 시위를 안 해야 한다. 합법성 보장 못하고 관공서와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한 사람들이 공격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위하겠다는 것은 경찰 나가지 말라는 뜻”이라며 현 주민들이 반대 시위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주민 투표는 평온하고 냉정한 상태에서 쌍방이 사실을 토대로 토론하고, 사실의 진위를 검증하고, 이런 가운데 투표해야지 모두 봉쇄해놓고 일방적으로 안 한다는 쪽에서 ‘기형아 낳는다’는 등 유언비어 수준의 온갖 얘기를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투표하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경제가 잘 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작금의 경제난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선 짜증스럽겠지만 시각을 바꿔보면 한국만큼 희망있는 나라도 별로 없다. 정치가 제일 짜증스러울 것이나 경제가 잘 되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우리 경제는 1백배 성장했다. 이런 성과를 가진 나라는 없다. 자신감 가져달라"고 말해, 일반 국민이나 다수 기업이 피부로 느끼는 심각한 경제난과 다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아파트투기와 관련해선 "부동산(투기) 잡을 수 있다. 부동산가격을 현재 상태로 가는데 길게가는게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다. 부동산가격 떨어지면 (부동산투자 돈이)담보로 돼있어 금융시장과 경제에 주름이 생긴다. 일반물가수준. 금리수준을 넘어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초과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해, 아파트거품을 더이상 빼지 않고 아파트값이 현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좌담회는 밤 9시20분부터 1백분간 청와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염재홍 고려대 교수, 이주향 수원대 교수, 김형민 SBS 보도국 부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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