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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한화갑 인터뷰> 盧대통령의 국정운영 미숙 비판

28일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한동안 지방을 돌며 은연자중하던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의 '역할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최대 계보의 수장으로서 대표경선 과정부터 주목받은 그의 암묵적 영향력은 새 지도부 구성 후에 더욱 확장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전대표는 경선 막바지에 조순형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등 구체적 행보에 나선 느낌이다.

민주당 대표경선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한 전 대표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말로 기지개를 켰다.

***"영입인사 명단 작성해 만나볼 작정"**

한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노 대통령 등장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민주당의 리더십"으로 새 지도부를 성격 규정했다. 그는 "민주당은 과거처럼 김 전 대통령 밑에서 안주하던 입장에서는 정국을 헤쳐갈 수 없다"며 "포스트DJ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만들어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며 당내 의식개혁과 국회차원의 제도개혁을 강조했다.

조순형 의원에 대한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힌 이유도 "비호남권 중에서 정치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로 조 의원이 가장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신이 제시한 '조순형 대표-추미애 총무' 구상과 관련, "이전 체제로 치면 최고위원인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됐는데 이를 사퇴하고 총무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28일 결과에 따라 팀워크를 다시 짤 것"이라고 말해, 조순형 대표체제가 출범할 경우 원내총무는 추미애 의원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맡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새 지도부 하에서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당연히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하겠다"며 말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외부인사 영입에 나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명단을 작성해 가서 만나볼 작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철새가 될 판"**

한 전 대표는 "신당(열린우리당)이 만들어진 이후 국민의 지지나 민주당의 운영에 있어 활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 민주당은 신당에 비해 지지도가 높고 지지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그는 열린우리당과의 내년 4월총선 공조에 대해"몇 사람 국회의원 더 만들자고 합치자는 것은 안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총선 후) 정치상황을 봐야겠으나 여야간에도 합치고 하는데 영원히 부정할 수는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선 최대 관건인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관계회복 여부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직 대통령이 잘 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기본자세로 생각한다"며 "국가문제를 논하는 데 개인감정을 개입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DJ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잇따른 '러브콜'에 대해선 "작년 대선때 노 후보는 탈DJ, 탈동교동, 탈호남을 외쳤고 영남에서는 DJ를 욕하는 것부터 유세를 시작했다"고 비판한 뒤 "그런데 지금은 총선이 코앞이라 또 달라졌다"며 총선용 제스추어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분당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노 대통령의 최근 해명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그때그때 지원사격을 얼마나 많이했느냐"며 "분당 전에 청와대에서 만나고 협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서도 "이당 저당 다니는 것은 철새 정치인인데 대통령이 철새가 되서야 되겠느냐"며 "철새 정치인을 거부하도록 국민에게 말했는데 대통령이 철새가 될 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험없는 사람들이 요직에 앉아 서투른 것"**

새 지도부의 첫 번째 난제가 될 특검 대치정국 해법과 관련, 한 전 대표는 "현재 3당 중 여당 경험을 안해본 정당이 없다"며 "검찰과 대통령이 어떤 관계인지를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우선 꼬집었다. 따라서 '검찰 조사 후 특검하자'는 노 대통령의 논리도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한 구실로 써 먹은 것이지 조사목적이 아니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강경대응에 대해선 "내 눈에는 한나라당은 '어떻게 하면 이 정국을 장기화할까'하는 구실이 필요한 듯 보인다"며 "대선자금 조사에서 면책특권을 가진 의원들을 보호하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라고 대치정국의 장기화를 예견했다.

이밖에 부안 사태, 이라크 파병 문제 등 현안과 관련, "의견수렴을 해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결정을 내려놓고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견강부회식으로 가는 부작용만 노출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는 "노 대통령이 국가경영상의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전혀 경험 없는 사람들이 (청와대) 요직에 앉아서 서투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내치역량과 외교역량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것이 파병 문제"라며 "국민들의 박수 속에 파병을 할 수도 없고, 미국으로부터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태"라며 "내 돈쓰고 내 몸을 던지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못 듣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한화갑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

***"대표경선 결과에 따라 팀워크 다시 짤 것"**

프레시안: 민주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한 전 대표의 발언을 사견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공개적으로 조순형 의원 지지의향을 밝힌 이유와 배경이 궁금하다.
한화갑: 총선은 우리가 비호남권 대표를 통해 치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호남권 중 누가 우리의 정치소비자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인가 생각해 보니 그래도 조순형 의원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순형 대표-추미애 총무 하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두어 달 전부터 공개적으로 여러 번 했다. 그러니 대표 경선에서 조 의원 미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적인 친, 불친이나 개인적인 감정, 이데올로기 때문은 아니다. 그저 냉정하게 우리당의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조 의원이 제일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 의원으로 한번 작정을 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초지일관해야한다.

