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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부가 조금 오판하긴 했으나 연내투표는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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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부가 조금 오판하긴 했으나 연내투표는 불가"

"유언비어ㆍ공포 분위기속 부안 주민투표, 결과 뻔해"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부안 원전수거물 처리장 문제와 관련 "정부가 시작할 때 조금 오판했던 것 같다"며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일부 시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북지역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부안이 비교적 무난한 곳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고, 또 선물이 많이 붙어있으니까 이것은 좀 전라북도로 가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라는 판단도 좀 있고 해서 서둘러서 규정을 고쳐서 절차를 단축했다. 우리나라 환경단체의 실력을 좀 가벼이 본 것 같기도 하다"면서 "사태를 좀 안이하게 봤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 문제 해결은 "국가 기본질서 문제"라며 연내 주민투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 없음을 재강조했다.

***"우리나라 환경단체 실력을 좀 가벼이 본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지금 정부로서는 부안 안 해도 괜찮다. 안 할 수도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서 주민이 이렇게 격렬하게 반대하면 못하는 것"이라며 백지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부안 사태가 원전수거물 처리장 부지 선정 문제가 아닌 사회적 갈등 해결 과정과 관련된 문제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이 합리적인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폐기될 수는 없다"며 "이 절차가 집단행동에 의해 폭력에 의해 봉쇄돼 버리고 과정도 없이 중단돼 버린다면 앞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무엇을 맡길 수 있겠나"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정부가 물러나오지 못하는 것은 적어도 평온이 회복된 냉정한 질서 위에서 자유롭게 이 사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설득과 토론의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게 민주적 절차이자 민주주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유언비어ㆍ공포 분위기 속 주민투표, 결과 뻔하다"**

이같은 전제 때문에 노 대통령은 부안 주민들이 주장하는 '연내 주민투표'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왜 연말까지 투표 끝내자고 하나. 완전히 몇 달 동안 유언비어, 공포 분위기로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 않나. 이 상태에서 1∼2개월, 2∼3개월 안에 국민투표 붙이면 결과가 뻔한 것인데 그런 공포 분위기에서 투표하고 만다면 그것은 정부가 물러나기 위한 명분 찾기 그 이상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부안 현지 여론에 대해서도 "주민 대책위가 지금이야 (반대 의견이) 팔십 몇 퍼센트 나온다고 하지만 그야말로 전체 군민의 의견이냐"며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8천여명의 대규모 경찰병력 배치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만약 군청이 어떻게 파괴되도 좋다, 심하면 방화가 되도 좋고, 군수 등 찬성하고 앞장 서서 이것을 유치 신청했던 사람들이 어떤 폭행을 당해도 다 전라북도에서 찬성하겠다고 하면 우리 경찰병력 뺀다"면서 "그걸 가지고 지금 부안의 시위나 자유로운 토론을 제압하기 위해서 경찰이 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질서를 회복하고 경찰이 철수할 수 있도록 합의해 줘야 한다. 그 다음에 쌍방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다음에 부안 주민들이 주민투표에 의해서 반대하면 못하는 것"이라며 해법을 제시했다.

***"항의하러 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노 대통령은 또 전날 '부안 주민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천상 대통령까지 와서 좀 해야될 문제가 아닌가 싶어 그래서 대화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을 꼭 만나서 이 문제를 한번 풀자는 뜻을 가진 분이면 누구라도 만나서 대화하겠지만 항의하러 오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며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부지 선정 과정에 대해 "정부에서 신문에 광고를 내 공모를 했다. 공모하면 그 응모할 때까지 무슨 절차를 거치느냐 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판단이고 선택이다.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냐에 대해 특별한 조건을 붙이지 않았고 사후 승인을 받겠다는 그런 의견이었는데 사전 승인 후 신청하라고 했더라면 좀 나았을 것"이라며 정부의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부가 좀더 거기까지 고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불법 절차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절차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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