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盧 ‘정치적 배신’ 총선서 심판받아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盧 ‘정치적 배신’ 총선서 심판받아야”

<조순형의원 인터뷰>“ 특정인 지목한 ‘인적쇄신’ 반대”

5선의 관록과 당 안팎의 두터운 신망에 비하면 당직 선거와는 인연이 많지 않았던 민주당 조순형 의원. ‘계보 보스’들이 뒤로 물러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선 돈과 조직을 동원하지 않는 그의 소신이 빛을 볼 수 있을까. “규정에 있는 것만 한다”는 보좌진들의 ‘핀잔’에는 은근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조 의원은 2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40대와 60대’, ‘개혁과 안정’ 등 경쟁자인 추미애 의원과의 이미지 대립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선거는 각 후보자의 총체적인 인격을 평가하고 경쟁하는 자리”라는 이유 때문이다.

***부안 사태, “불법폭력시위”**

하지만 이라크 추가 파병, 부안 사태 등을 바라보는 추미애 의원과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총선을 앞두고 경쟁력 있는 당의 얼굴을 선출하는 의미가 큰 탓에 개별 국정현안에 대한 견해는 그리 큰 기준이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향후 민주당의 대정부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임엔 틀림없다.

이라크 파병과 부안 사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추 의원과는 달리, 조 의원은 정부 결정을 전폭적으로 수긍하는 쪽이다.

파병 문제와 관련, 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국가적인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며 “규모와 성격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야 하고 합의되면 국회로서는 동의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파병결정을 철회하는 국가들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50년 한미동맹이나 상호방위조약을 고려해서라도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병부대 성격이나 규모, 파병 지역 등이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정부 결정이니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부안 핵폐기장 건설 반대 시위도 “불법폭력시위”로 성격 규정했다. 그는 “부안사태는 정부가 준비기간에 정부가 사전준비를 치밀하고 신중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정했는데 불법폭력시위로 중단되는 사례를 남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전반적인 국정수행 방식에 대해선 “헌법과 법리에 의해서 체계적, 조직적으로 해야 하는데 현안을 직접 담판식으로 해결하려 든다”면서 “계속되는 말 바꾸기로 정책에도 일관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해결 방안으로 조 의원은 “청와대 측근과 가신들을 다 내보내고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국가 공무원들로 충원해야 한다”며 “총리도 내각도 전원 쇄신해야 한다”고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강조했다.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이 재의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조 의원은 “당론으로 찬성을 했으니 일관성으로 보더라도 당론으로 재의결해야 한다”고 당론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참고로 추미애 의원은 개별 투표를 하자는 입장이다.

***“운동방식에 의한 인적쇄신 바람직 하지 않다”**

당 내 문제와 관련 조 의원은 “중진퇴진이나 인적쇄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근거가 있고 여기에 동의도 한다”면서도 “다만 전당대회가 끝나면 자연스레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이므로 지금 이시기에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는, 소위 운동방식에 의한 인적쇄신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추미애 의원의 박상천 대표, 정균환 총무의 퇴진을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구파 모임인 ‘정통모임’의 조직적 지지에 대해 “누가 직접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지지해 준다면 고맙지만 반드시 대의원들에게 반영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구파와의 연계론을 경계했다.

이태복 전 장관, 임창렬 전 지사 등 DJ 정부시절 고위급 인사 영입에 대해선 “국정경험이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며 마뜩찮게 보는 시선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조강특위에서 전권을 받아 선정했고 당무회의에서도 의결된 문제이니 큰 이의는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과의 선거 공조 가능성에 대해선 “분당을 해 놓고 공멸의 위기다 해서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다시 손잡고 연합공천이니 재통합이니 할 수 있느냐”며 “이는 정치윤리상 최소한의 도덕율에 반한다”고 반대했다.

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줄 알고 알았는데 금방 탈당해 버린 정치적 배신에 대해, 그리고 집권당을 분열시킨 데 대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노 대통령과 우리당에 대한 ‘총선 심판론’을 제기했다.