프레시안: 비호남 인물이라면 추 의원도 그 기준에서 동떨어진 것은 아닌데.
한화갑: 추미애 의원에게도 장점이 있다. 비호남인 것도 사실이고, 여자로서 희소가치도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당의 단합이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는 아무래도 조 의원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프레시안: 쉽게 말하자면 민주당에 시급한 안정과 개혁의 요구에서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는 뜻인가.
한화갑: 조 의원도 개혁 마인드가 강한 분이다. 그래서 당의 단합과 안정감을 위해서 조 의원이 낫지 않겠는가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추 의원을 배제하는 발언을 해본 적은 없다.

프레시안: 조순형 대표-추미애 총무 구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것 같다.
한화갑: 어려워졌다. 28일 결과에 따라 팀워크를 다시 짤 것이다.

프레시안: 만약 조 의원이 대표가 되면 추 의원에게 총무직을 제안하거나 추천할 의향이 있나.
한화갑: 이미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했으니 지나간 것으로 봐야 한다. 이전 체제로 치면 최고위원에 당선됐는데 또 사퇴하고 총무를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프레시안: 열린우리당과의 분당 이후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직접적으로는 내년 총선의 승패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보여진다.
한화갑: 지금 지도체제는 내년 총선을 위한 지도체제다. 총선이 끝나면 전기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체제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 이번 지도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노 대통령 등장 이후에 대의원들의 총의에 의해서 결정되는 새로운 지도체제다. 여기서부터 노 대통령 시대의 본격적인 민주당 리더십이 시작한다고 봐야한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새 출발의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DJ 밑에 안주해선 정국 헤쳐나갈 수 없다"**

프레시안: 분당이후 현재까지 민주당에는 '위기'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당내 비중있는 중진으로서 민주당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나.
한화갑: 민주당의 위기라는 것은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분당함으로써 새 당도 약화된 정당으로 제 구실 못하고 민주당도 약화됐다. 이는 국민통합과 정치적 안정에 역행한 것이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 분당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청와대 권력을 장악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위기인 것처럼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는 신당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신당이 만들어진 이후 국민의 지지나 민주당의 운영에 있어 활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재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민주당은 신당에 비해 지지도가 높고 지지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총선체제를 갖춰서 정치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민주당을 아끼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어떻게가 중요하다. 지지자들과 국민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한화갑: 제도적인 틀을 새로 짜는 개혁과 국민과 더불어 당원의 의식개조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안주하던 입장에서는 정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 당원이 먼저 의식개혁을 해야 한다. 제도개혁과 의식개혁, 두 가지 과제가 있는데 의식개혁은 당내에서 할 수 있고 제도개혁은 국회에서 입법을 해야 하니 여야간의 협상을 통해 이루어 내야 한다.

이것을 이루어 국민을 상대로 생활정치의 표본을 보여줘야 한다. 생활정치란 국민들이 '정치가 여기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도록 봉사를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이 당이 우리를 위해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받도록 자기 혁신과 개혁을 감행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지역 자치를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당, 어느 국회의원에게 가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실제로 갔더니 문제가 이루어 졌을 때 생활 정치를 실감하게 된다. 국민의 삶 속에서 정치가 뿌리내릴 수 있는 것이다. 정당의 활동상황이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것이 생활정치이고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

프레시안: 그런 의미의 생활정치라면 현재의 부안문제에 대해선 민주당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부안 주민들의 욕구를 민주당이 제대로 충족시키고 있다고 보나.
한화갑: 부안문제에 있어 정균환 총무가 부안 출신이다. 부안 주민들은 만나오고 있고 대책위원회에서 현지조사를 가고 답사를 갔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꾸준히 문제점 지적해 왔는데 정부에서 이를 묵살한 것이다. 정부에서 민주당이 조사해온 사실만 지켜줬더라도 이렇게 곪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고 그 지역 의원이 앞장서 발언해 왔다.

프레시안: 부안문제를 한 지역의 문제로 보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피플파워로 당선된 노 대통령이 공권력으로 피플파워와 맞부딪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한화갑: 이는 다 민주주의를 해 가는데 있어서의 절차를 무시한 것 때문이다. 의견수렴을 해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결정을 내려놓고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견강부회식으로 가니 부작용만 노출될 뿐이다. 노 대통령이 국가 경영상의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다.

프레시안: 앞서 앉아서 분당을 당했다고 말했는데, 노 대통령은 어제(26일) 분당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갑: 아니다. 분당을 주장한 사람들이 신당을 '노무현 당'이라고 얘기했고 분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고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그때그때 지원 사격을 얼마나 많이 했나. 얼마 전에도 신당더러 "정당다운 정당이 탄생했다"고 하질 않나, 신당 사람들을 청와대 불러다 밥 먹고 정책 수리하고, 정무수석이 정책 갖다 주고…. 이것이 노무현당 아니고 무엇인가. 분당 전에도 청와대에서 만나고 협의한 것이다.

프레시안: 민주당 지지도가 여전하다고 말했는데, 최근에는 몇 번씩 우리당과 지지도 면에서 순위가 바뀌기도 했다.
한화갑: 여론조사에서 한두 번 바뀐 것이고 전체의 일부분일 뿐이다. 열린우리당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것 아니다. 또 설문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방송매체는 우리가 볼 때는 완전히 정부 쪽을 편들어 주는 성향이 짙다. KBS에 뉴스에 나온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친노 성향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만나서 '객관성이 있느냐' 물어보니, '우리도 할 말은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대답하더라.

프레시안: 민주당의 과제로 지적한 말 중에 DJ 밑에서 안주했던 의식구조를 버리고 포스트 DJ 비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은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한화갑: 그렇다. 자기반성을 하자는 것이다. 과거에는 디제이라는 큰 정치 지도자가 있어서 그 분을 쳐다보고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DJ 대통령이 다 해줬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 자립이라는 것은 새로운 포스트 DJ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우리가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프레시안: 포스트 DJ 시대의 관건 중 하나가 호남당 이미지를 벗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호남을 강조해 조순형 의원을 지지한 것은 그런 맥락으로 봐야하나.
한화갑: 그런 면도 분명히 있다. 민주당이 분당된 이후 지지기반이 호남에 있다는 것이 더욱 부각됐다. 사실이지만, 호남도 국민이다. 나는 확고한 지지기반이 호남에 있다는 것을 재산으로 생각하지 허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프레시안: 근래에 호남을 자주 방문했는데, 호남 민심은 어떤가.
한화갑: 지역구를 방문했다. 호남 민심은 그래도 민주당을 지키는데 호의적이다.

*** "특검정국, 정리하는 수순을 밟아야" **

프레시안: 특검거부로 인한 대치정국에서 초점은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쏠리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 민주당이 제역할을 찾지 못하면 종속변수로 전락할 수도 있을 것같다.
한화갑: 그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다. 유리한 점도 있다. 양쪽에 충고할 수 있는 위치도 된다. 정치적으로 그렇게 활용할 수도 있다. 비토권 행사가 국민들 대부분에게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네티즌은 찬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네티즌에는 주로 노사모가 동원되는 것이니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

나는 대통령의 비토권 행사는 정당하다고 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타당하고 안하고는 다음 문제다. 권한을 행사했다고 해서 왜 행사했냐고 시비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은 협상을 전제로 재의를 해야지 무조건 무시하고 극한대립을 하는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의 그런 식의 구태정치는 국민들의 호응을 받기 힘들다.

다만 특검안에는 최도술 사건, 썬앤문 의혹, 이원호 사건 등 세 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가 포함돼 있다. 최도술 사건은 수사 중이지만 이원호, 썬앤문에 관해서는 조사를 한 적이 없다. 특검 통과된 후 요즘 들어서야 수사를 시작했으니 두 가지를 거부한 것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현재 3당 중 여당 경험을 안 해본 정당이 없다. 검찰과 대통령이 어떤 관계인지를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것이다. 검찰은 행정부 공무원이고 정권과 밀착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 사람과 검찰 수뇌부가 회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서 조사한 다음에 특검을 하자고 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토권 행사하기 위한 구실로 써 먹은 것이지 조사목적이 아니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프레시안: 현재 검찰 수사에서도 검찰과 정권간의 커넥션을 확신하는가.
한화갑: 과거 정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

프레시안: 노무현 정부는 과거에 비해 검찰권이 독립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갑: 그러니까 전혀 무관할 수 없다고 표현한 것이다.