그는 “총선에서 확실한 것은 민주당과 신당 사이에서 국민들이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에 양당구도로 간다는 것”이라며 “50년의 역사전통,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온 정통성이 있는 민주당이 명분상 우위에 있다”고 ‘공멸론’도 부정했다.

다음은 21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진행된 조순형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특정인 거명하는 인적쇄신 바람직하지 않다”**

프레시안 : 경선 슬로건은 정했나.
조순형 :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불법대선자금 사건을 계기로 시대적 요구나 국민적 여망이 깨끗한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깨끗한 정치의 실천과 민주당 17대 총선 승리, 제 1당을 목표로 한 총선 승리다.

프레시안 : 당초 대표경선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경쟁자인 추미애 의원의 출마의사 표현 이후에 돌아섰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조순형 : 주변 의원들과 당원들의 권유가 많았다. 추미애 의원을 특별히 의식한 것은 아니다. 굳이 차별화 할 생각도 없다. 나를 포함해서 8명 후보가 등록을 했는데, 나머지 7명이 모두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타후보와 특별히 차별할 필요도 없고 그저 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제시하고 대의원들의 평가와 선택을 기다릴 뿐이다.

프레시안 : 나이가 개혁성을 담보하진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추 의원이 돼야 개혁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있다.
조순형 : 40대와 60대의 대결이라고 언론에서 민주당 경선 양상을 보도하는데 나는 여기에 찬성하지 않는다. 선거는 각 후보자의 총체적인 인격을 평가하고 대결하고 경쟁하는 자리이다. 여기에서 나이는 우연적 요소일 뿐이다. 대의원들이 대표를 뽑을 때 ‘40대가 나을까, 60대가 나을까’ 이걸 기준으로 삼겠나. 국민들이 국회의원 뽑을 때도 나이가 주요 기준이 되겠나. 출생, 경력, 소신, 인생관, 가치관 모든 것에 대한 평가를 내린 후 대표를 뽑는 것이지 연령에 의한 단순 비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남녀 대결이라고 보던지, 키 큰사람과 작은 사람의 대결이라고 하지. 40대, 60대 대결론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당의 인적쇄신은 필연적 과제인 것 같다. 추미애 의원은 현 지도부를 직접 거론하는데.
조순형 : 민주당은 분당사태 후 외부인사 영입기구를 가동하고 있는데 그 기준이 젊고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다. 전당대회 후 본격적으로 선정이 될 것 같다. 중진퇴진이나 인적쇄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근거가 있고 여기에 동의도 한다. 다만 지금 이시기에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28일 전당대회가 끝나면 자연스레 인적쇄신이 이뤄지게 돼 있다.

또 국회의원 후보 경선과정에서 인적쇄신이 이루어 질 것이고 총선에서도 국민들에 의해 다시 한 번 인적쇄신 작업이 이뤄지리라 본다. 어떤 집단이 계속 발전하고 도약하려면 부단한 인적쇄신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특정인의 이름을 거명하는, 소위 운동방식에 의한 인적쇄신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전당대회, 경선, 총선을 거쳐 당원과 국민에 의해서 인적쇄신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프레시안 : 추 의원이 박상천 대표와 정균환 총무에게 퇴진을 요구하는 데에는 호남 기득권세력에 대한 일종의 상징적 경고조치가 아니겠나.
조순형 : 본인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뀌게 돼 있다.

프레시안 : 당초 민주당 안팎에서 가장 바람직한 모양새는 조 의원 대표, 추 의원 총무라는 얘기들이 있었다. 대표가 되면 그런 요구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나.
조순형 : 당 대표 된다는 가정 아래 답변하는 게 어렵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것이니 당 대표라고 해서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시기에 당 대표 되면 상대를 추천하고 말고 하자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프레시안 : 반대로 추 의원이 주요 당직의 역할분담은 제의한다면 받아들이실 의향이 있나.
조순형 : 당 대표가 안된다고 해도 당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내대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내가 5선인데 원내대표할 시기는 지난 것 아닌가. 후진한테 양보해야 한다고 본다.