프레시안: 다른 사안으로 물어보겠다. 소위 동교동계는 공식적으로 해체를 했다고 하지만 현 정부 들어 권노갑 전 고문을 비롯해 동교동계가 검찰 수사가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것도 구세력에 관한 정권의 청산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나.
한화갑: 나는 검찰 조사가 동교동쪽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인이 생겼기 때문에 그것을 조사하다 보니 동교동과 관련이 된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특별히 동교동이라 불이익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레시안: 부정이라기 보다는 검찰 수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한화갑: 어짜피 솔직히 말하자면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불법을 다스리는 판인데, 우리가 권력도 못 잡은 입장에서 우리 불법에 대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검찰수사 너무 끌면 부작용"**

프레시안: 특검을 계기로 대치정국이 형성됐지만, 특검 자체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한화갑: 특검이 하나의 원인제공은 했다. 노 대통령이 국가사업을 했던 대북문제에 있어 남북정상회담은 특검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의 비리는 특검을 거부한 것은 공정성의 결여다. 아무리 권한 행사라고 해도.

프레시안: 꼭 특검이 아니라도 대치정국이 오래 지속될 것 같다.
한화갑: 이런 정국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내 눈에는 한나라당은 '어떻게 하면 이 정국을 장기화할까' 하는 구실이 필요한 듯 보인다. 대선자금 조사에서 면책특권을 가진 의원들을 보호해야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국회를 계속 열어놓고 이런 대치 상황으로 가면 내년 5월말까지 국회가 열려있을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은 대선자금에 국민들로부터 실망감을 안겨 줬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과연 깨끗하고 합법적으로 후보 누가있느냐', '정치자금에 관한 한 한 사람도 자유로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왜 우리만 당하냐', '왜 우리만 조사하느냐', '너희도 조사해라' 하는 맞불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면 건국 이래 처음으로 대선자금에 대해 조사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사리 결론이 날 리도 없는 것이고 1백% 국민을 납득시킬 수도 없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짓느냐는 것인데 이것은 검찰과 정치적 고려를 하자면 청와대 결정에 달려 있다. 나는 모든 부정은 밝혀져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을 너무 끌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제는 하나하나씩 정리를 해 매듭을 지어가는 가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프레시안: 그럼 검찰수사는 어느 선에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화갑: 현재 나타나 있는 상황으로 매듭을 짓느냐, 반세기 이상 쌓여온 정치자금의 관한 적폐를 한꺼번에 청소하느냐의 차이다. 근본적으로는 제도개혁이 이루어 져야 완결판이 나온다. 정부에서는 대안을 제시하고 각 정당들도 안이 내 놓아야 한다.

프레시안: 특검에서 민주당의 유리한 지점은 양측에 충고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어찌보면 양비론으로 흘러버릴 수 있다. 새 지도부가 독자적 주도권을 쥐고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한화갑: 전부 우리보고 불리하다고 하는데 유리한 점도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새 지도부 하에서 국회 정책이 나올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집권경험이 있는 정당으로서 민생문제에 관해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사람 국회의원 만들자고 합쳐선 안된다"**

프레시안: 총선 얘기를 좀 하자. 우리당과 선거공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화갑: 아직 그런 얘기가 나올 단계가 아니다.
프레시안: 아직이라는 말은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 맥락은 다르지만 '합의이혼'이라는 말을 한 게 떠오른다.
한화갑: 그것은 신당 사람들하고 합의이혼하자는 소리가 아니었다. 부산에서 신당을 만든 사람들이 민주당을 자꾸 비난하니까 '신당을 만들려면 만들어라, 민주당을 비난하지 마라, 왜 민주당을 욕하냐' 그런 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노무현을 당선시킨 것 아닌가. 그래선 '부산에서 당선될 후보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와 협의하자', '민주당 후보보다 부산개혁당 후보가 나가는 것이 객관적으로 낫다면 나가라' 그런 것이다. 하지만 부산 신당과의 얘기였지 당을 깨고 나간 사람들과 연합공천하자는 얘기가 아니었다. 지금하고는 상황이 다르다.

프레시안: 총선 이후에는 재결합 할 여지가 있겠나.
한화갑: 그때 정치상황을 봐야 한다. 여야간에도 합치고 하는데 영원히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합치지 않으면 역사의 방향을 올바로 끌고 갈 수 없다거나, 국가에 위기가 온다거나 하는 전기가 있어야 한다. 몇 사람 국회의원 더 만들자고 합치자는 것은 안 된다.

프레시안: 민주당의 입장에서 주적이 어디인가. 한나라당인가, 열린우리당인가.
한화갑: 모든 당의 후보가 우리와 대결하게 될 것이니 이겨야 한다. 그러나 정당에 있어 선거에서는 적이 아니라 경쟁자라고 표현해야 옳다.

프레시안: 전선을 물어본 것은 총선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한나라당 3자 구도로 진행되면 민주당과 우리당이 공멸할 수 있다는 데 사람들이 대체로 동의를 하는 것 같아서 한 말이다. 이것을 막는 누군가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한화갑: 88년에 평화민주당, 민정당, 통일민주당, 자민련 이렇게 4당 구도로 총선을 치른 적이 있다. 그때 자민련은 서울에서 큰 경쟁대상이 아니었고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민정당 이렇게 셋이서 경쟁을 했는데 평화민주당이 서울에서 제 1당이 됐다. 평화민주당과 통일민주당이 나눠져서 불리하다고 했지만 우리가 이겼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도 표 쏠림 현상을 이끌어 내야 한다.

프레시안: 승리의 전제는 열린우리당과 개혁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건데.
한화갑: 여러 가지 면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또한 입후보한 인물들의 우월성도 중요하다. 좋은 후보에 좋은 정책으로 대결을 해야 한다. 신당이 개혁을 운운하지만 이게 개혁이다 하고 내 놓은 것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말만 개혁이지 실체가 없다. 하지만 민주당은 하나하나 실천해 가고 있다.

프레시안: 분당 이후 민주당이 어떤 면에서 개혁을 실천하고 있다고 확신하나.
한화갑: 우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내 경선도 과거와 달리 추진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12월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민주당 개혁 이벤트의 서막이 될 것이다.

***"외부인사 영입에 적극 나서겠다"**

프레시안: 전당대회 후 개혁은 아무래도 새인물 영입이 요체가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조직책 선정과정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봐야겠나.
한화갑: 지난번 20군데 조직책 선정할 때 다음에 하자고 반대를 했다. 왜 그랬냐 하면 민주당에 중요한 것은 영입작업이다. 영입하자고 길을 닦아 놨는데 조직책 선정된 사람을 보니 탈당한 사람들이 더 많더라. 영입을 하자는 의의를 퇴색시킨 것이다. 그래서 영입이 끝난 후 조직책을 선정하자고 한 것이다.

프레시안: 결국 조직책으로 선정된 분들은 어떻게 보나.
한화갑: 특수성을 고려해서 탈당한 사람도 일부 인정을 했다. 영입된 사람들은 무조건 인정을 했고, 현재 중앙당 당직자인 사람도 당에 그만큼 봉사했으니 무조건 인정을 해 줬다. 탈당했던 사람이더라도 그 사람이 조직책이 안 되면 그 지역에 교두보가 없다고 해서 인정해 줬다. 이런 원칙 하에 조직책 선정을 인정하자는 것이 내 주장이었다.

프레시안: 앞으로 경쟁력 있는 인사를 많이 영입하는 것이 관건인데 접촉하고 있는 분들이 있나.
한화갑: 접촉을 할 것이다. 전당대회 전은 과도기라 바로 결정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레시안: DJ정부 시절 같은 테두리 안에 있었던 분들이 부각되기도 한다.
한화갑: 벌써 들어온 분들도 계시고, 앞으로 들어올 분도 있고.

프레시안: 인사영입은 새 지도부의 역할이지만, 영입인사를 매개하는 데는 한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각된다.
한화갑: 나도 적극 나설 것이다. 명단 작성해서 가서 만나 볼 작정이다.