***“정통모임이 지지한다고 대의원들에게 반영되는 것 아니다”**

프레시안 : 민주당 계파간 갈등이 위험수위다. 전대 후를 대비한 지분싸움으로 비쳐지는 면이 있는데.
조순형 : 계파간 갈등이 그렇게 심각한 것은 없다. 언론에서는 그래줬으면 하는 건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다.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세력화 되는 게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정통모임과 중도모임이 해체돼 당내 공식 모임이 없다. 다만 사적으로 비공식 적으로 자주 모이긴 하지만, 선거 기간이 짧고 당이 처한 상황이 워낙 어렵고, 전반적인 정국 상황도 어려워서 과거 같은 선거양상은 형성이 안 되는 것 같다.

프레시안 : 조 의원이 스스로 의도했는지와는 별개로 정통모임에서는 조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하는데. 득표에 나쁠 것은 없겠지만, 특정계파의 지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조순형 : 누가 나를 지지한다는데 그걸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있겠나. 어짜피 대표 경선은 대의원 투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니 정통모임에서 지지한다고 대의원들이 그대로 따르는 것도 아니다. 우선은 지지해 준다면 고맙지만 반드시 대의원들에게 반영된다고도 할 수 없어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리고 정통모임이 지지를 한다고 했는지 어쨌는지 언론 보도를 통해 들었을 뿐이다. 누가 직접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

프레시안 : 계파갈등의 일차적 계기는 조직책 선정 문제였다. 한화갑 전 대표는 박상천 대표가 자기사람 심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난했는데.
조순형 : 당초 50~60명 한다고 해서 전당대회 후에 본격적으로 하자고 반대를 했다. 박상천 대표에게도 영입인사 위주로 최소한만 하자고 했다. 20명의 선정은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최근 민주당 영입 인사들 중 DJ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내셨던 분들이 꽤 있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장관 경질 당시 끝맺음이 좋지 않았고, 임창열 전 도지사도 비리 구설수에 올랐던 문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분들이 김대중 정부의 적통을 이은 분들이라 볼 수 있나.
조순형 : 김대중 집권 당시 민주당이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나 복지정책 등이 민주당 정책으로 돼 있다. 그 당시 국정 경험이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데 조강특위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봐서 선정한 것이니 불가피한 것이다.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수긍해야 한다.

프레시안 : 조 의원은 어느 쪽인가.
조순형 : 수긍 할 수밖에 없다. 조강특위에서 전권을 받아 선정했고 당무회의에서도 의결이 된 문제이니 큰 이의는 없다.

프레시안 : 이후 영입될 외부인사를 살짝 공개할 수 있나.
조순형 : 직접 관여를 안 해서 정말 잘 모른다. 외부인사 영입위원장인 이협 최고위원이 하고 있다.

***“盧-우리당, 총선서 ‘정치적 배신’ 심판받아야”**

프레시안 : 사고지구당 수도권 충청권 등에 상당히 많다. 총선과 관련해서 이 지역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할텐데.
조순형 : 조강특위가 전국적으로 공모를 계속 받고 있고 전당대회 계기로 민주당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고 하니 전당대회 이후 바로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다.

프레시안 : 여전히 민주당은 호남당 이미지가 강하다. 총선에서 어떻게 호남당 이미지를 극복할텐가.
조순형 : 우선 이번에 호남 출신 전,현직 대표들이 2선에 물러서고 중부권 수도권 인사들이 지도부에 많이 참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호남당이라는 이미지가 지워질 것이다. 사실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기반이 호남에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의석 분포를 보면 의원 수는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이 더 많다. 조직책 선정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급속히 호남당 이미지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김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갖는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김 전 대통령이 총선 전 호남 방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조순형 : 그분 판단에 의해서 하는 것이니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퇴임한 지 상당기간 지났는데 요양도 하고 해야지 아무리 총선이 있다 하더라도 고향방문 못하게 할 수 있나. 그렇게 치면 몇 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겠다.

프레시안 : 박지원 전 장관이 옥중에서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조순형 : 그게 근거 있는 얘긴지가 확실치 않다. 확인되면 그 때가서 당에서 논의 해 봐야겠다. 지금은 본인이 그 얘기를 했는지 안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확인이 안됐으니 지금 가타부타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

프레시안 : 추미애 의원은 열린우리당과의 선거공조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조 의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안다. 원칙과 명분도 중요하지만, 그러다보면 한나라당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조순형 :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당으로 간 사람과 남은 사람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 책임이 있기 때문에 총선 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 이건 보통사태가 아니다. 집권당이 대통령 당선 후 분당되는 것은 정치사 동서고금에 없었던 일이다. 이런 얘기가 다음에는 없기 위해서라도 총선때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분당을 해 놓고 공멸의 위기다 해서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다시 손잡고 연합공천이니 재통합이니 할 수 있나. 이는 정치윤리상 최소한의 도덕율에 반한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줄 알고 알았는데 금방 탈당해 버린 정치적 배신에 대해, 그리고 집권당을 분열시킨 데 대해 심판을 받아야지. 공멸하려면 해야 한다. 살아남은 사람끼리 합하더라도 해야지.

하지만 공멸의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250여 석을 가져가도록 우리 국민들이 놔두겠나. 아무리 당이 잘 해도 3분의2 이상을 한당에 몰아주지는 않을 터인데, 지금 대선자금 사건으로 한나라당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나. 우리 국민 절대 그렇지 않다. 확실한 것은 양당 구도로 간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과 신당 사이에서 국민들이 선택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게 꼭 민주당이라고는 얘기하지는 않겠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프레시안 : 총선 이후에는 가능성을 두는 것 같다.
조순형 : 물론이다. 작년에는 후보단일화 했던 세력들이 집단 탈당했다가 복당한 적이 있다. 신당을 일종의 정치실험이라고 본다. 무익한, 의미없는, 잘 안될 실험임을 빨리 깨닫고 원대복귀하는데는 찬성한다.

프레시안 : 백기투항만 가능하다는 건가. 당대당 통합은 어림없다는 말로 들린다.
조순형 : 그렇다. 오늘날의 정치가 이렇게 후진 게 무원칙하게 3당 합당하고 정치적 책임도 안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희생이 있어도 한 번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

프레시안 :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했는데,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을 우월하게 보지 않는다는 반증인 것 같다.
조순형 : 민주당은 50년의 역사전통,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온 정통성이 있다. 또 정권교체나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었다는 것, 생산적 복지, 정치개혁 모두 우리가 선도해 왔다. 비록 분당은 됐으나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고, 호남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지지 기반도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명분상 우위에 있다고 본다. 그 최종선택은 국민이 한다.

프레시안 : 총선평가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도 직결돼있다. 국정운영이 어렵게만 꼬여가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조순형 : 현 정부는 기대했던 것에 크게 어긋나고 크게 실망했다. 주변, 내각 인사가 거의 잘못됐다. 국정수행 방식은 헌법과 법리에 의해서 체계적, 조직적으로 해야 하는데 현안을 직접 담판식으로 해결하려 든다. 계속되는 말 바꾸기로 정책에도 일관성이 없다. 또 대통령 언행이 신중치 못한 것도 문제다. 대통령의 언어생활은 청소년의 모범이 돼야 하는데. 국정 혼란에 대한 실망이 개인적으로 너무 크다.

프레시안 : 어떻게 극복해야하겠나.
조순형 : 청와대 측근과 가신들을 다 내보내고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국가 공무원들로 충원해야 한다. 총리도 내각도 전원 쇄신해야 한다.
프레시안 : 내각은 전원쇄신이라 했고, 청와대의 가신은 어디까지 포함되나.
조순형 : 잘은 모르지만 청와대 요직에 다 경륜도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 사람들이 다 가신 아닌가. 경륜 있고 행정경험 있는 국가공무원들로 바꾸어야 한다.