프레시안: 영입작업 외에도 개인적으로 새 지도부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지면 받아들이겠나.
한화갑: 지금도 나는 상임고문이다. 당연히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해야지.

프레시안: 일부에선 특정인을 거명한 인적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반대 입장을 밝히신 것으로 안다.
한화갑: 인적쇄신은 제도를 통해 당원이나 국민이 해야지 인위적으로 할 수는 없다.

***"철새 정치인 거부하랬는데 대통령이 철새 될 판"**

프레시안: 노 대통령과 DJ 관계의 변곡점은 대북특검 수용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더라도 화해, 내지는 관계개선의 여지는 있었을텐데, 상황은 여전한 것 같다.
한화갑: 화해가 있고 없고를 논하는 게 어색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김대중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직 대통령이 잘 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기본자세로 생각하신다. 국가 문제를 논하는데 개인감정을 개입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하물며 전두환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을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정권 재창출한 대통령을 안 도와줄 이유가 없다. 화해니 마니 하는 것을 거론하는 자체가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의도나 배경을 중시하는 입장도 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최근 김대중 도서관 개관식 등에서 노 대통령이 보여준 화해의 제스처는 총선을 위한 액션으로 해석된다.
한화갑: 그런 것도 있다. 나도 그 생각에 동조한다. 작년 대선 때 노 후보 측에서 탈DJ, 탈동교동, 탈호남을 외쳤다. 영남에서는 DJ를 욕하는 것부터 유세를 시작했다. 대북송금특검을 수용한 것도 영남에서 반DJ 정서에 영합하기 위한 것이었다. DJ로부터 독립하겠다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런데 지금은 선거가 코 앞이라 또 달라졌다. 예를들면 충청도 행정수도법 내놨지만 총선이 아니면 그렇게 급하게 법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겠나. 법은 나왔지만 예산이 얼마나 뒷받침 됐는지 모르겠다. 총선이 있으니까 그런 제스처를 만드는 것이다.

프레시안: 노 대통령은 현재 무당적 상태다. 앞으로 입당하고 말고는 개인의 판단이지만, 그렇더라도 지금의 정치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
한화갑: 대의정치는 정당정치다. 탈당한 것도 나쁘지만 다른 당에 입당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이당저당 다니는 것은 철새 정치인인데 대통령이 철새가 돼서야 되겠나.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민주당을 탈당한 것부터 바람직 한 것도 아니고 민주당에서 갈라진 신당에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철새 정치인을 거부하도록 국민에게 말했는데 대통령이 철새가 될 판이다.

***"증발 후원금, 수도권 중심으로 쓰여진 것은 사실"**

프레시안: 민주당 후원금 2백억이 논란이 됐는데 일각에서는 수도권 소장파들에게 집중 지원됐다는 말이 있다.
한화갑: 나는 그때 사무총장이 아니라서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대표가 되고 보니 빚이 많다더라. 웬 빚이냐 했더니 전년도에서 그해 후원금을 당겨썼던 것이었다. 하지만 장부상의 빚이지만 갚을 의무가 없는 빚이다. 그래서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사무총장에게 설명을 했다. '와 보니 이렇게 됐더라, 하지만 총선 때 돈을 다 썼으니 당 운영할 때는 이길밖에 없었지 않았나' 하고.

그때 누가 얼마 썼는지는 모르지만 후원금들이 수도권 중심으로 쓰여졌던 것은 사실이다. 좌우간 누가 갖던 간에. 김옥두 그 당시 사무총장이 누가 누가 얼마 썼다는 것은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그런 말은 어떤 경우에도 말할 수 없다고 하더라. 나는 김옥두 의원의 그런 자세가 좋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신당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셨을 듯도 하다.
한화갑: 그런 유혹도 받았을 것이다. 저 사람들 저렇게 까부는데 우리도 한번 내놔보자. 하지만 김옥두 총장이 영원히 묻어버릴 문제라고 하더라.

***"대통령의 내치역량-외교역량 보여준 것이 파병 문제"**

프레시안: 이라크 파병 문제는 이제 정치 논쟁만 반복되고 있다. 파병 정국을 어떻게 보나.
한화갑: 파병의 역사는 월남 파병으로 시작한다. 월남 파병때는 국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많이 얻어냈다. 월남에 파견된 장병 월급도 미국으로부터 받고 우리는 몸만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을 우리책임 하에 두고 있다. 이번 이라크 파병은 월남 파병과 그런 면에서 다르다. 우리가 파병은 아프간, 중동, 동티모르에 파병했을 때는 가는 곳마다 한국군이 환영받았다. 해당 지역사람들은 한국군이 더 머물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라크 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얼마 전 이라크를 다녀오신 기독교 계통 원로를 뵈었는데 우리 공관원들이 '한국군이 파병되면 우리는 죽습니다'라고 했다더라. 공관이 테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라크 문제는 한미간의 외교적으로도 마찰을 자아내고 있지만 국론 분열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내치도 미숙하지만 외교도 미숙하다. 노 대통령의 내치역량과 외교역량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것이 파병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않고 국민들의 박수 속에 파병을 할 수 없도록 됐다. 미국으로부터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태다. 내 돈 쓰고 내 몸을 던지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못 듣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프레시안: 해결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화갑: 제일 좋은 방법은 미군이 빨리 철수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할 일은 행정부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고건총리 말에 따르면 3천명 선에서 치안유지를 독자적으로 담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한화갑: 국제관계에 있어 혼자서 고립해서는 살 수 없다. 경제적인 교류 없이는 지금 정도의 국력 유지도 어렵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는 혈맹이라 할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6.25때 도움을 받았으니 보답하는 차원이 아니다. 세계사에 기여할 것을 찾는 차원에서 국익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과 협조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유리하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협조해야 한다. 그런 결정을 내리면 정부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여야 정당을 설득해서 국회에서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프레시안: 파병이 이렇게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한화갑: 그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이미 미국은 파병을 요청한지 오래됐다. 그렇다면 파병을 전제로 이 문제를 다뤘어야 했다. 모든 과정을 솔직하니 국민에게 얘기해야 했다. 정부의 입장은 이러하니 미국하고의 관계에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를 물었어야지 파병이냐 아니냐하는 논란부터 유발돼서 문제 해결에 보탬이 안 되고 있다.

프레시안: 부안 문제를 말하면서 노 대통령이 미숙하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들린다. 구체적으로 짚자면 어떤 측면에서 미숙한가.
한화갑: 1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현재 벌어져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정리를 하면 안정이 올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한화갑: 그렇게 봐야 우리가 발전이 있다.

프레시안: 청와대의 인적의 문제나 시스템의 문제라고들 한다.
한화갑: 전혀 경험 없는 사람들이 요직에 앉아서 서투른 것이다.

프레시안: 분당 전까지는 민주당이 집권당이었다. 미숙한 점은 민주당에도 책임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한화갑: 민주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지만 같이 장악해서 통치를 한 것이 아니다. 김영진 한 사람만 내각으로 들어갔지 우리는 책임을 질 권한이 없었다.

프레시안: 집권 직후 노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관계설정이 미묘한 관심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 이렇다 할 역할에서 배제된 것에 아쉬움이 없나.
한화갑: 나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부터 대표직을 사퇴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았다. 대통령은 국가를 어떻게 경영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기 전에 당을 장악하는 연구부터 한 것이다. 이러니 일이 제대로 풀릴 리가 없다. 그 때 노 대통령이 나에게 무슨 역할을 주문할 수 있었을까도 상상이 안 되고 그런 상황에서 내가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을까도 장담할 수 없다. 화합과 통합의 정치는 당을 깨고 당원을 대립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출발부터 잘못됐다.

프레시안: 새지도부 구성 이후에는 조정역할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한화갑: 한화갑 이름을 풀이해서 '화합에는 한화갑이 최고입니다'하고 써먹기도 했으나 나도 당내 회의 과정에서 후회스러운 일이 곧잘 생긴다. 돌아보면 '그때 왜 부딪혔던가, 안 부딪혀야 하는데' 하는 일들이 있다.

그것보다 더 큰 전제는 내가 잘되는 것보다 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람이 내가 잘되기만을 바라면 내가 잘 안되면 나도 망하고 당도 망한다. 하지만 당이 잘되길 바라면 당이 잘되면 열매를 공유할 수 있고 잘못 되도 노력 인정받는다.

프레시안: 새 지도부에 조언을 하자면.
한화갑: 제도적인 개혁 개편과 당원 의식개혁 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가가야 한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당에 기여를 해야 당이 발전한다.

프레시안: 장시간 말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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