프레시안 : 추미애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어떤가.
후회라기보다 사과를 해야하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지금 말한대로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놨으니 역할이 크던 작던 대선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누구나 그래야한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건 당을 떠나서라도 앞으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역사와 국민들에 대한 책임이다.

***이라크 파병, “국가간 약속이니 지켜야”**

프레시안 : 대통령 측근비리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순형 :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검찰수사가 잘 되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 대선자금은 제대로 하는데, 권력형 비리, 측근비리에 대한 수사가 제일 잘 안됐다.

프레시안 : 표결에서 찬성을 했으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반대할 테고, 만약 재의가 넘어온다면 또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보나.
조순형 : 당론으로 찬성을 했으니 일관성으로 보더라도 당론으로 재의결해야 한다.

프레시안 : 특검안 통과 후 한나라당과 공조라는 역풍이 있었다.
조순형 : 그런 비판도 있지만 공조는 두 정파가 일정 부분에 공통점이 있어서 계속 협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검은 권력형 비리 척결 수사를 제대로 하자는 뚜렷한 명분 근거에 한 것이다. 우리가 의석수가 부족하니 협력했을 뿐이다. 또 국회에서 법안 심사는 대부분 각 정파가 합의해서 의결한다. 열번이면 한두번만 표결할 뿐이다. 그것은 공조라고 안하지 않나.

프레시안 : 특검 찬성 대가로 예결위원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정략적 공조 의혹을 가중시켰던 것 같다. 이 문제는 민주당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조순형 : 발언한 사람이 사실관계를 모르고 한 말이다. 예결위원장은 특검 통과 훨씬 전에 결정된 것이다.

프레시안 : 이라크 추가 파병은 찬성입장을 가진 걸로 안다. 그렇더라도 현지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조순형 : 그건 나도 큰 걱정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약속을 했다. 국가적인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 규모와 성격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야 하고 합의되면 국회로서는 동의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파병 성격이나 지역, 규모 이런 것이 어떻게 결정되든 동의안이 넘어오면 찬성하겠다는 뜻인가.
조순형 : 정부 결정이니 어쩔 수 없지않나.

프레시안 : 국가간의 약속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이 악화되면서 파병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국가들이 있지않나.
조순형 : 그런 나라와 우리나라는 형편이 다르다. 50년간 한미동맹이나 상호방위조약 등을 고려해서라도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

프레시안 : 지금 부안문제가 심각하다.
조순형 : 부안사태는 정부가 준비기간에 정부가 사전준비를 치밀하고 신중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원점에서 시작해야한다. 하지만 정부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국책사업으로 정했는데 불법폭력시위로 중단되는 사례를 남겨서는 안된다.

프레시안 : 현지에선 다른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불법폭력시위로 성격 규정하는 건가.
어제 일은 불법폭력시위다. 그렇게까지 돼서는 안 된다. 진행과정에서 정부측에서 처음 현금보상 약속한 것은 잘 못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부안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필요하면 주민투표라도 해야한다. 주민들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야하고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주민들 반대 때문에 국책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를 남기면 정부에서 도무지 일을 추진할 수 없다. 주민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경찰과 서로 다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10년 전 한 어촌에서는 여기 못지않게 주민들 다 반대했었다. 하지만 설치하고 나서 그 마을은 관광명소가 돼서 크게 발전했다. 내 생각에는 부안 주민들을 그 마을로 견학을 한 번시키면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다.

프레시안 : 정부의 일방적 강행이 문제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조순형 : 정부가 잘못한 것은 확실하다. 하여간 정부에는 원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프레시안 : 노동문제나 농민문제에서도 노무현 정부의 대응방식은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조순형 : 정부도 그동안 노사관계 너무 법과 원칙을 세우지 못했다. 노사문제는 법과 원칙을 세우는 전제 아래 협력하자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경선에 임하는 각오와 포부를 밝혀달라.
조순형 : 정치 혁신은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에서 시작한다. 당내 경선이 바로 돼야 공명선거 주도할 수 있다. 분당사태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재도약하는 계기인 민주당 경선이 공명선거가 돼야한다.

프레시안 : 성과 있기를 바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